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축하드립니다!


 집 근처라 1시 반에 나가서 짐 맡기고 부스 2시에 열자마다 한번 돌고 집에 와서 쉬었습니다. 이 때 이미 신발이 다 젖었네요. 
 3시 반에 나가서 웜업하려는데 화장실 신호와서 스트레칭만 깔짝 하고 출발했습니다.
 가민 페이스 프로? 써보려고 했는데, 무의식적으로 그냥 시작 눌러버렸습니다. 

 최근 하프인 고구려마라톤 1시간 47분, 선셋은 1시간 40분 언더를 목표로 시작합니다. 부슬부슬 비가 와서 시원한 정도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반부 레이스는 좀 뒤에서 출발했더니 요리조리 피하면서 나아갔습니다. 업힐은 4:50 밑으로만 안 밀리자 계획했는데 너무 오버페이스를 했나봅니다.
 4:40-4:45 정도로 10키로를 뛰었는데 목표기록은 글렀다 생각이 듭니다.

 후반부 레이스는 처절했습니다. 고구려 때는 장경철 느낌이 들고 배도 아프더니, 어제는 그냥 몸이 엉망진창이더군요. 발바닥부터 종아리, 정강이, 무릎, 햄스트링, 엉덩이가 다 땡땡하니 하체가 돌인 것 같았습니다.
 급수대에서는 자원봉사자 학생들 옆에 서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물 맛나게 마셨습니다.
 20키로 쯤이었을까..시간은 17시 40분 정도일 겁니다. 비가 갑자기 미친듯이 쏟아져서 너무 추워서 살려고 빡런하고 싶었는데 다리가 내딛어지지가 않습니다. 1시간 47분으로 고구려와 비슷한 기록을 냈네요.

 운영부분은 장단이 있었습니다.
 장점은 날씨 탓일 수 있지만 행사부스가 넓게 분포되어있어 레이스 종료 후에도 막 몰리진 않았고, 저는 추워서 안 찍고 환복했지만 포토부스도 다양한 테마가 많았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숙련도는 후술하겠지만 그 수가 많아보였습니다. 
 단점은 완주 후 동선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떤 팬클럽과 방송사 인파, 응원단들이 몰려있는데, 그 외의 참가자들만 이동안내를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듯 했습니다. 물과 포카리스웨트 줄은 가히 500미터는 되어보였고, 메달 줄은 행사장을 한바퀴 돌 정도의 줄이 있었습니다. 그 마저도 줄을 다 나아가보니 수령처 쪽은 각 코스별로 메달을 달라는 아우성에 아수라장이더군요.

 공연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참가비가 혜자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DNS하고 공연무대 앞쪽자리 사수하시는 팬분들의 열정에도 놀랐구요. 저희 가족은 참가자들이 관람하는 무대 앞쪽은 못 왔지만, 옆쪽에 마련된 잔디밭에 서서 스크린으로 공연을 짧게 즐기셨다고 하네요.

 MBN 대표님께서 내년 개최의지를 말씀해주셔서 동네 주민으로서는 좋은 일입니다. 운영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많은 참가자들이 좋아할 컨셉의 대회인 것 같습니다.(날씨만 도와준다면?)

 몸이 여기저기 안 좋네요. 완전히 회복하는 기간을 가지고, 욕심을 싹 버린 후에 처음부터 다시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푹 쉬고 런데이를 다시 할까..멧돼지러너처럼 슬로우조깅을 할까..고민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