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에서 길을 잃다, 24.4.23.(화)

동네 뒷산에 올라보자.
가능하면 달리기도 해보자.

왼쪽으로 올라가 굴다리를 지나고 조금 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와야 하는데 왠 집이 보인다.
컹! 컹! 목줄도 안 하고 있는 크고 무섭게 생긴 개가 나와서 경계한다.
개를 피해서 더 올라갔는데 아무래도 등산로는 아닌 것 같았다.
내려오는 길에 그 개가 내 바로 앞까지 마중와서 마구 짖는데 물릴까봐 엄청 쫄았다.
다행히 첫번째 길찾기는 유혈사태 없이 무난히 끝났다.

내가 생각했던 왼쪽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본 왼쪽으로 올라가니 다른 굴다리가 나온다. 세번째 굴다리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이제 길도 찾았으니 신나게 산을 달려보자!
헥헥!
10분도 안 돼서 퍼져서 걷는다.
걸어올라가도 힘들다.
이 산은 뛸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아주 가끔 완만한 길이 나오면 달리고 거의 걸었다.
정상을 찍고는 완만한 길이 제법 있다.
달려야지!
나름 신나게 뛴다.
곧 가파른 내리막이 나온다.
미끄럽기까지 해서 걸어내려가기도 쉽지 않았다.
사람이 잘 안 다니는지 길도 잘 안 보이고 땅이 푹푹 꺼진다.
풀과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 쓸리기도 한다.

내려오다보니 이제는 길이 어딘지도 모르겠다.
길이 없는 것도 같다.
그냥 아래로 아래로 차 소리 들리는 곳으로 헤집고 내려갔다.
감나무 밭이 나온다.
멀리 아는 아파트도 보인다.
다행히 집까지 2km 정도면 갈 수 있는 곳.
반대쪽으로 내려왔었다면 집에 가기도 막막했을텐데 정말 다행이다.

이 산은 곱게 등산만 하는 걸로.
오늘 내려왔던 길 쪽은 쳐다도 안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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