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밤까지도 경주레이스 우중주는 확정적.
새벽에 일어나보니 기적같은 일이..
비가 안오는 거야.

자기전 물에 불려놓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고
산뜻하게 더운물 샤워도 마치고 대회장까지 천천히 걸어감.

1박2일 대회는 처음이라 모든게 낯설지만 그리 나쁠것도 없었음.

짐맡기러 가는길에 경기장 입구에서 맞은편에 안양천불도저님이 보이기에 "불도저파이팅"외쳤는데 살짝 당황하신듯.
웜업하고 도중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모든게 순조로웠으나 출발을 불과 몇 분 남긴 시점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이내 굵어지고 전날 서울에서 내려오는길에 잃어버린 러닝캡이 무지 아쉬웠다.

싱글을 목표로(가능하면 305) 초반 3~4K는 425~430으로 몸상태를 체크했는데 비의 영향인지 페이스 대비 심박이 평소보다 5~10높았다.

레이스 도중 만나 잠시 같이 가던 목마교 동료에게 손인사를 건내고 420정도로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
4K 정도에서 주코님이 추월하며 "필드님파이팅"을 외치며 대략 410~415페이스로 지나감.

첫 반환점까지 그 페이스를 이어갔으나 오늘 컨디션에서는 약간 무리라고 판단 430페이스 유지에 주력하는 작전으로 수정.

16K를 지나 월성교 직후 200m정도의 짧은 업힐에서 살짝 떨어지긴 했으나 이내 제페이스를 잡았음.

20K를 지나는 시점 오늘따라 업힐에서 너무 힘겹게 밀리는 사실을 여실히 인식함.

하프는 대략 1:34:40정도로 통과했고 중후반 업힐을 생각하면 싱글도 힘들겠다는 판단에 다시 440페이스만 유지하는걸로 수정.

22~23.4K 2차반환 업힐은 작년 중계화면에서 본 것보다 완만했음(하지만 페이스는 450유지도 버거웠음).
여기서 불안감이 엄습했고 최악의 경우 320도 힘들다는 각오를.

후반 퍼지는 걸 막기위해 이어지는 다운힐에서도 앞으로 기울어지는 몸을 최대한 다잡으며 440페이스 유지에 주력했고
30K는 대략 2:16:50에 통과.

경주풀은 구 동해선 철교가 있는 31K부터였음.
완만한 업힐이었지만 형산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한강 못지 않았고 33.5K정도에서 종아리에서 번갈아가며 쥐가 나더니 발가락까지 퍼져나가 이후부터는 처절한 걷뛰가 이어짐.

35.7K 세번째 반환점을 조금 지난 시점에 두어시간전 4K에서 손인사를 보냈던 목마교 동료랑 짧은 동반주를 하다 얼마못가 먼저보냄(그래 주제파악을 못한 내가 잘못이지).

다행히 38K 부근부터 어느정도 회복된 다리를 이끌고 520~530조깅한다고 마음속으로 되내이며 레이스를 이어갔고 마지막 200m는 430질주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내며 피니쉬.
골인 직후 홍합님이 지나가기에 먼저 인사하고 있는데 고향 동네 형님이 10K 골인 이후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홍합님과 즉석에서 기념사진도 남김.
홍합님은 실물이 훨씬 잘생기고 멋짐.

짐찾으며 만난 자케랑 잠시 후기를 나누고 12시 체크아웃에 맞춰 서둘러 모텔로 복귀.
5분 정도 늦었으나 마라톤 다녀온 상황이라 설명하니 조금 늦어도 좋으니 샤워도 하고 천천히 나가시라는 훈훈한 시골인심에 감동먹음.

런저니 메달을 수령하러 다시 골인지점으로 가는데 레이스 중에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맥문동 밭과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도토리를 줍는 분들이 보였음.

런저니 메달을 수령하고 한참을 기다려 3대 동마 기록을 각인하고 몽주님을 비롯한 스탭들이 기념사진도 찍어주심.

닉네임에 맞춰 리버풀 제라드 옷을 입어주는 센스.
무난할거라 봤던 합계 서브10은 실패했지만 3풀을 DNF없이 완주했으니 만족스런 런저니였다.
이제 2주후 제마를 마치면 목마교 40기 수료식을 끝으로 2024년의 마라톤은 사실상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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