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던 러닝을 멈추고 느끼는 것들 (장문주의)
안녕하세요. 저는 매일 15KM 이상의 거리를 출퇴근 러닝하는 러너굴입니다.
2021년 8월 현 회사에 입사하고, 2년 반 이상을 안양에서 독산까지 매일 출퇴근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매일 하던 러닝을 쉬게 되었습니다. 부상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발바닥 뒤꿈치 부분의 통증...
이 통증은 사실 갑작스러운게 아니였는데요.
작년 여름부터 시작되어 거의 1년 동안 통증이 현상 유지돼 왔습니다.
그런데 대회도 뛰어야하고, 출퇴근 러너로써의 아이덴티티도 유지해야하고...
덕분에 풀코스 마라톤 기록은 3시간 50분에서 3시간 13분으로 단축되고
월 300KM 이상의 마일리지와 울트라마라톤 100KM 완주라는 성취를 달성했지만
오른쪽 발바닥 뒤꿈치의 통증은 여전하더라고요.
검색해보니 족저근막염 증상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병원에 가지 않고 온라인 검색만 하게 되면 발생하는 단점은, 전문가가 아닌데 검색해서 본 정보만 보고 편협한 사고로 행동한다는 것이죠. 자기의 상황에서 유리한 정보만 취득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병원에 가도 아마 검색에서 나온 마사지나 운동법을 하라고 할거야'라고 생각한 후,
달리기를 평소와 똑같이 하면서 검색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마사지(골프공 마사지, 마사지 건, 온수 찜질, 벽밀기, 계단에서 뒤꿈치 내리기 등)만 하는 것이죠.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면서요.
아무래도 이것은 달리기를 해야한다는 '욕심' 때문에 찾아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자고요.
우리가 욕심을 부려서 부상을 당하고 달리기를 평생 하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달리기를 좋아하시는 분들, 평생 달리기를 하고 싶어하십니다. 기록도 잘 나오고 싶어하고요.
근데 그렇게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달리기를 하면 행복, 반대로 말해서 불행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스트레스 감소, 다이어트, 자존감 향상, 성취감 등등 보상과 연관된 것이기도 하죠
우리가 단지 기록을 위해서, 달리기를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위와 같은 보상 때문에 달리기를 하는 것이지.
이렇게 나에게 긍정적인 보상을 주는 달리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삶을 살아가는데 큰 활력소를 잃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운동으로 찾을 수는 있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좋았던 감정을 느끼는 건 인생에서 사라지게 되죠. 이것은 막아야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달리기를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쉬면서 느낀 것은 세가지입니다.
1. 아프면 쉬자
2. 매일 달리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3. 마사지/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 보강운동을 꾸준히 하자
차례대로 조금 부연 설명 하자면요.
1. 아프면 쉬자
아프면 쉬어야 하고, 달릴 때 통증이 있으면 멈춰야 합니다.
저는 1년 동안 발바닥 통증을 안으며 달렸습니다.
괜찮아지겠지 하면서요. 그러면서 좋다는 마사지를 했는데 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습니다.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 상처를 다시 땅에 문대고 있으니 나아질리가요. 다행히 현상이 악화되진 않았지만 유지가 되었습니다.
땅을 딛을 때 왼발과 오른발의 느낌이 점점 달라지는 느낌을 받을 때,
그리고 아무리 마사지를 해도 그때 잠깐 좋아질뿐 다시 달리면 아프다는 것이, '이러다 영영 낫지 않을수도 있겠다. 내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겠다'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쉬게 되었습니다. 러너들의 성지 남정형외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무리하지 말라, 달리기 3주 쉬어도 폼 안떨어진다"라는 조언도 듣고요. 그래서 2주 동안 쉬고 있는 지금, 몸이 살짝 쳐지는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발바닥 통증이 많이 경감했습니다. 아예 통증이 없어질때까지 쉬어보려고요.
아예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달리기를 쉬면서 한번은 많이 걸었던 날이 있는데 바로 통증이 올라오더라고요. 괜찮아졌다가 아닌 아예 통증이 없을 때 달려야 빨리 낫습니다.
2. 매일 달리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퇴근 러닝을 했습니다. 달리기가 너무 좋아서기도 했지만 어느샌가 나는 출퇴근을 달리기로 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어라는 의미부여를 하게 되고 강박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발이 아파도 감기가 걸려도 출퇴근 러닝을 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미련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절 생각하는 부모님과 와이프, 그리고 지인 몇몇은 저에게 그러더군요. 몸 생각하면서 뛰어라. 몸은 계속 써야하니까. 한번 건강을 잃으면 회복하는데 오래걸린다.
그런 말을 들으면 잔소리로 느껴졌습니다. 근데 흘려들을 말들이 아니였던 거죠. 진심으로 절 생각해서 했던 말들인데요.
우리는 평생 이 재미있는 달리기를 아픔없이 행복하게 해야합니다. 그러려면 매일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달리기를 하루 쉬어도 괜찮습니다. 쉬어서 몸이 찌뿌등하다면, 보강운동으로 땀을 빼보자고요.
3. 마사지/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보강운동을 꾸준히 하자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달리기만 하면, 욕심이 생깁니다. 더 빠르게 더 길게 달리고 싶은 욕심이요. 그렇게 되면 몸이 부하를 받고 부상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쉼이 필요하고, 달리지 않는 시간에 달릴 때 필요한 몸과 마음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것이 마사지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보강운동이죠.
<마사지>
제가 생각하는 마사지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너무 강하면 부러집니다. 유연한 갈대가 돌풍이 있을 때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고, 딱딱한 나무는 부러지듯이요. 저는 몸이 상당히 뻣뻣한 편인데 평소 스트레칭을 간과한 덕분입니다. 달릴 때 조금이라도 삐끗하게 쉬워지죠. 삐끗하면 인대/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
몸을 유연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고정관념/편협한 사고에 사로잡혀 있으면 성장하기가 힘들죠. 자신이 러닝 관련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지식/정보들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케이던스 180, 알파플라이 3, 미드풋이 좋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하다가 부상이 당하듯이 이것을 왜하고 왜 쓰는지의 대한 고민, 그리고 나에게 맞는지에 대한 검증 등이 필요합니다.
<보강운동>
앞에서 말한 마사지를 하는 이유는 너무 강하면 부러지기 때문에 유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너무 약해도 문제입니다. 달릴 때 내 관절/인대/근육이 버티지 못해서 더 손상이 가죠. 그래서 유연하면서 강해지기 위한 보강운동이 필요합니다.
마라톤 대회 영상을 보면 아프리카 선수들이 무릎을 들어올리며 앞으로 옆으로 들어올리며 전진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것을 A-Skip, B-Skip, C-Skip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형태의 보강운동도 좋고 초보자들은 그저 무릎을 들어올리고 내리는 동작, 한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동작으로도 달릴 때 몸을 더 잘 지탱할 수 있는 균형있는 다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계단 오르기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릎을 더 높이 들어올릴 수 있고 하체 전체적으로 근력도 키울 수 있으며 호흡도 거칠어져서 심폐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서요. 요새는 아기를 샤워시키전에 아기띠 앞보기를 해서 제 앞에 위치시킨 후 계단오르기를 30분~1시간 정도 하고 있습니다. 하체가 땡기는 기분이 꽤 좋고, 달리기를 못하는 상황에서 하니 땀도 배출이 되고 다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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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가 매일 하던 러닝을 멈추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을 나눠봤는데요.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다시 한 이야기를 간략히 정리해드리면
1. 아프면 쉬자
2. 매일 달리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3. 마사지/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 보강운동을 꾸준히 하자
입니다.
모두들 아프지 마시고 즐겁고 행복한 러닝 하시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근으로 뛰어가서 주변 샤워시설 있는 환경이 존나부럽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회사 근처에 헬스장 끊어서 거기서 샤워하고 환복하고 갑니다.
역시 하려는 사람은 다 함
사실 건강때문에 시작한 러닝이지만 욕심이 생겨 무리하다 부상 한번 입은 후로는 난 인자약이다..길게 가자 라는 마인드로 다시 천천히 하고 있습니다 ㅠㅠ
응원합니닷!!
유튜브 잘 보고 있어요! 매일 안 뛰시더라도 만족스러운 달리기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아유 감사합니다. 안양천에서 주로 뛰시나봐요!
하루키 책 한 챕터 읽고 런갤 보는데 이 글도 좋네 파이팅
파이팅!! 응원합니닷!
모든 엘리트 코치들이 휴식도 훈련이라고 매일 뛰지 말라고 하는데 매일 달리는 것에 강박 가진 사람들 보면 좀 안타까움 - dc App
그거야 그 엘리트들은 엘리트 훈련을 해서그런거고 30-1시간 운동하는 일반인들은 취미영역이라 상관없음
시민 러너들 대상으로 한 조언인데 뭐가 상관이 없대ㅋㅋ - dc App
안아프면 매일 뛰어도 상관은 없..!
부상을 당해봐야 관리를하게되요 ㅎㅎ - dc App
ㅋㅋㅋ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저도 부상한번 겪고 조깅위주로만 합니다. 이나이에 기록낼거도 아니고. 그냥 조깅으로 혼자 달리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욕심내지 말고 평생 ㄷㄹ리자 모드로 마음잡고 천천히 뛰니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이동네 분들처럼 빨리 못뛰는 초보축에도 못끼는 뉴비지만 긴글 모두 동의합니다. - dc App
역시 부상은 러너들에게 달리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화이팅! 부상없이 펀런 하세요 :)
러닝은 진짜 게으르게 해야됨. 성실하게 러닝하는게 제일 쉬움. 그러다가 시즌아웃당함.
러닝갤에선 월100이면 롤 브론즈 수준이지만 현실에선 월100뛰는 사람 없음.. 월100만뛰어도 진짜 너무너무 충분한 마일리지라고 생각됨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월 마일리지 100 뛰면 런갤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진다고 생각해서 150은 채우자 더 열심히해서 200은 채워야지 생각이 드는데...이정도면 일반인 수준에서 런창급이니...
아프지 말고 재밌게 오래 뛰어요 우리!
결국 모든게 욕심인거 같습니다 기록이든 거리든...ㅠㅠ
맞습니다! ㅠㅠ
계단은 1단씩 타나요 2단씩 타나요 - dc App
둘다 병행합니다! 1단씩 탈때는 빠르게 2단은 성큼성큼 느리게!
아이고.. 마음고생이 심하시겠습니다. 얼른 회복하고 다시 건강하게 달리시길! - dc App
넵!! 감사합니다 :)
안양천러너 였네 ㅌㅋㅋ
안양천에 자주 출몰합니다!
2번이 특히 중요한거 같음. 달려야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자기 몸 컨디션 제대로 못 돌보고 달리다가 그냥 거덜남. 휴식도 하나의 훈련이라는 생각을 1순위로 둬야 강작에서 벗어날수 있음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독했습니다. 회복하셔서 날마다 출퇴근런은 아니어도 돌아오세요!!
옙!! 감사합니닷 화이팅!!
좀 불편할때 멈추고 쉬는게 참 어렵죠. 크게 다치고 나서야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거 같아요. 저도 부상으로 2년가량 쉬었는데 기량은 결국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너무 걱정 마시구 푹 쉬고 돌아오세요
감사합니다 YJ님~~~
깝치다가 부상와서 참교육 당하셨군요 강박에 사로잡혀 하루도 안쉬고 뛰다보면 내가 잘뛴다는 착각 그러다 크게 아파서 쉬면 겸손해지는 런붕이들이 다 겪는 과정인듯
더욱 겸손해지겠습니다
맞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원금과 수익금을 최대한 지키는 것인 것처럼 운동도 가장 중요한건 내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몸이 주는 신호에 귀기울이는게 0순위 원칙이어야합니다 개인적으로 3년은 안다치고 꾸준히 삶에서 자연스겁게 운동을 녹여내야 초보를 벗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평생하는 운동인데 조급함을 느낀다면 거기에 대해서 명상하세
돈 안잃고 시장에서 내가 잡을 수 있는 비교적 확실한 기회만 천천히 잡아도 돈 벌 수 있습니다 근데 대부분이 급하게 가려다가 원금까지 다 잃죠 운동도 꾸준히 조금씩만 해도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가려다가 오히려 몸이 망가지는 거죠 제 생각에는 달리기 말고도 다른 삶의 요소를 그만큼 사랑하셔야 균형있는 삶을 사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