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입문 9개월차. 10k pb55분 짜리 40대 런린이입니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봤네요. 파주 DMZ 평화마라톤. 같이 뛰는 친구도 없고 혼자 갔습니다. 

복장은 나이키 4인치 쇼츠. 에어로 싱글렛. 모자. 팔토시 하고 
러닝화는 엔스4를 챙겨갔네요. 

어젯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혹시 대회 뽕으로 430으로 밀수 있지 않을까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는데 역시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날도 더워 죽겠는데 초반에 호기롭게 430페이스로 밀며(나의 생각일뿐 대회 끝나고 페이스 확인해보니 415 완전 오버페이스;;) 사람들 제끼고 너무 흥분했나봅니다. 얼마 못가서 페이스 밀리고 초반 급수도 놓쳐서 더위먹은 기분으로 달리다가 530까지 밀렸더군요. 

레이스 내내 덥고 힘들고 더위먹어서 정신도 없고 시계 쳐다볼 정신도 없었네요. 지금 내가 어느정도 페이스인지도 확인 안하고 그냥 버티는 마음으로 뛰었습니다. 

아 내가 이 더운날 이 나이 먹고 돈까지 내고 50km나 차 끌고 와서 여기 파주에 민통선 안에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뭐하러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 도대체 얼마쯤 온거지?라는 생각을 한 백번쯤 한거 같네요. 

겨우 10km 멘탈 관리도 이렇게 빡신데 하프. 풀은 도대체 어떻게 뛰는건지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멈출까 말까 번뇌하며 어거지로 뛰다가 후반부에 급수 성공?하고 나니 정신이 들더군요. 정신차리고 다시 440 정도로 밀었는데. 50분 안에 들어가는건 불가능 하겠지만 55분 보단 빠르게 들어가야지 하며 우다다 뛰며 들어갔네요.

피니쉬라인 보일때 어찌나 반갑던지. 
도착해서 시계 확인해 보고 “오 pb다. Pb!” 외쳤네요. 
10km Pb 4분 땡겼습니다. 
심박은 거의 뭐 최대 심박 다 써먹은듯. 

비록 50분대 기록이다만 언젠간 저도 40분대를 뛰고 있을것이라 굳게 믿으며 차 끌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 타고 음악 크게 들으며 돌아오는데 숨통이 탁 트인 느낌이 들면서 속에서 기분좋은 감정이 올라오더라구요. 마라톤 대회 참 오묘한 세계입니다. 

오늘의 경험을 계기로 더욱 정진해 보렵니다. 

더운 날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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