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는 10km 성애자였다. 논스탑 10km가 인생업적처럼. 내가 속한 그룹에서 잘 없는 스팩이라 더 잘할 이유가 없었다.
늘 여유있게 뛰고 조깅하듯이 뛰고 무리갈 일이 없도록 관리했다.

항상 10km의 벽에 갇히니 동절기에 쉬고 다시 뛰어도 감흥이 없다. 숨도 안차고 땀도 안나는거 같고...

그래서 결심했다.



그래. 하프 할 때가 된거야!!
를 1년 넘게 노래부르다가 어제 드디어 하프도전을 한강에서 처음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근데 많은 것이 결핍되었다.
아침 안먹었죠. 점심 와퍼치즈주니어에 커피라떼 두잔 마셨죠
물 충분히 안먹었죠. 컨디션이 없잖아요!!


근데 나는 자타공인 동네 유명한 개또라이라 게토레이 한 캔 먹고 하프 질주를 시작했다.


잉? 근데 이게 뭐죳?
자전거에 깃발달고 사람들 서있고 뭐 포카리 컵에 물주고 해서 일단 드링킹...

나는 3km 부터 얼떨결에 합류했다..


???
몇키로까지 있는거여....


마지막 가니까 결승선 보이고 포카리 주길래 아싸개꿀하면서 낚아채고 뭐 기념품 주는거 같길래(본인 마라톤대회 안나가봄)

"저 제 러닝코스 하다가 우연히 따라왔는데 저는 사은품 못받나요? 지금 13키로짼데...."

" 네에.. 안되세요 ㅜㅜ"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던 길을 가기로...
다시 여의나루 돌아서 영등포로 가는 길

진짜 아픔이 느껴진다. 무쇠같던 종아리는 계속 알잡힌다고 신호보내지. 뛰어야겠지. 발을 뒤로 최대한 올려서 임시로 풀며 계속 나갔다.

12km까지는 신선하고 재밌었는데. 이상하게 나와의 싸움이 시작
..

그냥 내 종아리 루틴을 믿고, 내일을 포기하며 달렸다.

원점 돌아왔을 때 3km 남았길래 양화대교 왕복도 쳐보고 다시 내려와 달리고 달려 돌아왔더니


하프마라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윗 사이트 기준대로라면 난 상위 10%...

마라톤 대회 가고 싶은 욕구가 갑자기 생겼다.


10km 벽에 막혔던 꼬마는 그의 엄마처럼 한계를 돌파하고 만다.



러닝 후 잘 풀어줬고 그 날 모임 가서 고기를 짐승처럼 흡입하여 단백질 보충했고 그것도 안풀려 볶음밥 흡입함.

오늘 자고 일어났는데 별 이상 없음.
좀 많이 요상한 하프마라톤이었음.


- We knew the world would not be the same, -Robert Oppenhei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