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田沢 連 (다자와 렌) 선수 입니다. 2년 전 쯤인가 마갤에서 이대로만 커주면 일본 역대 최고 선수가 될 거라고 했었는데 지금 별 탈 없이 미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려 10000m 일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학생 중에서는 역대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기록은 27분23초로 기준기록(27분28초) 이내에 들어와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자격을 받았습니다(현재 일본 선수 중 올해 유일하게 규정기록을 넘긴 선수입니다). 장거리 육상 팬으로서 정말 부러운 일입니다.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선수 개인에게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5000m, 10000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쳅터가이, 하프마라톤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키플리모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 바로 옆에서 같이 뛰며 경쟁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참가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포효하는게 인상적이네요.
유망주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선수는 2000년 11월생으로 현재 21살입니다. 2년 전에 소개글을 썼을 때도 이 선수는 이미 대학교1학년 때 대학교 3,4학년 선배들을 따버리는 에이스였는데, 작년 부터 미친 성장을 보이면서 무려 그 유명한 전일본대학역전마라톤에서 2년 연속 구간왕과 MVP를 수상합니다. 2년 연속 MVP는 역대 최초이고, MVP를 2번 수상한 사례는 딱 한 번 있는데, 다자와 선수는 2학년 때 한 번, 3학년 때 또 한 번 수상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덕택으로 모교인 고마자와 대학도 2년 연속으로 에키덴 우승을 차지합니다(아마 내년에 또 MVP 타버릴듯)
이 선수가 주목 받는건 나이가 들면서 기록이 꾸준히 성장하여 동나이대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5000m, 10000m PB를 매년 갱신하고 있고, 이미 올해도 자신의 PB를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그 결과 현재 5000m PB가 13분29초, 10000m PB가 27분23초 입니다. 내년에는 5000m 는 13분대 초반, 10000m 27분대 초반까지는 단축할 수 있을 페이스입니다.
안타깝지만 제가 한국인 이상 한국 기록과 비교를 안해볼 수가 없습니다. 5000m 한국 기록은 2010년에 세운 13분42초가 10년 넘게 유지중이고, 10000m 한국 기록도 2010년 세운 28분23초가 10년 넘게 유지중입니다. 공교롭게도 10000m 한국 신기록은 21세의 다자와 렌 선수가 이번에 세운 기록 보다 딱 1분이 더 느리네요. 최근에 열린 전국체전 기록과 비교하면 무려 2분이나 더 빠릅니다. 아마 한국인이었으면 이미 CF도 몇 개는 찍었을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ㅋㅋ
여담인데 이번에 기록을 세운 일본체육대학육상경기대회 10000m 전임 신기록 보유자는 그 유명한 '오사코 스구루' 선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인들은 다자와 렌 선수의 대회 신기록을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쯤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마침 또 오사코 스구루 선수가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고요. 어쩌면 다음 파리올림픽에서는 5000m, 10000m 결선에 진출해서 경쟁하는 일본 선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메달까지는 힘들겠지만 혹시 또 모르는 일이겠죠 ㅎㅎ...
어떤 면에서 이런 차이가 올까요. 한일간 인종적 유전적 차이는 케냐나 자메이카쪽에 비해선 훨씬 작을텐데. 저변이 넓어 어릴 때부터 유망주를 잘 찾아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시킨다는 원론적인 게 답일까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dc App
저번에 sub-3.com 에서 글을 봤는데 이번 도쿄 올림픽 때 오사코 스구루 선수가 머리를 장발로 길러서 나왔습니다. 저는 간지(?) 때문에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더운 날씨를 고려해서 모자 속에 얼음을 넣으려고 머리를 길러서 나왔다고 합니다. 모자 속에 얼음을 넣으려면 단발 보단 장발이 유리하다고 하네요.. 전혀 생각 못한 부분인데 이런걸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도, 인프라, 트레이닝법의 차이도 물론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코치나 전문가들이 육상과 마라톤이라는 종목을 대하는 태도 부터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관련 자료 찾아보면 찾아볼 수록 얘네는 아시아권에서 경쟁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정말 세계 레벨에서 경쟁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구나 느낍니다.
역사를 좋아해서 일본 중세사나 태평양전쟁도 관심이 있는 편인데 일본이 에도막부 때 쇄국정책을 펼친 적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임진왜란이 있던 1600년도 즈음부터 이미 태평양 횡단해서 스페인이나 바티칸 교황청에 사신을 파견한 적도 있고, 섬나라 해양국가라 그런지 시각이 다른 측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 dc App
20세기 이후에도 러일전쟁 이기는 거나 비록 패배하긴 해도 태평양전쟁 때 함대 건조하는 거나 기술개발한 거 보면 한편으론 대단하더라구요. 자신들의 방법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고 이겨봤다 이런 경험들이 차이를 낳는건가 싶기도 하고. 시각 자체가 일본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말을 들으니 이런 잡생각들도 떠오릅니다 ㅋㅋㅋ - dc App
한국이 대륙에만 신경을 쓸 때 일본은 섬나라라 항상 전세계를 염두에 두고 살아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 뭔가 일본인들은 오타쿠 같은 기질이 있는거 같아요. 한가지를 파고들기 시작하면 인생을 기꺼이 바치는 정신이 있는거 같습니다.
멋지네요 정말. 우리 나라는 왜 육상쪽에서 저런 걸출한 신예나 스타들이 없을까요..? 육성방법의 문제인지 협회의 문제인지 지도자의 문제인지 .. 어떤 부분이 모자란지 의문이 드네요 ㅠ 흔히 말하는 엘리트 선수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육상만 팠을텐데 말이죠..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국민적 관심도나 인프라의 차이,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의 부재가 제일 클 것 같고요. 그 외에는 최근 한국 육상도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1명의 뛰어난 선수가 있으면 중반부 부터는 거의 그 선수 혼자 독주하더라고요. 일본 선수들 영상 보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곁에서 같이 뛰어주는 선수가 있고, 이번 영상도 보시면 알겠지만 하다못해 아프리카 유학생 선수들도 대회에 참가해 같이 옆에서 뛰어줍니다.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어렸을 때 부터 계속 혼자 뛰어서 우승하는 판인데 자라면서 동기부여가 아무래도 덜 될 것 같습니다.
27분대면 ㅅㅂ 페이스가 얼마야?? 37분대 뛰는게 내 인생 목표인데 ㅋㅋㅋ
27분대는 사실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수준이죠 ㅋㅋ
구글 검색에 '자메이카 코치' 라고 치면 2009년도 신문기사가 맨 위에 뜹니다. 단거리 코치로 한국에 왔다가 '한국은 육상선수의 천국' 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면서 인터뷰한 내용인데 그때랑 지금이랑 한국육상은 달라진게 없다고 봅니다. 선수에 대한 지원이 너무 좋아서 스스로 안주 해버리는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맞는 말만 써있습니다. 육상이라는 종목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다른거 같아요. 일본 마스터즈들 훈련하는거 보면 이 사람들 보다 한국 엘리트들이 더 열심히 할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여기에 공감합니다. 헝그리정신을 강요하는것도 별로지만 지금처럼 적당히 해도 먹고 사는 건 기록경신에 안좋은거 같아요 - dc App
일본에서 살때 느낀건 러닝을 하던 뭘 하던 때려치고 평범하게 대학생활해서 대기업 가는 거도 한몫하는거 같음… 그래서 우리나라에 비해 학원스포츠 하는 인구가 넘사인듯… 일본 살땐 러닝 관심없어서 잘 몰라서 에키덴 가 본 사람 은 못 봤지만 동기나 주변 사람중에 나 코시엔 나가봤다 한 애들 몇 봐서 놀람…
100m 16초대를 100번 쉬지않고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