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하프 뛴 날인데

당시에도 16km 뛰고 돌아갈 생각이었음 비도 왔고…

근데 뭔 바람이 불었는지 하프로 노선 변경. 그렇게 뛰기 시작함.

그날 딱 뛰는데 18km 지점에서 죽을 것 같은거임

(자료화면)

아 시팔 진짜 그만두고 싶다 18키로도 잘 뛴거다 이러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다리를 움직이는 것조차 마음대로 안되는데


그래도 좆까라 하면서 1km를 이 악물고 쳐 뛰니까

몸<- 이새끼 걍 포기했는지 몸이 막 가벼워지더라 ㅋㅋㅋ


그렇게 페이스 조금 올라가고 2.1km 완전 편하게 뛰고 하프를 끝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음. 올해 1:50 내 완주 목표였는데 이미 성공했다는 성취감, 만족감이 후들거리는 다리에서 뇌까지 도파민 공급하듯 쫙 빨아올려지더라…

끝나자마자 폰 들고 러닝 가르쳐주신 분께 전화 걸어서 나 성공했다. 하프 뛰었다 시발 이러고

친구한테 전화 걸어서 나 했다. 시발 목표 뚫었다 전화 걸고

트랙 안에서 축구하던 외국인한테 캔유 테잌썸 픽쳐? 해서

찍은게 저 사진임 ㅋㅋㅋㅋ

그 순간만큼은 내가 뭐든 할 수 있어보였음. 러닝 잘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적은게 우습겠지만 나는 그랬어 ㅋㅋㅋ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포카리 2캔을 연달아 마시며 집에 돌아가던 버스 안에서,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도취감과 성취감, 만족감을 느꼈다.


러너스 하이는 있음. 진짜 있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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