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좀 회복되어서 나머지 후기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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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기록은 21:56:17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던 100k

풀코스 난이도가 하프X2가 아니듯 100k도 똑같다. 북한산에서 48km 훈련했을 때랑 급이 아예 다르다. 이럴 줄 예상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더욱 그렇다.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일교차랑 보급이었다. 거의 하루 종일 밖에서 움직이니까 추웠다 따뜻했다 다시 추워지는 기온 변화를 그대로 다 몸으로 받아야 한다. 레깅스랑 핫팩도 가져가서 각 상황마다 대응하긴 했는데 애초에 이런 상황을 대비한 훈련을 하지 않아서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CP마다 충분히 쉬어서 버텨냈다.


대회 1/4정도는 배고픈 채로 진행했다. 행동식으로 파워젤, 초코바, 단백질바, 말린 망고 잘 챙겼고 CP마다 바나나, 빵, 과일 많이 주워먹어서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업힐 오를 때 쓸 에너지만 생각하고 몸이 일교차에 대응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생각 못했다. 배고프니까 힘빠지고 힘빠지니까 힘들고 힘드니까 에너지 레벨 더 떨어지고 지옥의 악순환. 파워젤 꺼내 먹어도 그때 뿐이고 나중에는 물려서 못 먹겠더라. 초반에 카레밥 주는 CP에서 두 그릇 먹어야 했는데... 나중에 밥 또 주겠지 기대했다 안 먹은 게 아쉽다 정말. 나중에 100k 다시 하면 밥은 꼭 두 그릇 먹을거다. 


예상보다 덤덤한 마음

워낙 힘들어서 끝나면 기쁘거나 눈물나거나 마음이 더 튼튼해지는 느낌 들거나 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제마 첫 풀코스 완주하고 매우 벅찬 마음이 2~3일 가서 이번에도 그러겠다 했는데 했지. 지금은 그냥 어떻게 충분히 회복해서 춘마 나갈까 고심하면서 마음은 차분하다. 100k가 시시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고. 아직도 아차산 능선 탈 때 불던 강풍이 느껴진다. 아마도 하정우가 자기 책 <걷는 사람, 하정우>에서 무언가 큰 걸 하면 여운이 너무 커서 당장은 알아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 소화가 된 후 느껴진다고 했던 것처럼 나도 그러려나 생각 중. 


예상과 다른 몸의 증상

끝나고 근육통 때문에 못 걸을 줄 알았다. 근데 아니네? 오히려 서울달리기때보다 괜찮다. 계단 내려갈 때마다 대퇴사두 욱씬한 통증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어. 근육통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허리, 둔근, 대퇴사두, 비복근, 전경골근 골고루 잔잔하게 있어서 목요일에는 완전 회복될 느낌이다. 아마도 48km 트런 훈련과 쌍화탕 때문에 괜찮지 않나 싶다.


가장 힘든 건 발목 아래가 부어오른 것. 달리는 내내 땀 엄청 흘리고 그만큼 마시고 오래 뛰고 걸어서 발이 팅팅 부었다. 풀코스 뛰고 붓는 거랑 차원이 다르다. 발이 무겁고 움직임 각도가 줄어들 정도로 붓는다. 살짝 열도 오르고 간지럽고. 거기에 양쪽 엄지발가락 물집, 오른쪽 4번째 발가락 물집, 오른쪽 뒷꿈치 피부 벗겨진 거랑 콜라보가 되어서 발을 딛는 것 자체가 힘들더라. 지금은 많이 줄어들어서 아마 춘마 전까지는 완전 회복할 거 같다. 


끝나고 집에 와서는 코로나 걸린 듯 온 몸이 쑤셨는데 그것도 지금은 좋아졌고. 다만 걱정인 건 어제 400m 잠깐 뛰어봤는데 근육, 발은 괜찮은데 심장이 힘들어하는 게 느껴지더라. 심박수는 평소와 비슷하지만 쥐어짜내는데 힘이 드는 느낌? 이래서 발이 더 많이 부은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결국 춘마전까지는 회복할거다. 


할 말은 대충 끝났으니 북한산 사진 2장 보고 가라. 정신없어서 사진 많이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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