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당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아무리 뛰기 싫고 힘들어도 참고 뛰는 이유는 달리는 시간이 아팠던 나의 과거를 마주하고 흘려보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임


나는 정말 후회가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자그마치 10년이나 되는 시간을 후회 속에서 자신을 원망했고, 때로는 세상을 원망했지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나한테 있고 내가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을 상기하며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젊음을 낭비한 죄의 대가는 평생을 후회 속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달게 벌을 받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나를 괴롭히는 고통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무기력하게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고통스러워야 된다면 내가 직접 의미 있는 고통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게 나에겐 가장 싫어하던 운동인 달리기였다


달리는 중에 몇 번이나 멈추라고 몸이 강하게 저항을 하지만 그냥 숫자를 세면서 뛴다


딱 10걸음만 더, 딱 4걸음만 더, 다시 딱 10걸음만 더...


그렇게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몇 번이나 격전을 치러야만 달리기가 끝이 나지만 그 시간 동안 외면했던 나의 과거와 마주하고 흘려보낼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달리기를 통해서, 평생 모르는 척 하고 살고 싶은 나의 치부를 스스로에게 얘기하고 극복해나갈 힘을 얻는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그만 둘 수가 없다


올해 첫 풀코스 도전을 앞두고 있어서 점점 거리를 늘려나가고 있는데 풀코스를 완주한 날, 내 아픈 과거의 상처가 많이 아물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