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론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분이 써놨던 글입니다.

아날로그를 좋아하다보니 한글파일로 저장해서 인쇄해서 읽었는데, 어느날 이론왕님이 글을 지우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던 글을 올렸는데 누군가 '잊혀질 권리'를 이야기하셔서 지웠었습니다.

그게 벌써 약 1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올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아, 그리고 이 훈련 덕에 '런청년' 구간을 졸업했습니다. 이론왕님께 감사합니다.

혹시 다음 구간 훈련법 글 가지고 있는분들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10km 45~40분 러너 훈련

이 글은 10k 45분 안에 뛸 수 있는 런청년들을 위한 글이니 런린이, 런소년들은 이전글을 보고 본인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훈련을 하는게 더 좋을거라고 봐. 가장 중요한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니까 너무 기록 향상에 얽매여서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10k 45분 쯤 뛴다면 동네에서 자기 보다 잘 뛰는 사람을 보기 힘들거야. 달리기에 대한 재미가 극에 달할 때인데 안타깝게도 이 런청년 구간(10k 45~ 39) 에서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그만둬. 왜냐면 이 때가 딱 기록이 정체되는 구간이거든. 물론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계속 조깅만 해도 분명 기록은 상승하지만 이 때부터는 빨리 달리기 시작하면 하체는 멀쩡한데 숨이 차서 잘 못달리는 느낌이 들거야. 그래서 지금부터는 LT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에 새로운 자극을 줄 필요가 있어. Running economy, LT, Vo2Max 가 무엇인지는 내 첫 글을 참고하면 될 거야.

사실 LT 트레이닝이라고 해서 별 다를 건 없어. 앞 글에서 말했듯이 런린이는 조깅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조깅을 해도 지속주 훈련을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했지. 차이가 있다면 조깅에서 페이스를 억지로 낮추고 천천히 길게 뛰려고 노력했다면, LT 트레이닝에서는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페이스를 올리고, 짧고 강하게 뛰게 되는거야. 여기서 LT 트레이닝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말이 나왔는데 바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거야. 코스에 따라 페이스에 어느정도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자기가 그 페이스를 분명히 컨트롤 하고 있어야 해. 예를 들면 오늘 8k 를 뛰려고 했는데 5k 뛰고 힘들어서 마지막에 짧게 질주하고 끝낸 경우, 4:45 페이스로 8k 를 뛰려고 했는데 4:45 페이스로 시작해서 5:00 페이스로 페이스가 밀리면서 끝난 경우 모두 실패한 훈련이야. 특히 페이스가 밀리면서 끝나는 LT 트레이닝은 하면 절대 하면 안돼.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어마어마 하고 그렇게 훈련해서 기록이 향상되지도 않아. 반드시 페이스를 유지하거나 또는 페이스가 올라가면서 끝나야 돼. 예를 들어 4:45 페이스로 밀다가 마지막에 속도를 조금 올려서 4:40 페이스로 마무리 하는 경우 바람직한 훈련을 했다고 할 수 있겠지.

만약에 오늘 컨디션이 별로라서 설정된 페이스가 계속 밀린다. 원래는 할 수 있는 훈련이라 자존심은 상하겠지만 바로 훈련을 포기하고 남은 구간 페이스를 확 낮춰서 조깅을 하면서 마무리 하는게 바람직해. 내가 이전 글에서 계속 10k TT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말한 것도, 런린이, 런소년들은 10k TT 를 하는 동안 자신의 페이스를 컨트롤 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래. 이상적인 레이싱 전략이라면 전반부 5k 와 후반부 5k 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1k 는 조금 느리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페이스가 빨라져야 하는데 이게 되는 사람은 거의 없어. 99%는 첫 1k를 엄청 빨리 뛰고, 후반부 7-9k 구간 기록이 제일 느려. 이럴 경우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정말 크기 때문에 되도록 하지 말라고 했던거야. 그러니까 지속주 페이스는 자기가 힘들지만 확실히 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페이스로 설정해야 하고, 자기 페이스를 자기가 확실히 컨트롤 하면서 뛰는게 바람직해.

그리고 이 때 부터는 자신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시계를 하나 사는게 좋은거 같아. 20만원 안쪽으로 가민 포러너 55 같은 모델을 살 수 있으니 한 번 고려해 봐. 핸드폰을 들고 뛰면 자기 페이스를 확인하는데 불편함이 있고, LT 트레이닝 훈련상 자기 페이스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럴 때 스포츠 워치가 있으면 정말 편하게 운동할 수 있어.

2. LT(젖산역치)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 (20%)

1) 지속주(템포런) (10k PB 페이스 +0:20)

원래 지속주 보다 템포런이 더 빠른 페이스로 진행하는 훈련인데 그냥 용어를 혼용해서 쓰는거 같아. 둘이 똑같다고 봐도 될듯? 지속주는 젖산역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계속 같은 페이스로 뛰는 훈련이야. 지속주 거리는 무슨 대회를 준비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 10k 를 준비하는 사람의 지속주는 5k가 될 수도 있고, 8k 가 될 수도 있겠고, 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은 15k 부터 30k 까지 좀 긴 지속주를 수행할 수도 있겠지. 보통은 목표 거리의 70% 근처 까지는 지속주를 하는 것 같아. 처음에는 짧은 거리부터 뛰기 시작해서 지속주 거리를 조금씩 늘려나가 보자. 속도를 올리는 것 보다는 거리를 늘리는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됨.

10k PB 페이스가 4:30 인 사람은 4:50 정도로, 5k 부터 시작해서 8k 까지 거리를 늘려보자. 지속주 페이스는 인터넷에 더 정확하고 섬세한? 훈련 페이스 계산기가 있으니까 그거 참고하면 될 거 같아. 그리고 지속주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빠르면 안된다는거야. 내가 10k 4:30 으로 뛸 수 있는데 4:50 으로 8k 를 뛰는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거야. 근데 그게 맞아. 특히 지속주 하다보면 몸이 풀려서 점점 빨라지는데, 물론 페이스가 약간 올라가면서 끝나는 훈련은 바람직하지만 몸에 과도하게 무리가 가서는 안돼..

2) 페이스주 (대회 목표 페이스)

페이스주 훈련은 대회 페이스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이기 때문에 자기가 참가하려는 대회 페이스를 목표 페이스로 잡고 뛰는 훈련이야. 그래서 당연히 지속주 보다는 짧은 거리를 수행하는게 바람직해(페이스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 계속 같은 페이스로 진행하는 페이스주 훈련을 많이 하다보면 시계를 보지 않아도 내가 어느정도 페이스로 뛰고 있는지 느낌이 온다. 말 그대로 대회 또는 TT 에 적합한 몸을 만드는 훈련이기 때문에 꼭 해야할 필요는 없어. 다만 자기가 5k 20:00 이라거나 10k 40:00 같은 특정 기록을 꼭 달성하고 싶을 때, 그 보다 짧은 거리를 목표 페이스(여기선 4:00 페이스가 되겠지)로 쭉 미는 연습을 할 때 좋아. 그렇게 거리를 조금씩 늘려나가다가 목표 거리까지 같은 페이스로 쭉 밀어보는거지. 여기서도 중요한게 페이스가 밀리면 안된다는거야. 페이스주 훈련인데 페이스가 밀리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훈련이니 거기서 운동을 포기하고 조깅을 하자.

3) 빌드업 (Progression run)

빌드업 훈련은 처음에는 느린 페이스로 시작해서, 매 구간 마다 페이스를 올려서 마지막에 가장 빠른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이야. 10k 빌드업을 한다고 하면 처음 1k5:30 페이스로 시작을 하고, km 마다 페이스를 조금씩 올려서 마지막 10k 4:30 으로 들어오도록 빌드업 훈련을 할 수 있지. 페이스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자기 마음이고, 다만 페이스가 점점 빨라져야 한다는거야. 구체적인 페이스 설정 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나와있으니 그거 참고하면 될거야. 원래 빌드업 훈련은 트랙에서 하는게 좋은데 일단은 페이스가 조금씩 올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도로에서 페이스를 조금씩 올리면서 빌드업 훈련을 해보자. 페이스가 올라가기만 하면 어느정도 오차는 크게 신경 안써도 돼.

4) 파틀렉

파틀렉 훈련은 달리는 도중에 페이스를 자유롭게 바꾸면서 뛰는 훈련이야. 시간을 정해놓고 조금 빠른 페이스로 1분을 뛰고, 조금 느린 페이스로 3분을 뛰면서 계속 반복할 수도 있고아니면 코스에 언덕과 내리막에 섞여 있다면 언덕에서 조금 빨리 뛰어주다가 내리막과 평지에서는 조금 천천히 뛰면서 회복하는 훈련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 말 그대로 자유로운 훈련이니까 부담감 없이 편하면 끌리는대로 하면 돼. 이 파틀렉도 마찬가지로 페이스가 밀리면 몸에 데미지가 많이 쌓이니까 몸이 퍼질 정도로 빡세게 할 필요는 없어. 그냥 계속 같은 페이스로 뛰면 심심하니까 자유롭게 가끔 자극을 주는 것일 뿐이야.

5) 변속주

변속주는 파틀렉과 비슷하지만 파틀렉이 자유롭게 페이스를 변경한다면 변속주는 정확한 페이스를 설정해 놓고 그 페이스를 따라 뛰는 훈련이야. 그래서 되도록 트랙에서 수행하는게 좋아(이건 모든 훈련이 마찬가지지만). 변속주는 LT 훈련 중 인기 있고, 많이 하는 훈련은 아니기 때문에 트랙에서 변속주를 수행할 정도면 자기에게 적합한 페이스는 감으로라도 설정할 수 있을거야.

6) 크로스컨트리

크로스컨트리는 들판, 초원, 언덕 같은 곳에서 뛰는 훈련인데, 한국에서는 장소의 한계상 많이 수행되는 훈련은 아니야. 근데 케냐나 에티오피아 같은 곳에서는 정말 인기가 많은 훈련이고, 또 그 효과가 좋은 훈련이야. 들판, 초원의 특징상 풀밭이나 푹신한 흙 위를 뛰게 되는데 이러면 당연하게도 아스팔트나 우레탄 보다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훨씬 적어. 또한 아스팔트와 우레탄과 달리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파져있고, 평지는 거의 없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착지법을 모두 익힐 수 있어. 예를 들면 언덕에서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포어풋 착지 비중이 올라가게 되고, 내리막에서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리어풋 착지 비중이 올라가게 되지. 또한 다양한 지형에서 뛰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세를 찾아갈 수 있어. 다양한 지형을 밟으면서 다양한 근육들이 고루 발달하게 되는거야. 개인적으로는 쭉 뻗은 한강변에서 뛰는 거 보다는 크로스컨트리를 하는게 여러모로 우월하다고 봐. 나무가 많은 곳에서 뛴다면 여름에 피부도 보호할 수 있고,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도 방지해주고 상당히 좋은 훈련이지. 근데 역시 문제는 이걸 즐길 장소가 많이 없어.. 물론 크로스컨트리도 단점은 있는데 발목안정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하체가 쉽게 털리는 런린이들은 발목을 쉽게 삘 수 있고, 돌부리나 나무뿌리에 걸려서 넘어져서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

7) 언덕훈련 및 계단훈련

언덕훈련이나 계단훈련도 LT 트레이닝 중 하나로 포함시키더라고. 언덕훈련이나 계단훈련이 의외로 엄청나게 힘들지만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생각 보다 적다. 왜냐면 이런 훈련들은 속도를 많이 낼 수 없고, 근육에 부하가 많이 가기 때문에 착지에서 오는 충격이 크지가 않아. 결정적으로 힘들어서 오래 수행하지도 못해. 언덕과 계단은 하체 근력 단련에 특히 좋아. 이 훈련만으로 LT 트레이닝의 효과를 모두 볼 수는 없지만 하체 근력 향상 측면에서는 이 두 훈련을 따라올 훈련이 많지 않을거야. 그만큼 하체에 부하가 많이 오는 운동이면서, 몸에 부담이 많이 가지 않으니까 가끔씩 수행해 볼만 해. 언덕훈련이나 계단훈련 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있으니까 그거 참고하면 될거야. 참고로 언덕을 오랫동안 뛸 필요는 없고, 100m 이내의 짧은 언덕을 언덕 질주 + 내리막 조깅 섞어서 여러번 수행해주면 될거야. 언덕훈련 하다보면 자세가 무너질 수 있는데 자세 무너지지 않게 신경 써주면서 해야 해. 특히 계단훈련은 하다보면 정신이 오락가락 해져서 발을 헛디딜 위험이 크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 하고.

Running economy 향상을 위한 근-본 훈련이 조깅이라면, LT 향상을 위한 근-본 훈련은 지속주라고 할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뭘 할지 모르겠으면, 일단 지속주를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게 좋아. 개인적으로는 지속주, 빌드업 정도가 막 런청년 단계에 진입한 사람들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훈련이라고 생각해. 이 두 훈련이 지루해지고, 다른 훈련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훈련을 시도해봐도 좋을거야.

역시 지금은 Vo2Max 향상을 위한 스피드 트레이닝이 필요 없는 구간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나중에 훈련프로그램을 짜게 된다면 LT 트레이닝 비중은 주 마일리지의 20% 정도가 되는 것이 적합해. 빨리만 뛴다고 기록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LT 트레이닝을 굳이 많이 할 필요는 없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에서 주 1회 정도면 충분할거야.

뇌피셜로 런청년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줄게.

: 템포 조깅 7k

: 3k TT

: 조깅 10k

: 휴식(3k)

: LT 트레이닝(빌드업)

: 조깅 15k +

: 휴식(3k)

조깅을 지금까지 꾸준히 했다면 이제 본연의 의미의 조깅이 되면서 조깅만으로는 몸에 큰 데미지가 쌓이지 않을거야. 억지로 1주일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짰는데, 만약 금요일 TT 이후 토요일에 장거리 조깅을 수행 못할 것 같다 하면 토요일에 휴식을 하고, 일요일에 장거리 조깅을 뛰어도 괜찮겠지? 프로그램은 자기 몸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변화하면 돼. 역시나 2주에 한번씩 3k TT 대신 5k TT를 해보는 걸 추천하고, 10k TT 는 한 달에 한번 정도만 해보는게 적절하다고 생각돼. 사실 TT 란게 몸에 굉장히 큰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자주 시행하는건 별로야. 아 그리고 2~1달에 한번씩 20k+ 되는 장거리 LSD를 수행해주면 좋아. 장거리를 천천히 뛰면 단거리도 빨라진다. 속는 셈 치고 한번 믿어봐.

다음 목표는 10k 39분이야. 10k 39분이 될 때 까지는 지금까지 알아본 훈련 이외 다른 훈련들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누구나 여기 나온 훈련만으로 38분대에 진입할 수 있고, 지금 그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면 절대적인 스피드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젖산역치가 낮은 상태라서 그런 것이므로 스피드 훈련을 할 이유가 없어. 스피드 훈련 없이 지속주만으로도 10k 35분대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에 지속주를 열심히 해주면 돼. 10k 38분대로 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운동은 뭐다? 조깅이다! LT 트레이닝에 관련된 글을 써서 낚일 것 같아 말해주는데 역시 그래도 조깅이 가장 중요해. LT 트레이닝은 1주일에 한번씩 몸에 자극을 주기 위해 곁들여주는 것이니까 잊지 말고 조깅을 하자. 조깅을 지속주 처럼 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뛰어주면서 다음에 있을 강도 높은 훈련을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