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주의]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 초 고2이던 시절에 러닝을 시작한 런소년? 정도의 사람입니다.

올해는 20살을 맞았고요.


2023년 러닝을 시작해서 월 마일리지 100이나 겨우 채울 정도로 간간히 달렸습니다. 

그러다 하프 마라톤을 나가게 되고 10km 마라톤을 나가게 되고 대회라는 것의 재미를 깨달아 버렸습니다.

수험생활 중간에 풀 마라톤을 준비한다는 건 미친짓이라 생각을 하고 2025년의 대회를 나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첫 성인이 되어서 마침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고 풀 마라톤도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25 오사카 마라톤 접수를 눌러버렸습니다.


제 계획은 이러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출발해 첫 날은 맛있는거 먹고 가볍게 쉰 뒤에


일요일 러닝샵을 돌아다니며 다음날 풀코스에 쓸 용품들을 드래곤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로2 마일리지가 꽉 차 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던 덕분에


메타스피드를 사서 신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에서 비싸게 2달 먼저 살바에 걍 전 날 일본 가서 사서 뛰자라는 살짝은 미친 생각을 해버렸죠 


그래서 전 마라톤 전날 일본 러닝샵을 모두 돌아다녔습니다.





다행히도 스텝 스포츠 오사카 점에 메스파 스카이 엣지(27.5만) 둘 다 있어서 신어보고 스카이가 맞다 생각해 바로 구매해버렸습니다.


싱글렛과 타이즈도 없던 참이라 양말(2만), 아식스 바람막이(6만), 나이키 드라이핏 가성비 타이즈(4만) 하나와 아식스 메타런(4만) 반팔 티셔츠로 구매해버렸습니다.


나쁜자식들 메스파는 텍스프리가 안되더군요... 정확하지 않지만 세금 붙어서 좀 더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까지 저의 오사카 마라톤 벼락치기였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얼른 대회 당일로 넘어가 보죠



저는 아까도 설명했듯이 풀 마라톤이 처음입니다. 그래도 마라톤 참기 기록이 있어서 B그룹에 배정이 되었어요.


제 목표는 340 3:40분 안으로 완주하는 것 이었습니다.




전날 오사카 마라톤 엑스포에다가도 제 의지를 남기고 왔습니다.


B그룹 출발시간이 9:15분 이었고 9시에 라인 마감 이었습니다. 


전 자다가 늦어버리는 대참사를 절대 막고자 싶어 애플워치에 알람을 맞추고 (혼자 갔고 게스트 하우스라 핸드폰 알람을 크게 맞추지 못했습니다.)

5시에 일어나 6시에 오사카 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지하철에 저와 같은 짐 보관 봉투를 가지고 있는 러너들로 가득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시간을 보니 6시 50분 이었습니다.

인증샷 한 컷 찍어주고 



짐 보관소를 이렇게 큰 체육관에 싹 넣었네요 (A,B,C)조 

달리고 돌아와서 이 장소가 정말 증오스럽더라구요. 이따 서술하겠습니다.


ABC 블록은 9시에 닫지만 저는 7시에 나가 버리는 정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버렸습니다.

심지어 위 사진의 복장에 조금 두꺼운 우비 하나만 챙겨가 버리는 바람에 0~1도에 육박하는 날씨에서 덜덜 떨어가며 2시간을 겨우 버텨냈습니다. 

그래서 시작을 B블록 첫 줄에서 하게 되어 뭔가 기분이 좋긴 했습니다. 만약 2026 오사카 마라톤을 나가신다면 꼭 제발 버리는 옷을 많이 챙겨가서 온도 유지 잘하시는 걸 강요드립니다.

핸드폰을 들고 뛰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사진은 없는게 아쉽네요.


뛰기 시작했을 땐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꿈이 같은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곳을 향해 뛰어가는 그 기분이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1~10Km구간

저는 목표했던 대로 450~510 사이로 심박수 160대를 맞춰 뛰기 시작했습니다.

10키로까지는 정말 재밌게 뛰었습니다. 정말 잘 뛰시는 분들은 휙휙 지나가고 오버페이스의 유혹에 사로 잡히는 구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무리하면 안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가는게 힘들었던 1~10KM 구간 이었습니다.


8키로 갑자기 430페이스으로 빨라졌을 때 워치를 보고 놀라 바로 정상화 시키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죠.



11~20Km 구간

11~20Km 구간은 저에게 희망을 주는 구간이었습니다. 페이스도 나쁘지 않게 맞춰서 뛰고 있고
마음속으로는 'X 발 벌써 반이나 와간다고?' 라는 생각을 되뇌며 자기 최면을 걸고 있었죠

그리고 이 구간이 풍경이 제일 멋진 구간 이었습니다. 오사카 라면 꼭 가는 신사이바시, 도톤보리를 지나 오사카 교세라돔도 보이더군요.


하나의 장관이었던 건 12Km구간 부터 프로, 마스터즈 선수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구간이었는데 마치 자전거 대회의 펠로톤을 형성해서 빠르게 뛰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더라구요.


21~30km구간

 21~30KM 구간 부터 고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뛰며 고가도로 밑을 지나가고 있을 때 눈 앞으로 하얀 것들이 쏟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눈이었습니다.....


20키로 초반 이때는 정말 무의식의 경지로 들어가기 일보 직전 이었지만 24키로 갑자기 느려지기 시작한 때가 아마 눈이 오는 시기 였을 겁니다.

눈이 오고 체온이 떨어지다 보니 갑작스럽게 왼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전 왼손으로 허벅지를 때려가며 남은 15키로 가량을 버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30~42km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사카 마라톤은 오사카 시내를 뛰는 마라톤으로 32km 구간에 업힐이 딱 하나 있습니다.

 풀 마라톤 중 벽을 느끼는 것을 사점이라고 하지요. 이 업힐과 함께 사점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33km구간 05:27초가 찍힌 것은 말 그대로 20초 정도 쉬었기 때문입니다. ㅠㅠ

 가만히 멈춰서 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멘탈이 많이 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사진을 잘 보시면 37km까지 찍혀있는걸 볼 수 있죠.. 네 애플워치 배터리가 나가고야 말았습니다. ㅠㅠ



마지막 5km에서 페이스가 완전히 떨어져 걷고 뛰고를 반복한 뒤에 3시간 37분 02초로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목표한 3시간 40분 이내 완주를 달성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죠..

4"58분 페이스 유지를 잘 했다면 330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밑의 사진은 구간별 기록과 마지막 기록증입니다.





대회를 끝내고 난 뒤에는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쉬운 코스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이라는 벽은 정말 높고 서브3는 참 먼 기록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네요..


전 여타 다른 풀코스 대회를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인 제 입장에서 말씀드린다 라는 것을 설명드리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에 대해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회를 마치면 500m정도 가볍게 걸어가서 메달과 빅 타올 여러가지 간식, 음료를 보급해주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1km가량 거리의 짐 보관 체육관에 가기 위해선 정말 긴 줄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주로에서도 겪지 못한 병목을 짐을 찾으며 겪고 말았습니다. 체육관 입구 전부터 줄이 늘어져 있어 겨우 체육관으로 들어갔지만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A,B,C 그룹이 한 곳에 섞여있는 상황이었는데 A그룹의 짐은 비교적 앞 쪽에 있었던 탓에 짐을 빠르게 수령하고 나가는 모습이었지만 B그룹에 대한 안내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A그룹 짐 수령이 다 끝나고 난 뒤 B그룹의 짐을 주겠다 말한 시점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위에 짐 보관 체육관 사진을 첨부 했는데 저 앞쪽 테이블에서 자기의 레이싱 빕(배번표)를 흔들며 제발 제 짐을 찾아주세요 애원하는 지경에 이르렀죠

앞쪽에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저는 정말 빨리 나온편 이었지만 1시에 레이스를 끝내고 3시에 체육관을 빠져나왔네요. 다음 오사카 마라톤을 참여할 때면 최우선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네요.


그래도 저는 나머지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몇 년 뒤에 기회가 된다면 오사카 마라톤 꼭 다시 뛰고 싶습니다.

너무 글이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많은 감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러닝 생활을 응원하며 글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