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0월에 달리기를 시작했어.
3월 동아마라톤 때 1시간 4분이 나왔고
1시간 이내는 금방 될 줄 알았다.
경기마라톤, 서울하프마라톤, 버닝런까지
기록이 줄어드는 걸 보며 기대 엄청 했는데
롱기스트런 때부터 다시 올라가더라.

스케쳐스런 때는 폭우 속을 달렸고
올림픽데이런은 습도가 터졌고
하남썸머나이트런은 쓰러지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했다.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도 혼자 꾸준히 달렸는데
이천마라톤 때 1시간 5분 나오니까
난 노력으로도 안되는 놈인가 자책을 엄청했어.
그리고 3주 지나 뉴발란스 때 다시 1시간 가까이 되더라.

4일 뒤 국국마에서 드디어! 1시간 이내가 되었고
스타일런에서 PB를 찍었어.
그때만 해도 실력이 아닌 운이라고 생각했고 날 의심했어.
마블런 때 다시 1시간 이내가 되어서야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고
서울레이스 때는 3Km 지날 때 발목이 접질러져서 넘어졌어.
손과 양쪽 무릎 다 까지고 피까지 흘렀는데
'피는 마르면 굳으니 괜찮아' 하며 그대로 달려서 1시간 이내 성공.
어제 춘천마라톤 때는 업힐이 워낙 많다해서
1시간 이내만 들어가자 했는데 56분 나왔어.

40살 넘어 시작했고
건강도 안좋아 군면제(6급)에
주변에 러닝하는 사람도 없어서
매일 러닝 얘기하고 신발 사고 달리자고 하는 나를 보며
친구나 회사 사람들은 러닝에 미친 놈이라 말했지만
정작 기록도 실력도 별로였어.
그래도 묵묵히 달렸고
남들이 1시간 이내 못들어간다고 놀려도
나는 원래 느린 사람이야.
성장도 느리지만
안다치게 천천히 이 취미 오래하고 싶으니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하고
나에게 집중했어.

여기에 올라오는 수많은 비틱질 앞에서
많이 흔들리기도 했는데
나같은 사람도 있어.
비록 위대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의 발전과 성과는 내가 알아주니까.

그러니 다들 힘을 내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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