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변태적인 성향이 있는 나는 전부터 언젠가 한 번쯤 안동마라톤에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올해 제마에서의 목표달성이 힘들게 되어 늦게나마 신청하여 참가하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대회 전날 배번을 분실하였는데, 정보도 적고 문의할 곳도 없어 참가가능여부가 불투명하였지만 일단 대회장까지는 가보기로 했다. 수원거주자인 나는 04시 30분에 잠실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03시에 기상했다. 기상시간에서부터 난이도가 올라가는 느낌.

도착 후 참가가 가능하다는 사무국의 답변을 받고 준비를 시작했다. 참가자가 많지 않아 대회장 분위기가 꽤 차분하게 느껴졌는데 개인적으로 좋았다. 화장실 이용을 비롯한 대회 전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없어 꽤 만족스러웠다. 코스가 변경되지 않는다면 다시 참가해보고 싶다.

출발 후 걷지 않고 4시간 30분 안에만 들어오자 생각하며 달렸다. 극초반과 반환점 부근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업다운힐이 이어졌는데 왜 안동이 그렇게 악명이 높은지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초반 4~7k 구간의 연속된 업힐은 정말 지옥이었다. 오르막이 정말 너무 길다보니 나중엔 웃음이 나왔다. 다행히 날씨가 햇빛이 거의 없고 바람도 많이 불어 달리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급수대도 목마를 새 없이 많아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욕심을 부렸으면 서브4 정도는 가능했을 것 같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적절한 정도로 기분 좋게 달려 후회는 없다. 골인 후 개방된 샤워장에서 개운하게 씻고 셔틀버스로 복귀했다. 집에 도착하니 20시쯤 되었는데 주말이 삭제된 것 같아 조금 슬펐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 다음엔 좀 더 전략적으로 달려 좋은 기록을 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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