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그래서 올해는 더 높은 목표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춘천에서 4시간 21분으로 완주를 했고 올해는 꼭 4시간 안에 완주를 해서 SUB4를 달성하고 싶었다.
그리고 동아마라톤에서 주최하는 3개의 대회를 완주하게 되면 받을 수 있는 런저니 메달을 목표했다.
마라톤 판에서 보면 풀코스를 4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목표가 아닐지도 모른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목표로 하는 첫번째 관문과도 같은 기록이니까...
그러나 달리기를 해본 사람들은 안다.
4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러닝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온다.
"10km 페이스가 이 정도인데 SUB4 달성 가능할까요?"
"하프 코스 페이스가 이 정도인데 SUB4 달성 가능할까요?"
10km와 하프코스의 기록을 보면 풀코스 기록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땀과 노력이 투여되어야만 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내 몸은 아직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없음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한달에 달려야 하는 마일리지가 한참 부족하다.
업힐 훈련과 인터벌 훈련 등 고강도 훈련도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
SUB4를 달성하기에 내 몸은 준비가 안됐음을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럼에도 대회 당일의 분위기와 육체를 극한까지 몰아세워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설령 그렇게 해서 기어이 목표를 달성하게 되더라도 몸은 반드시 만신창이가 된다.
나는 그렇게 달성한 기록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번째로 도전했던 하프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육체를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PB를 달성했지만 신발조차 스스로 벗지 못할 정도로 탈진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다시 달릴 수 없었다.
생명을 소모시켜 달렸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나는 선수가 아니다.
그 대회가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한 대회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목표와 기록에 목을 매고 준비되지도 않은 몸을 이끌고 사지를 향해 내달린 것이다.
나는 한계까지 몰아붙인 그 대회를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얻는 결과는 온전한 내 것이 아니다.
충분한 땀을 흘리지 않고 요행을 바라서는 안된다.
이건 단순히 마라톤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삶을 대하는 자세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달콤한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비료와 충분한 햇빛,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그에 상응하는 땀과 노력이 투여되어야만 한다.
상응하는 대가 없이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운이 억세게 좋아서 작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적지 않은 돈을 만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성공과 부를 가질만한 사람인지는 나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 성공은 곧 무너질 모래성이고 바람에 흩어질 먼지에 불과하다.
내가 준비된 만큼만 내 것으로 취할 수 있다.
평소에 러닝하시면서 고찰을 많이 하신 글 같네요. - dc App
러닝을 멘탈관리 차원에서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ㅎㅎ
여기 하프 130 찍고 첫 풀 나가서 330찍고 그러는 미친사람들이 많아서 그렇지 사실 첫 풀에 5시간 안에 완주만해도 엄청난거임
사실 0.1퍼센트의 천재도 있겠지만 다른 운동으로 다져진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런갤문학 추
마지막 문장 핵공감 - dc App
대회때마다 준비에대한 아쉬움이 늘 있더군요. 공감합니다. - dc App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얻는 결과는 온전한 내 것이 아니다.” 저도 운동을 하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 dc App
멋진 성찰입니다. 저도 느끼는게 많은 요즘입니다. - dc App
극한까지 짜내서 얻은 성과도 본인 성과세요. 일어나 신발도 못 벗을 정도로 자신을 내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거같나요?
달리기와 마라톤은 엄연히 다른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신발 벗기도 힘드셨으니 마라톤을 하신게 맞네요 - dc App
달에 150이면 섭4 하기에 충분한 마일리지 아님? - dc App
꾸준히 하고 말했으면 더 멋있었을텐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