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풀코스 도전을 앞두고 2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지속주 훈련삼아 나갔던 대회.

pb보다 3분 정도밖에(?) 늦은 기록이긴 했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거 같단 이유모를 자신감도 있었고, 이쯤이면 이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 라는 역시 이유모를 부담감도 있었다.

결과는 35초 초과한 실패.
특히 후반에 정신 못차리고 많이 밀렸는데,
급수 핑계로 두번 서서 물마쉬며 휴식한만큼, 딱 그만큼이 내 한계였나 싶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잠도 대회 전날 처음으로 6시간 이상 잤고,
화장실 이슈도 없었다.

게다가 하프 출전자는 많이 없어서 병목도 없었다.
그냥 내가, 내 능력이 아직은 여기까지였던 것이다.

후반부에 밀리면서 소인배답게 별 생각이 다들었다.

밤새 춥게 자서 줄줄 흐르던 콧물만 아니었으면,
아침부터 코피 흘리지 않았다면,
기껏 출발 전 먹으려고 챙겨온 쌍화탕을 못먹었는데 계획대로 먹었다면,
주자지랄땜에 출발전 20분부터 겨우 몸풀 수 있었는데 주차 통제가 원활했었다면
등등 수많은 if로 핑계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2시간 페메선생님이 날 앞지르는 순간,
아, 끝났다 싶으면서도 조금은 홀가분해졌다.
어차피 훈련으로 왔고, 당초 기대했던 훈련성과보다는 적겠지만 그래도 평소 안해본 이런 훈련 해본게 어디냐 하는 생각이 들며.


원인을 분석해보자면(내 능력부족은 당연히 전제로 깔고)
햇볕과 업힐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름내 나름 꾸준히 뛰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땡볕에 뛰어 본 적은 없었다.
9시반 출발이라 걱정이 되긴 했는데,
내 예상 밖으로 힘들었다. 물론, 고수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 뽑아내지만 그러니까 그분들이 고수인거고...
마지막 5키로는 진짜 등판에 난로 달아놓고 뛰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최근 몇개월간 업힐다운 업힐을 경험해보지도 않았다.
재밌는건, 체감상 누적고도가 아무리 못해도 100은 훌쩍 넘지 않을까 했는데 가민기준 80대, 코로스로는 90대 초반이었다.
풀코스 코스에도 업힐이 좀 있던데...지금부터 스쿼트라도 더 빡세게 해야하나 싶다.

그래도 힘든 와중에 하이파이브로 힘 주신 해삼좌 덕분에 그나마 좀 더 버틸 수 있었다. 역시 해삼은 몸에 좋은게 맞...


급수대 인원들, 대회장 인원들은 물론 주변 상인들 모두 친절하고  좋았다. 하지만....계속 이런 주차지옥이 이어지고 9시반 출발이 이어진다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대회였다.
심지어 귀여운 메달 탐나서 나갔는데 걍 무난한 특색없는 메달로 바뀐 것도 킹받고. 내년엔 꼭 뉴발 성공해야....

이제 돌아오는 주말 lsd를 위해 회복 잘하며 준비하고,
온도, 업힐 핑계없을 서울달리기에서 다시 한번 서브2를 노려봐야겠다.




대회 다음날 월요일이 이렇게 빡센거였군요....후....모두 화이딩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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