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신스프린트, 제3비골근염, 장견인대염, 고관절염, 햄스트링 파열에 이어 드디어 아킬레스건염까지 생겼다. 이정도면 부상 그랜드슬램 달성한게 아닐까? 오랜 부상생활로 인해 한번도 걸려보지 않은 부상이라도 이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인간은 달리기 적합하게 태어났다고 한다. 너무나도 나약했던 인류의 조상 호모 에렉투스들은 돌멩이 하나들고 사냥감을 하나 정한 다음 수십 km 에서 수백 km 를 존나게 뛰어가서 사냥감을 돌멩이로 찍어죽였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런 사례를 들며 인간이 원래 달리도록 진화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호모 에렉투스의 수명은 30대이다. 사실은 이들도 과도한 혹사로 30대에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고 족저가 터져서 죽었던게 아닐까? 고대 인류에게 뛸 수 없다는 사실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마을과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 신스프린트가 터져서 도저히 뛸 수 없는데 어떻게 혼자 생존을 할 수 있겠는가. 설사 마을로 돌아가더라도 뛰어다니지 못하고 밥만 축내는 무능한 놈을 놔뒀을리가 없다.

사실 인간은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