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눈앞에 놓여진 상황을 차마 버티지 못하셨는지
극단적 선택을 하신 지 벌써 두 세 달이 지났다

슬픈 감정보다도 나도 도데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
묘한 감정이 나를 집어삼키었고 집에서 그동안 밖에도 나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않으며 페인처럼 지냈다

그렇게 지내다 같은 동네에 알고 지내던 형의
자살소식을 우연치않게 접하고 이러다 나도
죽어버릴 거 같아서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

무기력과 우울증엔 달리기가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힙합노래 몇 곡 담아놓고 계획도 없이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적어도 5키로는 뛰어보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고
심장이 터져버릴 거 같아서 많이 뛰진 못하고
뛰다 걷다 반복했다 거의 걷는 걸 더 많이 한 듯

뛰다가 너무 힘들어서 멈추서 숨을 고르는 순간
밖의 공기가 더 차갑고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내가 살아있구나가 느껴진다

밤 냄새도 정말 오랜만에 맡아봤다 뛸 때는 너무
힘든데 뛰다가 다시 걸어서 숨을 고르는 순간마다
나도 뭔지 모르겠는 두근거림이 몰려온다

왜 우울하고 무기력한 사람에게 뛰라고 하는 지
알 거 같다 가슴속에 묻혀져 있는 두근거림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데 이게 진짜 효과 직빵이다

머리도 더 잘 돌아가는 거 같고 덕분에 생각 정리를
걷는동안 다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획을 정리했다

지금 와서 보니까 미세먼지 개씹창이었네 ㅋㅋㅋㅋ
너무 아무 생각없이 나간 거 같음 내일부터는 좀
코스도 정하고 앱도 좀 찾아보고 깔아서 제대로 해야겠음
러너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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