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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일단 개추웠다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추웠음


이따금 맞바람이 엄청 불어서 시작 직전까지


바람막이를 입고 뛸지 벗고 뛸지 고민 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안 입고 뛴다는 결정이 맞았지만




살면서 마라톤 대회가 세 번째


하프는 두 번째 뛰는 거라 코스를 평가할 입장은 안되지만


내가 알던 대구답게 길이 시원하게 넓어서 좋았다


어렸을 땐 도로가 쓸데없이 넓은게 쓸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뛰기는 참 좋구나


수만명이 줄을 짓듯 대로에 놓여서


앞으로 그저 뛰면서 전진하는 건 정말 장관이었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죽 살다가


대학 입학하면서 떠난지 십 년이 넘은 대구인데


많이 바뀌어버린 도시 풍경을 보면서 세월을 느끼기도 했다


그와중에 만촌사거리 롯데리아는 아직도 안 망했더라


나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있었던 곳인데... 대체 비결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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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처음으로 참가한 마라톤 대회


왼쪽다리 오금에 통증이 있어서 완주하는 것에 의의를 뒀던 때가


꼭 다섯달 전의 일이었음


내가 갤에다 무릎뒤쪽 아파서 징징댄게 그쯤인데


여기서 추천받은 한의원 다니고 재활 스트레칭 겁나 하면서


회복을 많이 했다 (관악구 한의원 찝어주신 킵킵 님께 감사드림)




다행히 이때 하프 완주이후로 통증은 씻은듯이... 는 아니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근육당김 정도로 나아져서


꾸준히 10km~15km 조깅을 하면서 훈련할 수 있었음


뭔가 첫 하프를 완주하면서 몸이 러닝에 적응해버린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첫 마라톤이 부상이슈가 있을 때 뛰었던 하프다보니


몸상태도 나아지고 훈련 마일리지도 쌓은 지금은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


뭔가 감이 전혀 안잡히는 거임


그래도 2시간 안으로만 들어와보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조깅페이스만 해도 그정도는 충분히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래서 이번에는 초반의 심박수나 페이스 같은 걸 신경쓰지말고


냅다 할 수 있는만큼 뛰어보기로 했음


바람을 맞으면서 뛴 초반 페이스가 좀 빨랐던 것 같은데


그게 꽤 기분좋게 이어서 뛸 수 있는 정도여서 쭉 밀어보기로 했다 그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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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하프 기록에서 거의 삼십분쯤 당겨진 기록이 나왔다


사실 16km 구간에서 이미 한계라는 느낌이 왔지만


왠지 모르게 멈춰지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계속 뛰었어ㅋㅋ




결승선 통과했을 때는 그냥 혼절하기 직전이었음


백퍼센트가 아니라 이백 삼백 퍼센트를 써버린 느낌


오금이고 나발이고 양쪽 다리가 벌겋게 부어서 터질 것 같았는데


극후반에는 그냥 버텨줘 하고 기도를 하면서 뛰었다




갤에 정말 날고 기는 러너들 많은 거 알지만


내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너무 좋은 기록이 나와서 당황스러웠음


하프는 5월쯤에 친구들이랑 한 번 더 나갈 것 같은데


앞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PB란게 원래 그런걸까




아무튼 오늘 강풍이 덮치는 날씨에 수고한 러너들 모두 멋있고 최고고...


부상이나 슬럼프로 고생하는 갤러들도 전보다 더 멋있게


대회를 활주하는 날이 올거라고 나는 알고 있을게




나도 지금은 엄청 무리해서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지만


머잖아 회복하고 나서 또 뛰게 될 날이 벌써 기대된다!


전보다 러닝이 더, 더 좋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