자료들을 찾아보다 보니 고전자료와 업데이트된 자료가 뒤섞여 카오스 상태네요

암튼 열심히 정리해봤습니다


여기서는 일정 시간 만큼 뛰(고 쉬)는 것 자체가 목표인 경우는 제외하고, 특정 거리를 레이스 페이스로 완주할 때 페이스 측면으로만 접근해보려 합니다


물론 너무 힘들면 쉬는 게 맞습니다

근데 예를 들어 9분 뛰고 1분 쉴 계획이라면, 차라리 그 90% 페이스로 10분 간 지속해서 뛰는 것이 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쉬었다 뛰면 더 힘든 이유를 알아볼게요


선요약

빠르게 뛰다 갑자기 쉬면 세포내 물질 불균형과 유산소 회로 작동 딜레이로 힘듦.

심하면 골로 갈 수도 있으니 최소한 급작스럽게는 멈추지 말자


근육 자체에는 즉각적으로 사용 가능한 형태의 에너지원(ATP, ATP-PC과정)을 많이 저장하지 못해서, 대사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근육을 움직이기 위한 에너지대사를 간단하게 나누면 무산소성 대사, 유산소성 대사로 나눌 수 있는데


무산소성 대사는 초반 반응이 매우 빠르고 도는 것도 빨리 돌지만 회전 한 번에 많은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부산물(피루브산, 젖산)을 계속 만듭니다


산소가 개입하는 유산소성 대사는 돌기 위해 일단 무산소성 대사의 부산물이 있어야 하고, 그 과정도 상대적으로 복잡해서 발동걸리는 것이 늦지만

일단 돌았다 하면 무산소성 대사와는 차원이 다른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중장거리 러닝을 할 때에는 무조건 유산소성 대사가 이뤄집니다

유산소성 대사는 대략 운동 시작 후 1~3분부터 활성화됩니다

(유산소성 대사 개입은 실제 체감이 가능한 정도여서, 간혹 '호흡이 트인다' 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부상(관절/인대 손상), 근육미세손상과 신경근 피로를 제외하고 보통 우리가 '쉴 필요를 느낀다'는 것은

산소섭취량 부족(숨참)으로 인해 유산소성 대사만으로 커버가 되지 않아, 무산소성 대사가 평형상태 이상으로 돌아서

무산소성 대사로 인한 부산물들이 근육의 운동을 방해해서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이 상태에서 쉬게 되면

뇌가 '오운완!'하면서 심박수를 낮추기 시작합니다.

원래 운동 부하가 줄어들면 심박수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쿨다운 없는 급작스런 휴식은 근육세포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심박수를 하강시키고

근육에는 유산소성 대사를 마무리하기 위한(무산소성 대사 부산물들을 치우기 위한) 산소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더 오래 쉬면 유산소성 대사 회로가 꺼져버릴 수도 있고요(일단 지금 쉬는 상태니까, 무산소성 대사만으로 충분한 에너지가 나오므로)


그렇게 잠깐 쉬었다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그간 유산소성 대사가 원활히 돌지 못해서 부산물들이 일시적으로 더 적체된 상태이다 보니

근육이 움직이기 좋지 않은 환경(수소이온의 증가(산성), 칼슘이온이 부산물에 발목잡혀 근수축에 동원되지 못함 등)이기 때문에

굉장히 뻑뻑한 근육 상태로 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에너지 측면에서도,

유산소성 대사 회로가 다시 돌아가기 위한 시간 동안 운동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공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근데 여기서는 시작할 때와 다르게 이미 빠르게 끌어쓸 수 있는 에너지원들은 끌어다 쓴 상태

그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러니 몸이 더 무겁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근데 그 무거움을 이겨내고 다시 평형상태로 가면 또 괜찮아지긴 합니다. 하지만 멘탈적으로 힘들죠)



참고로 젖산이 이미 많이 축적된 상태에서 추가로 한계까지 격하게 몰아부친 후

급 휴식을 극단적으로 수행하면 (레이스 후반에 지나치게 빠른 페이스 후 갑작스럽게 정지/휴식)

무산소성 대사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져 부산물이 마구 뿜어져 나오던 와중에, 유산소 회로(부산물 처리)가 급작스레 멈추고

급한대로 세포 밖으로 부산물들을 내보내야 하는데, 심박수가 떨어져 혈류랑도 줄어드니 혈관을 통해 밖으로 빠르게 내다버리지도 못해서

젖산의 급격한 과다 축적과 세포 산성화로 인해

어지럼증, 구토, 심하면 의식을 잃는 경우도 발생합니다(유산산증)

그러니 빡런 이후에는 꼭 쿨다운을 해주시는 것이 몸에 좋습니다


존5로 불태우다 피니시라인 끊고 멈춰 누웠다가는 그게 러닝인생 피니시라인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페이스로 9분 간의 러닝과, 10% 느린 페이스로 10분간의 러닝 시 부하 차이를 비교해볼까요?


선요약

옆동네 사이클링은 10% 빡세게 타면 근피로 지표 물질이 45%나 증가한다는데,

러닝은 저정도까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효율적인 것은 역시 일정 페이스 유지가 아닐까?


러닝쪽에서는 레퍼런스를 통한 직접 비교는 어렵고, 옆동네 사이클링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러닝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를 찾기 어려웠지만, 파워미터를 통해 정확한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사이클링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혈중 젖산 농도의 양은 대략 라이딩하면서 내는 파워(와트)의 4제곱에 비례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젖산은 대표적인 근피로 유발 물질

이 아니라는 썰이 최근 학계 트렌드이지만, 어쨌든 근육의 산도(근피로와 관련높음)나 각종 무산소 부산물들에 비례해서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어도 사이클링에서는 파워를 10%만 낮춰도 혈중 젖산 농도를 34%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사이클링의 파워(와트)-속도 관계와, 러닝의 파워-페이스 관계가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직접 적용하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어느 정도 이상 빡센 페이스에서 10% 속도를 더 낼 때의 영향이

단순히 에너지만 10~20%를 더 필요로 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근피로를 유발하는 물질들이 20~40%는 더 빨리 생겨나서

생각보다 더 빨리 쉬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 는 결론 정도 까지는 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페이스 감 착착 맞춰서 마라톤 대회 목표달성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