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완주한대회는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일기로 남겨두고 싶더라구요… 조금 유난스럽지만 50k 생존후기입니다


몇시간 자고 있어났는데 다행이 어제만큼 몸이 오작동하지는 않는다.
대회 끝나고 저녁에 같이 놀러온 친구들과 고기구워먹는데 의자 당기다가 허벅지에 쥐날정도로 몸이 맛이가버렸다.

아마 어제의 트런이 살면서 육체적으로 가장 큰 고통이었던것 같다

작년 서울둘레길로 시작해, 장수트레일 레이스로 20k로 트런대회에 입문했고 괜찮은 기록으로 완주해 할 만 하다고 느꼈다. 중간중간 cp에서 보급도 하고 자연속에서 달리는게, 계속 집중하는 로드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런식으로 보급하면서 달리면 로드처럼 털리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올초에 상반기 TNF100 50k, 하반기 트랜스제주 50k를 신청했었는데 TNF는 다른 50k 획득고도보다 비교적 적어서, 어 은근 쉽겠는데? 라는 마음이 있었고 로드기록이 좋아지고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다. 인스타에서 비슷한 로드성적인 다른분들 작년 기록보고 나도 할줄 알았지.

"8시간 46분"

그렇게 안일했던 마음가짐과 훈련부족이, 저 긴 시간동안 내몸 구석구석을 후벼파는 인생최대의 고통으로 다가왔다

CP2까지는 정말 신나게 달렸다. 액션캠을들고 대관령에서 여유도부리고, 업다운 모두 페이스가 준수해 이대로만가면 여섯시간대는 나오겠거니 행복회로를 돌렸다.

Cp2에서부터 400m정도 누적고도를 계속상승하는데 이때부터 조절했어야 했다. 심박체크없이 계속 올라갔고 뒷 허벅지에 벌써부터 조그만 쥐가 돌아다니기 시작했지만 무시하고 쭉쭉달렸다.

점점 태양을 피할수없는 도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대관령에서 시원했던 바람은 오간데 없어지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한다. 몸은 소금밭이 되어서 아디다스 티셔츠에는 선이 더생겼다

한번 느낌이 오기 시작한 쥐는 빈도와 강도가 점점 늘어나는데 CP3도착 전부터, 진짜 잘못되고있음을 느꼈다. 작년 홋카이도가 떠올랐다. 더이상 힘든 업다운은 없는데 다리가 잠긴다.

CP3에서 보급을하며, 파스를 무진장 뿌렸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지만, 도무지 힘이나질안는다. 속도를 내야할 차도에서 너무 더워서 하염없이 걸었다. 많은 주자들이 지나갔고 다시 산이 나와 아 이제좀 시원하겠거니 오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발목이 돌부리에 부딫혀 살짝 안으로 꺽였는데, 꺽인채로 돌아오지 않아 당황했다. 아킬레스건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발이 안쪽으로 그냥 고정이 되버렸다. 한번 멈춰서 엉거주춤한채로 당황하니 양쪽 허벅지에도 강하게 쥐가 올라왔다.  그렇게 십여분을 끙끙대다(지나치면서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상태가 돌아와 걷기 시작한다.

남은 15K정도는 계속 그랬다. 허벅지를 계속 때리면서 걷다가, 방심하면 쥐가 났고 풀어줬다. 이젠 달리는걸 생각할수도 없고 완주에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 많은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기안84가 대청호에서 막판에 엉성한 자세로 달리는장면, 제마때 도로 통제가 끝나고도 몸을 이끄시던 할아버지, 모두 어떤 심정이었을까.
햇빛아래서 눈뜰힘도 없어서 게슴츠레 뜨고, 혀에 사탕굴릴 힘도 없어서 얼마 먹지도 안고 뱉어냈다.

그렇게 45k에서 마지막 업힐을 마주했고, 오를때 한번 내릴때 한번 위기였다. 정말 약한 충격에 쥐가 올라와 흙바닥에 그냥 누워버렸다. 양쪽 종아리 허벅지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종아리 쥐를 풀려고 발목을 꺽으면 허벅지에 쥐가 났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누운채로..5k만 더가면 되는데… 눈에 땀이 섞이면서 눈물이 났다. 정말 많은분들이 쥐도 풀어주시고, 진통제, 아르기닌도 주시고 걱정해주셨다. 너무너무 감사했다.

이삼십분을 헐떡대다가 간신히 다시 일어났고 이때부터는 약한 내리막도 게처럼 옆으로 내려가거나, 발하나를 땅에 질질 끌면서 걸었다. 그렇게 경포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마지막에 들어갈때는 걷기싫어서 최대한 천천히 갔다. 막판 호수코스에서 수많은 완주자분들이 화이팅을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했다.

그렇게 마지막 400미터정도는 뛰어서 완주했다
10k완주한 친구들과 부모님이 와게셨는데 너무너무 고마웠다. 

가을 트랜스제주… 진짜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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