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풀코스 3시간 23분 찍고 꽤 오래 기록이 정체되어있던 런붕이인데
작년 4월 서하마에서 하프 1:30:01 찍고 그즈음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이대로 훈련하면 가을에 싱글찍고 이듬해부터 섭3 목표로 훈련할 수 있겠다 부푼 희망이 있었음



가을이 되기 전에 나름 많은 일이 생기더라 ㅋㅋ

7년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러닝하다 발바닥이 까져서 대회 참가 취소하고
회사 일은 바쁜데 임금도 주기적으로 체불되고 
그래서 막상 가을이 오니 훈련은 커녕 몸 상태도 안 좋았었음


그래도 제마는 참가하고 싶어서 나갔고 

3시간 30분 완주 페이스로 페메 따라 뛰다가 하프에서 주저 앉아버림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dnf할까 고민하면서 앉아있다보니까 체온이 내려가고 쥐도 올라오더라
그래도 이럴 때 완주해보는 것도 경험이다 싶기도 하고 나처럼 낙오자들 걸어가는 거 보고
이런 낙오자 감성도 재밌게 느껴져서 걷다뛰다 완주하긴 함
하지만 중간에 완주하면 정말 기쁠거라며 스프레이 뿌려주시던 아주머니의 말과는 다르게

그때부터 러닝에 흥미가 싹 사라지긴 했어


'나보다 늦게 완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오래 뛴 거고 더 오래 인내한거다', '각자의 페이스가 있는 거다' 
생각하면서 뛰어왔고, 그래서 늦은 기록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해왔었음
컨디션 좋아지면 기록도 몸도 다시 좋아질거다 생각도 했는데

생각만큼 러닝하러 나가는 게 전처럼 즐겁지 않더라 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기록에 강박이 있었나 싶어서 그냥 내킬 때 다시 뛰어보자고 생각했음

그래서 돌이켜보니까 올해는 아예 안 뛴 달도 있었고 많이 뛴 달도 평소 마일리지에 1/3토막 나있더라구 

다행히 요즘 10k, 14k 거리를 다시 늘려보는데 러닝이 다시 재밌는 거 같아 
내년엔 대회도 다시 나가보려구 ㅋㅋ 
그냥 오랜만에 너무 재밌게 뛰고 와서 감상에 젖은 글 하나 투척함!
다들 부상없이 재밌게 뛰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