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마라톤 서브3를 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름 후에 애가 태어나서 그 전에 꼭 하고 싶었습니다.


겨우 내 열심히 뛰었지만,

회사일과 아내를 돌보느라 주로 혼자 밤에 야간 연습만 했습니다.

인터벌 등 트랙 포인트 훈련을 못해서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A조 서브3 페메 님들을 따라갔습니다.

37키로까지 따라가고 (시야에 있었지만) 보내드렸네요.

페메의 장점은 스스로 복잡한 시간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믿고 따라가면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오늘같이 바람이 심한 날에는 페메그룹이 바람막이가 되어 준다는 점, 이게 오늘은 정말 컸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몇가지 위기가 있었습니다.


1. 물집

20키로 지점에서 왼쪽 엄지검지 아래쪽에 이물감이 들기 시작했고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발톱 이슈로 조금 큰 사이즈의 신발을 신었는데 발목을 조금 느슨하게 하니 발바닥이 조금씩 쓸렸나봐요.

25키로부터 물집이 올라왔고 고통이 있었지만 그냥 무시했습니다. 근육, 관절통이 아니면 이정도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고통은 어마어마했습니다.


2.쥐

작년 동마, 춘마를 쥐로 말아먹었습니다. 그게 역량 부족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훈련을 해도 엄슴하는 쥐는 공포 그 대상... 

최대한 늦추고 싶어서 크램픽스도 20k에 선제적으로 섭취했지만 27k에 종아리에 찌릿하고 올라오는 기운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본격적인 쥐는 아니라 조심하면서 ‘제발 35k까지만 버텨줘라. 그 이후에는 쥐 올라와도 죽이 되든 가보겠다’라는 심정이었습니다. 준비한 크램픽스를 하나 더 먹었고 다행히 37k 까지 버텼고, 언덕 이후에는 페이스를 늦추면서 쥐 조절을 했습니다.


3. 바람

페메 그룹으로 바람 타격을 최소화했지만, 37k 다리 건널 때 바람 맞으면서 포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쥐는 올라오지 페메는 멀어져가지 힘은 다 떨어져서 헥헥 거리는데 바람 직격타... 

뺨 때리면서 나가았습니다. 37k면 솔직히 너무 아깝잖아요. 이제 1년 간은 풀코스도 못뛸거 같은데...


막판 언덕은 생각보다는 타격이 덜 했습니다.

이미 몸을 질질 끌고 있어서, 크게 느려진 거 같지도 않고요.


골인하고 나서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아내님에게 겨우 허락 받고 내려왔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고 올라간다는 안도감...


저만 오매불망 기다리는 아내님께 찜갈비 한상자 포장해서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런갤러님들. 서브3도 좋지만 가정이 최고입니다.

다들 아내, 부모님께 잘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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