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계획은 트랜스제주 100k 코스의 일부분을 따라 달려보는 것이었어. 그런데 자동차가 있다 보니 원점회귀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더라고. 결국 출발일 아침에서야 2개의 코스를 가는 것으로 결정했어.


1. 영실코스

2. 관음사 코스였어.



영실 코스는 예약 없이 등반할 수 있어. 주차장이 2개 있는데 아래 주차장에 주차하면 1시간은 걸어 올라와야할것같더라. 나는 이른 아침에 가서 남은 1자리에 겨우 주차해놓고 출발할 수 있었어.


풍경이 너무너무너무 예쁘더라. 알프스 부럽지 않은 풍경이었어. 어렸을땐 몰랐는데 제주도가 정말 아름답더라고.



내려오는 길에는 노루 가족도 만났다! 

쬐끄만게 엄청 귀엽더라. 주차 난이도만 빼면(장롱면허임ㅠ)... 등반 난이도 대비 풍경이 엄청 예쁜 곳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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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관음사 코스.

내가 생각을 잘못했던게 입산 통제 시간이 출발지에서만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운전도 느릿느릿, 콜라도 하나 사먹고 전기차 충전도 좀 하고... 시간을 보내버렸지. 그런데 갑자기 정신이 팍 드는거야. 뭔가 이상한데??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게 있지 않나?? 하고 보니까 중간 대피소와 정상에도 입산통제시간이 있더라고. ㅠㅠ


시간은 이미 오전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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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naver.me/xKNtNiNM


삼각봉 대피소까지는 13:00까지 가야 했으니 남은 시간은 90분. 안내판에 의하면 200분이 걸리는 거리였지. 갈 수 있을거같은데 오전에 이미 뛰고 오기도 했고 확신이 없었어.

그래서 입구의 안내소 직원분에게 물어봤지.

"지금 뛰어가면 정상 갈 수 있어요?"

"아니요~ 못가요"


Aㅏ....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어. 그런데 어쩌겠어. 여기까지 왔는데 시도라도 해봐야지. 초입부터 달릴 수 있는 부분은 달리고, 오르막은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어.


내려오시는 분들이 날 보며 따봉을 날려 주시기도 하시고, 웅성웅성 거리기도 하셨어

'지금 출발해서 어디까지 가는거야?' 하고 말이야.


저 표지판보다 2배 빨리 가야 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시간을 체크했어. 숨 돌릴 틈 없이 계속해서 올랐어. 길어야 2시간이다. 2시간을 못버티겠어?? 하는 생각으로 참았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내소 아저씨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울적해지기도 했어. 그분은 매일같이 오르는 사람들을 봤을텐데 못가니까 그렇게 말했겠지 하면서...


고통의 시간이었지.


한시간쯤 지나자 다리에 젖산이 쌓이는게 느껴졌어. 그런데 내가 힘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고도를 굉장히 빠르게 올렸기 때문에 기온도 그만큼 빠르게 떨어졌다는 것이지. 시간이 지날수록 선선해지는 온도에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삼각봉 대피소 도착 20분 전. 미친듯이 땀흘리고, 숨을 거세게 몰아쉬는 나를 보면서 지나가는 분들이 웃으시더라.

시간을 확인하고는 다들 힘내라며 화이팅을 외쳐주고 가셨어. 여기까지 오니까 힘이 많이 났던 것 같아. 그 기세로 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 50분. 10분 남기고 도착!


밑에서는 정상 통제 시간이 14시로 쓰여 있었는데 막상 올라가니 14:30분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정상까지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갔어. 열심히 올라온게 아까워서 달릴 수 있는 곳에서는 달리긴 했다!


그렇게 도착하니 걸린 소요시간 2시간 2분! 13:33분 정도에 도착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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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도 취하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20분쯤 쉬다 내려왔어. 한라산 다운힐 재밌더라. 돌이 많아서 밟는 재미가 있었어. 그런데 내려와서 보니 내 신발이 망가져버렸지 뭐람... 뉴발란스 모어 트레일을 신었는데 밑창이 그렇게 생긴건 다시는 안사는게 좋을것같다는 생각을 했어. 아니 애초에 뉴발란스 트레킹화는 사는게 아닌것같아 ㅎ... 마일리지 400도 안됐는데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너무 뿌듯한 하루였어.

여행 내내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 여행에도 달리기 일정을 넣어야겠어.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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