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어린이날 새벽에 트레일러닝으로 지리산 성중종주 예정이어서 산에 가서 예행연습하고 왔습니다. 예행연습이니만큼 복장과 준비물, 그리고 거리와 고도까지 최대한 종주 때와 비슷하게 맞췄습니다

복장: 모자, 버프, 반다나, 에어팟, 브레스프리 마스크, 바람막이, 라운드 긴팔티, 살로몬 ADV12 스킨세트(조끼), 플라스크물병 500ml 두개, 등산스틱, 반바지, 레깅스, 그리고 최근 직구한 트레일러닝화 호카 스피드고트5
준비물: 김밥 두 줄, 사과 한 개, 시리얼바 세 개, 물 1300ml, 갈아입을 긴팔티 하나, 반팔 티 하나, 보조 배터리, 여분 수건

아침 6시51분에 공릉백세문에서 출발해 오후 2시41분 도봉산탐방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거리는 기록된 바로는 28km(증간에 기록이 끊겨 실제거리는 31km 정도였습니다). 거의 여덟시간 걸렸네요. 날씨는 흐리고 쌀쌀해서 약간 추위에 떨었습니다. 불암산 올라가는 길은 거의 픅신푹신한 흙길이라 뛰기 좋았습니다. 스피드고트5 처음 신고 뛰었는데 가볍고 안정감이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신발이 약간 커서 오르막길에서 힐슬립이 있었지만 중간에 러너스노트로 매니까 괜찮아지더군요. 

수락산은 확실히 난이도가 있는 산이라 힘들었고요. 얼마 전에 어떤 정신병자가 정상석을 훔쳐갔다고 했는데 다시 가져다놨나봐요. 또 다른 정병환자가 기차바위 밧줄을 끊어놔서 우회로로 어렵게 내려갔네요. 9시 50분쯤 도정봉 도착해서 늦은 아침을 먹고 추워서 땀에 젖은 옷도 갈아입고 정비한 뒤 산을 내려갔습니다. 수락산 하산할 때마다 항상 길을 잃고 엉뚱한 데로 내려왔는데 오늘은 동막골쪽으로 제대로 내려왔습니다. 

사패산으로 이동하는 도중 편의점에 들러 물 1리터를 플라스크물병에 넣고 맥콜 하나 사마셨습니다. 그리고 호암사, 사패능선을 거쳐 사패산 정상찍고 도봉산으로 향했습니다. 주말이라 사패산에도 사람 엄청 많았어요.. 정상석에 인증샷 대기줄이 어마어마. 사패산 언제부터 이리됐나요? 여기서부터 약간 병목현상이 생기기 시작해서 예감이 안 좋았습니다. 불암산이랑 수락산에서는 그래도 간간이 뛰었는데 사패산부터는 오르막이든, 능선이든, 내리막길이든 힘들어서 뛸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빠른 걸음으로 걸었어요.
 
포대전망대에 올라 사과도 먹고 좀 쉬었습니다. 여기서 애플워치 운동 앱이 종료된 거 같아요. 원래대로라면 도봉주능선 타고 우이암 지나 우이동계곡으로 내려왔어야하지만, 와이계곡에서 엄청난 병목현상 때문에 여기서만 시간이 30분 이상 지체되는 바람에 기분이 잡쳐 그냥 신선대에서 하산했습니다. 힘들기도 하고 상승고도가 성중종주와 이미 거의 비슷해져서 더 가는 것도 의미 없겠다 싶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애플워치 앱이 중간에 종료되었다가 자기 맘대로 재시작되어 기록도 끊겼더라고요. 

비록 불수사도 종주는 완주하지 못했지만, 많은 걸 배우고 왔습니다. 얼마나 오래 걸으면, 또 발을 어떻게 잘못 딛으면 몸에서 이상반응이 오는지, 물은 얼만큼 필요한지, 옷은 언제 갈아입을지 등등. 지리산 갈 때는 약간 더 따뜻하게 입어야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서울에 있는 산은 가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주말에는 그냥 러닝이나 해야겠습니다. 좀전에 집에 왔는데 삭신이 다 쑤시네요. 냉찜질하면서 쉬어야겠습니다. 지리산 갈 때는 에너지젤 몇 개 사서 가려고 합니다.. 에너지젤 추천 받습니다. ㅎㅎ 그럼 남은 주말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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