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은 100% 픽션입니다.

눈을 뜨니 런갤에 핫딜이 있었다. 데자뷰 같지만 핫딜 내용은 스케쳐스 고 런 레이저 스피드 새로운 핫딜이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런붕이는 오늘도 무지성으로 핫딜을 탄다.

허락보다는 용서가 쉽다고 했던가? 런붕이 향년 나이 43세. 내무부 장관의 허락없이 신발을 질렀다. 그날 밤, 런붕이는 설거지 한번에 500원으로 신발값을 메우기로 하고 퐁퐁과 설거지거리를 집어든다. 눈이 붉어지는건 실수로 퐁퐁이 튀어서지 슬퍼서가 아니다. 나는 행복하다.

스케쳐스의 질소폼은 겨울에 딱딱해진다는 리뷰를 보고 날이 풀리는 봄을 위해 상자채로 2개월을 봉인했다. 기다리던 봄이 왔다. 이제 스케쳐스의 기술력을 느껴볼 순간이다.

대회참가로 받은 기능성 반팔 위에 아식스 봄버자켓과 5인치 쇼츠로 런갤 교복룩을 케냐양말과 코로스 킵초게 에디션으로 케냐룩을 조합하고 언제나처럼 동네 공원으로 향한다. 빛나는 중사선글라스도 잊지 않았다. 봄은 사랑스럽다. 날도 좋고 미먼도 없다. 이건 lsd를 하라는 하늘의 명령처럼 느껴졌다.

630페이스로 30km lsd를 하기로 결심하고 한바퀴 2km짜리 공원을 돌기 시작한다. 레깅스를 입고 포니테일을 한 인스타 크루들이 추월해 지나가지만 익숙하다. 그들은 그들의 속도로 나는 나의 속도로. 나는 lsd를 위해 뛰는 것 뿐이니까 경쟁할 필요가 없다. 내 달리기에 집중하면서 뛰고 있을 뿐, 추월당해도 아무렇지 않다.

첫 바퀴가 끝나갈 무렵, 공원의 벤치에 앉은 여고생들이 보이기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말이 들리기 전까지도.....

여고생 셋이 수다떠는 모습을 보며 집에 있는 딸아이도 언젠가 저렇게 이쁘게 크겠지? 싶었다. 깔깔거리는 그 말을 듣기 전에는...

"저기 아저씨 신발 봐 ㅋㅋㅋ 스피드래 스피드 ㅋㅋㅋ"
"스피드아저씨인데 디게 느려! ㅋㅋㅋㅋㅋ"
"ㅋㅋㅋ 야, 들리면 어떡해"

  런붕이는 신발값을 갚기 위해 했던 설거지의 퐁퐁이 한번에 눈에 들어간 것 같은 아찔함을 느꼈다.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다행히 빛나는 중사선글라스는 습기찬 눈망울을 감추어주었다.

LSD는 끝났다. 런붕이는 이제 무너진 자존심을 지켜야 했다. 산산히 깨진 마음을 이어붙여야했다.

런붕이 일생 최대 난이도의 인터벌이 시작됐다.

두번째 바퀴.

여고생들이 보이기 300m전후로 340페이스를 밟기 시작한다.

세번째 바퀴.

네번째 바퀴.

사점이 느껴진다. 이 악물고 조깅구간에서 호흡을 확보한다.

다섯번째 바퀴.

죽을 것 같은 심장의 박동이 느껴지지만 런붕이는 힘든 기색을 보일 수 없었다.

여섯번째 바퀴.

두번째 사점이다. 그만두고 싶다. 그만두고싶지 않다.

일곱번째 바퀴.

런붕이는 그간 달렸던 어느 대회보다 힘들게 뛰고 있었다. 질주구간의 페이스는 5초씩 10초씩 계속해서 느려지고 있었다.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여덟번째 바퀴.

이제 그냥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여고생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저 스피드 아저씨 선수인가봐"
"저 아저씨 진짜 빨라!"
"우리 떠드는 동안 몇번이나 돈거야? 대단하다!"

여고생들이 보이지 않게 되자. 런붕이는 결국 죽을 듯 가쁜 숨과 뛰는 심장을 붙잡고 벤치에 드러눕고야 말았다.

아..... 란붕이는 지옥의 인터벌 끝에 우리 동네 느린 스피드 아저씨에서 빠른 스피드 아저씨가 되었다.





이 글을 고 런 레이저 스피드 핫딜을 탔었던 모든 런붕이들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