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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아침에는 뛸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이럴때면 마치 햄릿이라도 된 듯한 그런 느낌이 드네요.

비장함이라기 보다는 그냥 게으름으로 충만한 햄릿이지만 뭐 어쨌든 고민하는 것만큼은 동일합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했습니다. 버스에서 송장처럼 죽은 듯이 잠을 자다가 정거장을 지나칠 뻔하고

게으름과 피곤함으로 충만해진 햄릿은 더더욱 깊은 고민에 빠져듭니다.

뛸것이냐 말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고.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쌀쌀한 바람을 조금 맞아주니 정신이 살금살금 돌아오긴 하더군요.

마치 가을바람이라는 싸닥션을 왕복으로 맞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덕에 게으름과 피곤함이 살짝 무뎌지긴 했습니다.

더불어 의무감이 모락모락 피어나기 시작하고. 결국 집으로 돌아와 무의식적으로 옷을 갈아입고 밖을 나섭니다.

이때즘의 고민은 그대 어떻게 뛸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신고 뛸 것인가.

그것뿐입니다.


현관문앞에 널부러진 신발들을 세심하고 사려깊게 바라봅니다. 어차피 속도감있게 달리던가는 제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피로감이 구구절절한 아침인지라 적당하게 뛸 수 있을 것을 골라보았습니다.

그렇게 고른 러닝화는 뉴바란쓰 레베루2입니다.


좋은 쿠션감 그리고 이제는 무뎌져 날이 죽었지만 적당한 반발력을 지닌 러닝화가 알맞을 것 같았습니다.

카본화처럼 조상님이 밀고 땡겨주는 것은 아니고 오늘아침의 러닝은 그러한 컨셉도 아니니 적당할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혼자서 북치고 장구를 쳐야하는 자수성가형 러닝화를 신고 밖을 나서봅니다.


머나먼 이야기속 성냥팔이소녀가 자신이 팔아야 할 성냥을 킬 수 밖에 없었던 그때처럼

바깥 날씨는 싸늘하고 냉냉한 바람이 몸을 어루만지는

그런 가을아침이었습니다.


달리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이지만 글쎄요. 제몸은 아직 잠에서 덜깬 것 같습니다.

소리로 표현하자면 달그닥 달그닥 또는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것도 요란하게요.

달리다보니 몸이 슬슬 깨어나긴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누르고 누르며 달립니다. 적당한 고통에 도달할때까지.

이때쯤이면 하루키의 에세이속 어느 단락이 문득 떠오릅니다.


하루에 10k씩 달에 250에서 300k를 달리면 성실한 러너라고 스스로를 칭찬한다고.

책을 본지 조금 오래되서 정확하진 않지만 그런 비슷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8k에서 멈출까 싶다가도 빠르진않더라도 적어도 성실한 러너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10k를 조금 넘겨 오늘의 러닝을 마감합니다.


이제 꿈나라로 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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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와 2년여의 시간을 함께한 퓨어셀 레베루2찡은 이제 보내줘야 할 때가 왔나보네요.

아직 쿠션감은 적당하니 괜찮은데. 레베루2찡 그간 고마웠어..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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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정도면 충분히 뽕 뽑고도 남았다고 생각은 듭니다.



아무튼 오늘도 열심히는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