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마라톤을 뛰게 될줄이야...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살아오며 마라톤에 관심을 둔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


그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로 치부했고 나와는 다른 종자라 여겼다.



그런 내가 춘천마라톤을... 심지어 풀코스에 도전하다니.


대회를 3주 앞두고 새삼스럽게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오늘 내가 속한 조를 확인하기 위해 춘천마라톤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명예의 전당을 보게 됐다.



명예의전당 첫 페이지부터 대단한 사람들이 보였다.


20여회가 넘는 완주 횟수와 2시간40~50분대의 놀라운 기록들.


역시 명예의전당은 다르군 싶었다.



찬찬히 페이지를 넘겨보다가 몇몇 사람들에게서 멈칫하게 됐다.


더블T 성향인 나는 감정의 변화가 심하지 않은데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달리기를 했는지 결코 알 수 없다.



얼핏 보면 별볼일없는 기록이다.


춘천마라톤의 완주 제한시간은 6시간이다.


그 누구도 6시간을 목표로 달리지 않는다.



제한시간 안에도 들어오지 못했지만 끝까지 완주한 사람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년 도전한 사람들.



천천히 달리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앞으로 보내고 외롭게 달리는 고통을...



나에게는 더 많이 완주하고 더 빠른 기록을 낸 수많은 명예의 전당의 선수들 사이에서


이 분들이 누구보다 빛나보였다.



오늘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사람들을 만나


나만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