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 첫 트레일러닝 대회 WTR 원주 치악산 50k 부문에 다녀왔어!
트런에 대한 낭만이 있어서 언젠간 나가봐야지 언젠간 나가봐야지 하면서 신청햇다가 무서워서 취소한적이 두번이나 있었거든
그러다가 이번엔 부딪혀보자! 하고서 다녀온거지 ㅋㅎㅎ
트레일이라고는 동네 뒷산 13k정도 누적고도 400m도 안되는 둘레길 돌아본게 전부였기 때문에 굉장히 무모하고 예상 안되는 대회였어
그럼에도 28k가 아닌 50k를 신청한 이유는 타지까지 가면서 짧은 코스를 가기 아까웠을 뿐이야
어제 뛰면서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 28k 나갔으면 그냥 딱 체험용으로 존나 힘든걸 느끼면서 완주했겠다 싶더라
근데 50k는.... 달랐어 나 마지막 CP4 지나고 한 6~7km동안은 진짜 혼자 웃으면서 뛰었어 ㅋㅋ 아니 걸었구나
많이도 걸었어 총 11시간 50분이나 걸렸는데 처음엔 앞뒤로 사람도 많았고 점점 줄어들더니 총 합쳐서 5시간~6시간은 혼자 있었던거 같아
비가 하루종일 내려서 안개 자욱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산에서 5시간~6시간을 혼자 있는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하겠어
나는 내리막에서도 뛰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야 근데 어제는 못뛰었어 ㅋㅋ
정말 내리막 너덜길도 많았고 돌들이 다 젖어있다보니 뛸라면 뛰겠지만 개심한 너덜길에서 뛰다가 넘어졌을땐 무조건 어딘가는 부러졌을거거든
그래서 그냥 걸었어
대회에 나가보지도 않았었지만 나의 트런에대한 지론은 완주의 가치가 더 크다는거였어
모든 산은 다르고 그러니 모든 대회는 다르기 때문에 이 대회를 완주하면 그 산을 정복한 기분이라 기록은 중요치 않았던거 같아
그래서 걸었어 엄청나게 많이 걸었어
제발 절대로 포기만 하지말자 혹시 컷오프를 당해도 코스를 따라서 내 발로 걸어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었지
컷오프? 첫 대회고 산은 거리에 대한 체감이 너무 안되서 계속 컷오프를 생각하면서 뛰고 걸었어
근데 마지막 쯤 펀런하러 온 아저씨가 지금 이정도면 절대 컷오프 안당한다 어디 다치지만 않으면 무조건 완주다
지금 완주율이 60%밖에 안된다 자네는 충분히 잘했다 천천히 완주하자 하셔가지고 그때쯤부터 미소가 떠나질 않았지 ㅎㅎ
이상하게 난 아저씨들한테 인기가 좋아 나도 30대 초반이지만 어딜가던 아저씨들이 꼬여 ㅋㅋㅋㅋ
이번에도 아저씨들 번갈아서 두명이랑 한동안 동반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고 많은 팁을 받았어
근데 도착해보니 둘이 일행이더라 ㅋㅋㅋ 우연히 지역도 가까워서 같이 운동 하자는 분위기였는데
난 로드던 트레일이던 나 혼자만의 싸움으로 하고싶어서 애둘러 거절했어
사람들도 참 좋았어 대회 참가인원이 로드에 비해 훨씬 많이 적고 그러니 자원봉사자 수도 줄어드니 대부분 다 트러너들이 오는게
엄청난 장점이더라고 정말 많이 응원해주시고 제발 포기하지말라고 끝까지 가라고 너무 큰 힘이 됐어......
뿐만 아니라 그냥 등산객들도 응원 많이 해주시고 치악산에서 벗어나 마지막 동네 뒷산같은 곳엔 동네 주민들도 많이 응원해줬어
그 중 할아버지 한명이 기억나는데
할 - 다시 행구수변공원(출발지)로 돌아가는거야~?
나 - 네~
할 - 허허 얼마나 뛰고 얼마나 하고있는거야~
나 - 지금 한 46km 됐고 10시간 조금 안됐어요~ (내가 정신이 빠져서 하루를 20시간으로 계산해서 잘못 얘기함 ㅋㅋ 11시간째였음)
할 - 그래~ 부지런히 한번 해봐~
이러시는게 기억이 나네 ㅋㅋ
아래 발사진임
나 군대에서도 발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어 ㅋㅋㅋ 발바닥은 더 심해
정말 상처투성이가 된 발을 보니 괜히 뿌듯하기도 하네 하루종일 비가와서 중간에 양말을 갈아 신었는데도
계속 안에서 슬립이 생겼던건지 너덜길이 워낙 많았어서 그런건지 물집이 난리도 아니야
코스 마킹하는 저 흰색깔을 뛰는동안 하나 갖고싶다라고 생각했는데 기념품에 있더라 ㅋㅋㅋ 좋아
메달도 큼지막하고 멋있고....... 아저씨 한명이랑 같이 동반하면서 로드 대회들 엉망이라고 욕도 많이 했는데
완주하고 메달 받아보니 더 느껴지더라 ㅋㅋㅋ
당연히 참가비가 비싼것도 있지만 살로몬 모자에 티셔츠에 큼지막한 메달에.....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거같아
아~ 휴가쓰길 잘했다~ 내일 메달걸고 출근해야겠다
개쩌는 50k피니셔 나가신다
와 12시간을 ㄷㄷ 근데 형 후기 읽으니까 고생보다도 되게 재밋서보인다
로드는 주변에 열심히 영업하는데 이건 못하겠어 ㅋㅋ
치악산,,, 그냥 등산하기에도 개빡센데 거길 뛰어다니다니,,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치악산 정말 무섭더군여
와 개쩐다 ㅊㅊ
ㄱㅅㄱㅅ!!
와 진짜 고생했어 치악산 코스가 트런 대회중에서도 진짜 어려운 코스로 손꼽히더라고... 동해, 태백, 장수, 울주에서 보자!
몰랐는데 그렇다고 하더라 ㅋㅋ 고마웡
고생하셨습니다. 젖어있는 내리막 돌로된 길은 걸어서 내려가도 너무 괴롭더군요 ㅜ 회복 잘 하시길
발은 퉁퉁 부었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네여 ㅎㅎ 감사합니다!!
28했는데 내년엔 50해야겠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