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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여섯, 달리기를 시작한지 8개월차입니다.

늘 혼자 달리다가 마라톤을 뛰어보자 마음 먹었습니다.

밀양에서 첫 10km를 뛰었고 대구에서 첫 하프를 완주했어요.

달리기에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끈기만은 자신있다 생각했죠.

그러다보니 겉멋만 들고 자만심이 생긴 듯 합니다.

포항해변마라톤 하프에 참가할때는 연습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뛰자는 생각이었고

내심 대구때 2시간내 완주 달성 못한걸 복수하고자하는 욕심이있었네요.

13킬로부터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늘 달리기를 하며 걷지는 말자. 뛰는 스포츠지, 걷는 스포츠는 아니다라고 항상 말했었는데 4번 걸었습니다.

19킬로쯤엔 아예 포기하고 싶더군요.

같이 대회에 나간 분이 끝까지 페이스메이커 해주지 않았다면 포기했을겁니다.

포항마라톤 뛴 분 중 마지막에 죽을것처럼 헐떡이는 저를 본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들어와서 진짜 핑 돌더군요.

어지럽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고 다리는 그냥 굳어버려서 1시간은 퍼져있었습니다.

짐도 못찾고 메달 받을 힘도 없어서 응급의료 도와주시는 분께 부탁했네요...

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체력이 이렇게까지 거지였나. 뭔 겉멋이 들어서 영상 촬영하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뛰었나 ㅋㅋ 부끄러웠습니다.

동기부여랍시고 싸지른 글들도 다 부끄러웠습니다.

기진맥진해서 숙소 하루 연장하고 기절했습니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힘든 날은 처음이네요.

겨우 하프 가지고 오바하네. 라고 생각하겠지만 오늘만큼 육체적, 정신적 힘들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남들따라 너무 기록, 거리 욕심내지말고 나의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달리겠지만 천천히 저만의 달리기를 하겠습니다. 모두 안전하고 즐겁게 달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