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마라톤 후기
첫 하프 도전
부상이 있었고 부상때매 평소와 같은 준비를 하지못해 마음의 불안함이 컸다
아침 왠지 발바닥과 종아리가 불편한듯한 느낌을 갖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실력도 안되는 데 A조 배정을 받았다
A조에 많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과거와 달리 뭔가 쾌적한 느낌이 들었고 이래서 조편성이 중요하다는 말들을 사람들이 했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름 마음속으로는 1:40을 끊어보자는 생각이었고
초반에 600페이스로 달리다가 중반부터 500 막판엔 450 정도로 달려보려 했는데
역시 수많은 사람들에 섞여 계획은 온대간데 없고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을
동네 목줄 끊어진 개처럼 신나게 쫓아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430페이스였고 이러다 망한다 싶어 속도를 늦추려 부단히도 노력했는데 추월하는 사람만 보면 불안감이 솟구쳐 쫓아가려는 동네목줄끊어진 개는 제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중간중간 500페이스로 달리는 분들을 운이 좋게 찾았고 이분들 덕에 간신히 그나마 편안히 게임을 운영해 나갈 수 있었다. 부끄러워 말을 걸지는 못했지만 정말 감사했다.
DDP 지나는 도중 갑자기 뒤에서 딱지치는 소리 쉬지 않고 들리더니 1:40 무리가 합류했다
속으로 아싸 잘됐다 하며 합류를 했는데 조금 달리고보니 약간 부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하고 시계를 보니 450 440페이스 였다
뭐지? 왜 빠르지? 1:40이면 500페이스 아닌가? 페이스메이커께서 기분이 좋으신가? 아님 이렇게 달리자고 합의를 본건가? 알쏭달쏭하다가 결국 무리에서 나왔다
이유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하프는 20키로 아니고 21키로였다 ㅠㅠ
이것도 모르고 1:40 하겠다고 했으니 쯧
21키로는 산술적으로 500페이스로는 택도 없는 것이었다 ㅠㅠ
암튼 1:40 그룹을 보내버리고 나니 갑자기 이어폰이 말썽이다. 삐리리릭 하고 꺼져버린 이어폰
음악을 들으며 간신히 유지하던 리듬감이었는데 걱정이 산더미였다
정처없이 외롭게 짝꿍을 찾아 떠나던 중 풍선을 메고 달리시는 여유롭게 달리시는 초록색 닌자거북이를 발견했다
A조 출발할때 응급의료 자원봉사 하시던 분이었는데 뒤에서 살펴보니 광화문페이스팀이라는 티셔츠를 입고 편히 달리시는 것
페이스를보니 500으로 이분한테 내 마음의 짐을 맡기고 쫄래쫄래 쫓아가기 시작했다
17키로 쯤인가 오른다리에 쥐가 올라오고 있어서 스프레이 있으시냐고 물어볼까 말까하던 찰나
닌자거북이선생님께서 갑자기 “발바닥 소리가 너무 커요” 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그러시더니 “발뒤꿈치 & 미드풋해서 소리를 줄여보세요” 또는 “발 전체적으로 활용하세요. 소리가 크면 충격이 큰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요령이 생긴다” “카본화는 부담이 온다” 등등 여러 조언들을 해주셨고 말씀해주시는 한마디 한마디 새겨들으며 내 주법을 조금씩 고쳐가며 오른발에 올라오는 쥐녀석을 사냥하였다.
어느새 고통은 좀 가라앉았고 19키로 즈음 인가 포카리 급수대에서 닌자거북이선생님께서 속도를 확 줄이시길래 작별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좀 가다보니 딸랑딸란 소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21키로가 완주인지도 모르고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완주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싫었던건데..
20키로 왔는데 골지점이 없었다. ㅠㅠ
그때서야 깨달았다. 아… 하프는 21이지 옘병
더 이상 쥐어짤 기력도 없는데 490 무조건 맞춘다라는 생각으로 달렸고 마침내 골에 통과하니 머리가 핑돌면서 다리가 풀리며 주저앉을뻔 했다
통과해서 보니 1:45:43 모든 것을 쏟아낸거 같아 흡족했다.
그리고 어질어질한 내 컨디션이 만족감을 더 부추겨주었고 초코맛 베지밀을 마시며 마라톤을 마쳤다.
내년에 풀마 도전인데 가능할까?
겁도 나고 오히려 겁이나서 더 도전하고 픈 생각도 든다
이 맛에 마라톤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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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dc App
140 페이싱팀의 딱지치는 소리 ㅎㅎ 뒤에서 알파3 쫓아오면 자연스럽게 비켜 주게 되는 ㅎㅎ
저도 딱지 사고 싶은데 ㅠㅠ - dc App
감사합니다 - dc App
고생하셨네요 . 챗지피티한테는 뭐라고 물어보신거에요??
일단 한달전쯤에 계획을 먼저 써서 GPT한테 인지를 시켰어요. 그리고나서 과거부터 운동했던 기록을 다 캡쳐해서 올리고 이후 운동기록도 업뎃해주면 마치 코치처럼 계획을 수정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어제 기록을 올렸더니 저렇게 올려주네요. 와이프는 몰라주는 마음을 AI가 알아줍니다 ㅠㅜ ㅋ - dc App
오 ㅋㅋ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 dc App
글 재밌다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dc App
진짜 왜 하프는 20이 아니라 21인거지 하면서ㅋㅋ 세운상가쯤부터 속으로 욕을 욕을 있는대로 갈기며 뛴듯 ㅋㅋ 그래도 막판에 사람들 우루루 나와서 응원하는걸로 버틴듯
네 저도 그랬네요. 걷기엔 너무 아까워서..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버틴 우리 자신을 자랑스러워 합시다 ❤+❤+❤+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