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회를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올해 시즌 오프라 글 한번 써본다. 


0. 러닝의 시작(23. 12. 01.)

러닝 시작의 계기는 역시나(?) 건강이었다. 20년에 코로나가 시작됨과 동시에 아들이 태어나서 바깥활동을 못하면서 육아를 하다보니 체중이 많이 불어났고, 결정적으로 혈압과 간수치가 평상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보였다. 보통 살이 좀 쪄도 혈압과 간수치는 정상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어서 좀 무서웠다. 그래서 러닝을 시작했다. 

2월부터는 야외에서 달리고 싶어서 러닝크루에 가입했고, 애플워치도 하나 장만했다. 


1. 군산 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10K (24. 04. 14.) - 첫 대회 출전

엄밀하게 말한다면 완전 첫대회는 2016년 경주 벚꽃마라톤대회였다. 그러나 그때는 회사에서 차출되어 나간거라 굳이 의미를 두고 싶진 않다. 다만, 미혼때였고 여러 운동(스피닝, 하타플로우 요가, 소도구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웨이트, 트레드 밀 등)을 깨작깨작 할때라 나름 건강하고 체력이 좋았던 시절이라 기준점으론 활용 할 수 있겠다 싶다. 그 때 기록은 51:17. 

군산 대회가 첫 출전이라 떨리긴 했지만 그동안 체중도 제법 줄었고, 체력이 좋아짐도 느꼈어서 은근히 기록을 기대했었다. 그 결과 51:10! 7년 동안 7초 줄인 것이다!!ㅋㅋㅋㅋ 농담이고, 7년 전보다 몸 상태는 더 나빴는데 비슷한 기록이 나와 자신감이 생겼다. 달리기에 재미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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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령 머드임해마라톤대회 10K (24. 06. 01.) - 런린이 탈출 및 첫 카본화 사용

지난 대회로 자신감이 붙어서 50분 언더를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카본 레이싱화를 신고 대회에 나갔다. 신발은 바로 크림발 베넥3 은갈치! 가볍기도 했고 반발력도 참좋았다. 경기 기록은 48:08! 런린이에서 런소년으로 태어난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무릎과 발목에 데미지를 꽤나 많이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상 당하면 안되었기에 여기저기 찾아보니 케이던스라는게 있었다. 워치 기록을 보니 지난 대회 케이던스는 174였고 이번 대회는 176이었다. 케이던스가 낮아서 그런가 싶어서 달리기에 대한 여러 검색을 하다가 러닝 포뮬러 책을 영접했다. 그래서 6월 한 달 동안 케이던스 180 맞추는 연습을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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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주 전국부부가족마라톤대회 10K (24. 09. 29.) - 45분 언더 실패

보령 대회 이후로 4개월동안 열심히 훈련했다. 월 마일리지가 160K대에서 200K까지 늘어났고 나름 포인트 훈련도 VDOT 지수 페이스에 맞춰서 열심히 했다. 더위 많이 타고 땀이 정말 많은 체질이지만, 훈련 해보겠다고 물과 식염포도당까지 챙겨 다녔다. 케이던스도 많이 개선되어 조깅에도 180이 넘게 되었고, 무릎과 발목에 데미지가 많이 줄었다. 발톱은 처음엔 좀 해먹었는데, 러너스 루프 등등을 통해서 이것 또한 많이 개선 되었다. 

하반기 목표는 하프 출전이었지만 10K 45분 언더를 달성해서 꼭 런청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ㅠㅠ 기록은 46:03가 나왔다. 많이 아쉬웠지만 전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고, 더위에 쥐약인 나에게 기록을 내기엔 적합한 날씨는 아니었다고 자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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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제 새만금지평선전국마라톤대회 half (24. 10. 03.) - 첫 하프 출전

전주 대회 이후에 4일만에 대회이고 기량이 특별히 변한 것 같지도 않아서 1:45 언더를 목표로 삼았다, VDOT 계산기는 1:42:10이라고 하지만 첫 출전인거 감안해서. 다만 날씨가 전주 대회보다는 좋아서 1:42도 염두해두었다. 그리고 알파플라이로 첫 대회 출전인데 베넥과는 다른 착용감이어서 은근 기대가 되었다. 출발선에 145 페메가 있길래 저 분 따라가자 마음먹었다.

페메를 열심히 따라가는데 근처에 사람도 많고, 3K를 지나도 크게 힘들지 않고 오히려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지길래 치고 달렸다. 16K쯤까지도 평심이 180을 넘지 않길래(10K 기준 대회때는 항상 180초중반) 페이스를 약간 더 올렸다. 살짝 비도 내려서 더위도 느껴지지 않았고 배고 고프지도 않아 자신감에 생겼다. 마지막 1K에서는 질주도 할 수 있었다. 

대회 결과는 1:39:16! 첫 하프에 1:40을 뚫었다. 거기에 VDOT 계산기로 근사해보니 10K 44:49와 동급이 아닌가! 간접이긴 하지만 45분 언더를 뚫어서 정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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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BN 전국나주마라톤대회 half (24. 10. 13.) - 첫 봉크…ㅠ

김제 대회 기록이 너무 좋아서 PB 욕심은 없었다. 다만, 김제 대회가 어쩌다 얻어걸린 기록이 되는건 싫어서 1:42~1:40 사이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어쩌다 얻어걸린 기록은 현실이 되었다. 

이 날은 김제와 다르게 햇볕 쨍쨍에 아들이 아픈 바람에 아들 병간호 한다고 음식도 잘 못챙겨먹고 잠도 잘 못잤다. 결론은 16K 지점에서 봉크가 터졌다. 대회중에 이미 조짐은 보였다. 5K부터 페이스가 500이상 느려졌고, 9K 이후로 케이던스가 190이하로 떨어지더니 봉크 터지기 직전에는 179까지 떨어졌다. 의도한게 아니라 몸이 잠기기 시작한거다. 

DNF는 하기 싫어서 급수대에 있던 바나나랑 포카리를 허겁지겁 먹으며 걷뛰를 반복했다. 지금까지 달리기 중에 제일 힘들었다. 이미 희미해진 20년 전의 유격 복귀행군 악몽이 선명하게 생각 날 정도로 힘들었다. 그리고 컨디션 조절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풀에 대한 공포심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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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성 국화마라톤대회 10K (24. 11. 03.) - 45분 언더 또 실패

비록 자전거 도로지만, 대회가 작기도 하고, 참가비도 싸고, 거리도 가깝고, 주차도 쉽고(카이스트 교내 가능), 고저차도 없어서 PB내기 좋다는 대회라고 하도 많이 들어서 45분 언더를 기대하고 대회에 임했다. 결론은 실패!!

이 날도 전주나 나주처럼 덥고 햇볕 쨍쨍이기도 했고, 욕심에 눈이 멀어서 평소에 안마시던 카페인까지 마셨더니 느낌이 평소와 달랐다. 특히 심박수가 190이 넘어가는건 처음 봤다. 케이던스도 190대를 유지하다가 7K부터 180대로 떨어졌다. 다시는 카페인 안마시겠다는 다짐을 하고 대회를 마쳤다. 대회 기록은 45:58. PB지만 기쁘진 않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경기 운영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느꼈다. 올해 10K 대회는 이렇게 시즌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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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고창 고인돌마라톤대회 half (24. 11. 17.) - 컨디션 조절 터득

나주에서의 봉크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컨디션 관리에 힘썼다. 전날에 토마토 파스타로 탄수화물 먹어주고, 당일 아침엔 베이글 한개를 먹어줬다. 또 꿀도 30g정도 퍼먹었으며, 전날부터 물도 조금씩 자주 마셔줬다. 수면도 평소보다 2시간 가량 더 취했다. 김제는 뽀록 기록이라 생각하고, 다시 1:45를 목표로 정했다. 

대회 날 보니 140페메가 2명 있길래 따라가다 힘들면 보내주자 마음먹고 140페메를 따라갔다. 근데 초반 병목 때문에 내가 더 앞에서 달렸는데 되게 힘들진 않아서 걍 페이스 유지해서 달렸다. 한 분에겐 11K 지점에서, 다른 한 분에겐 16K 지점에서 추월 당했는데, 어차피 목표가 1:45여서 시야에서만 벗어나지 말자 생각하고 달렸다. 근데 워치를 보니 1:40보다 페메 두분 다 많이 빨랐다. 최소 1분 이상. 그래서 두번째 페메와 300m이상 안벌어지게 애쓰며 달렸다. 경기장 바로 앞 10% 경사도 언덕길을 지나 경기장에 들어오니 시계가 아직 1:39분대 초반인게 아닌가? 어떨결에 1:40 언더를 기록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내 앞에 페메 기록이 1:38대더라. ㅋㅋㅋㅋ 덕분에 다시 한 번 1:39 언더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록도 기록이지만 대회 전 컨디션 조절 성공과 경기 도중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달렸다는게 큰 성과였다. 정말 의미 있는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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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원 춘향전국마라톤대회 half (24. 11. 24.) - 의외의 결과

고창 대회 일주일 뒤기도 하고, 본당 설립 25주년 기념 음악회(나 성당 성가대 단원 ㅋ) 다음날이기도 하고, 업힐도 많다고 해서 진짜 나가기 싫었다. 그러나 이미 접수는 해놨고 500페이스 지속주 연습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나갔다. 대회장으로 가면서 차안에서 베이글 하나랑 스틱형 꿀 몇개 빨았다. 봉크는 무서우니까. 

여기도 140페메가 있었으나 나완 상관 없어서 걍 부담없이 출발했다. 처음 3K까진 몸이 좀 무거웠다. 특히 무릎이랑 종아리가 힘들었다. 아마 전날 공연때매 2시간 정도 무대에서 서있었던게 피로했나보다. 근데 달릴수록 다리가 괜찮아지길래 완주는 되겠다 싶어 계속 달렸다. 본격적으로 업힐이 나오는 구간에 접어들길래 케이던스 빠르게 가져가면서 최대한 페이스 유지해보자 했는데 사람들을 계속 제끼는게 아닌가? 오늘 되는날이다 싶었지만 욕심은 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계속 달리는데 16K 지점에서 140페메를 만났다. 견딜만해서 페메보다 조금 앞에 달렸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16K 지점! 지금 페이스만 유지해도 140입니다” 하시길래 기왕 이렇게 된거 1:38대엔 들아가보자 싶어서 힘을 끌올렸다. 심박이 170후반대고 케이던스도 190 중반으로 막판 스퍼트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17K 이후부터 심박 180이상 끌어올려서 스퍼트에 들어갔다. 

결과는 1:37:44. 1분 30초 가까이 기록을 단축시켰다. 그것도 등반고도 40m 더 높은 코스에서…! PB는 목적이 아니라 훈련이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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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이면 달리기 시작한지 딱 1년이 된다. 평범한 40살 남자가 1년 만에 이 정도 발전은 괄목상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재미있게 오래 달리고 싶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Full - N/A(26년 상반기 도전)
Half - 1:37:44
10K - 45:58
Since 2023.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