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마 완주하고 집에 오자마자 기절한 뒤에 

레이스와 응원 열기가 뇌리에 아직 남아 있아서 식기 전에 후기를 끄적끄적해 봅니다.


================================================================


① 자신에게 만족할 레이스 → 조금은 욕심을



올해 풀코스의 목표는 '자신이 만족할 정도로 안 지치고 풀코스 완주' 였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면서 걷지 않고 끝까지 기분좋게 완주한다. 기록에 매달리지 않는다.


평소에 생활에 러닝을 접목시켜서 건강도 챙기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면, 그것만으로 좋잖아? 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시간 관리에 신경쓴다던가,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던가, 체력이 늘어났다던가 하는 변화가 많은 자양분이 되었어요 )



하지만, 이번 제마에는 조금 다른 생각으로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대회 후기를 읽어보니, 대략 '평소에는 보수적으로 달리는 편이지만, 큰 대회는 욕심을 내도 좋잖아?'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큼의 노력과 기록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조금은 더 PB란 숫자의 유혹에 탐욕을 부려도 되잖아?


그런 마음이 주가 되어서 이번 제마를 설렘과 함께 준비했던 거 같습니다. 



이전에 3시간 36분대의 기록이었기 때문에, 서브 330을 노려 보았습니다.


================================================================


② 준비 - 코스 확인, 업힐 연습, 마일리지, 뉴트리션, 화장실 등등



+ 코스 - 책자나 인스타그램에 코스도는 나와 있었지만, 고저도가 없어서 이곳 런갤과 웹서핑 등으로 고저도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웹서핑 중 각 구간별로 고저도 및 전략 준비한 표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


급격한 업힐은 없지만, 11.5km 의 오르막, 후반부 39~41.5km 의 오르막은 주의해서 체력 안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후반부는 작은 업힐이라도 과부하가 걸린 다리로는 꽤 힘들기 때문에, 머릿속에 후반 체력을 남겨야 겠다.. 싶었어요.



+ 업힐 연습 - 여름에 거리 / 더위 문제상 남산은 새벽에 올빼미 버스 타고 두어번 정도 가고,

 

 주변에 업힐 연습으로 적당한 곳이 있어서 평소 러닝 코스에 끼워서 두어바퀴 돌고 복귀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24년에 안동 마라톤 풀코스 후 춘천 마라톤을 뛰니 언덕 예방주사로는 제격이라서,

 

 이번에도 강한 고각으로 어느정도 두들겨 맞으면 괜찮겠지.. 싶은 계산도 깔려 있었습니다.





+ 마일리지 / LSD - 7월 300km | 8월 296km | 9월 206km | 10월 180km



비가 오거나 개인 사정상 못 뛰게 될 경우를 제외하고 습관적으로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적은 거리라도 뛰려고 했습니다. 결국은 작게라도 생활의 패턴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LSD는 이전에 비해서 30km 를 조금 더 가져갔는데, 막판에 DNF를 많이 겪었지만


긴 레이스 중에 오는 '포기하면 편해' 유혹을 많이 겪어본 것이 큰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철원 풀코스로 실전 거리 연습.



+ 뉴트리션 / 화장실 - 대회전 아미노바이탈, 에너지젤 4포 + 복숭아/사과 젤리 각 1개, 화장실 대회 전 5번 (...)




이전 철원 때 보급이 적다고 해 주시는 분도 있었고, 젤2포+고구마 말랭이 하나는 너무 적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좀 넉넉히 준비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젤리(편의점표 900원 짜리 큰 거)는 수분이 많고 당도도 있어서 평소에 종종 씁니다.

( 단 부피가 조금 큼 + 약간 흠집을 내서 벗기기 좋게 만들어야 함 + 종이 포장이라 장거리시 땀에 젖어서 비닐팩 필요 )


급수대에 맞춰 5 / 10(젤리) / 15 / 20(젤리) / 25 / 30(에너지젤 배부) / 35 / 버틴다! 로 보급하려고 했습니다만..


에너지젤 2포 / 젤리 하나만 소모했네요. 자원 봉사 / 응원 / 물품 지원하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샤인머스켓 레몬 꿀스틱 콜라 초코파이 잘 먹었습니다 ^-^)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일주일 전부터 평소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경우가 생겨서,


대회날 새벽에 유산균 드링킹 (야근이라 밤샘..) + 가기전 화장실 3번 (비데 좋네요)

+ 가는 도중 건물 화장실에서 1회 + 대회장에서 1회 도합 5번을 갔습니다만...


결국 5km 지나서 한번 더 가고 3분 정도 까먹었네요. 나중에 기록을 보고 더 줄일 수 있었는데... 라고 생각해서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화장실 덕에 후반 잘 밀었다고 생각하자)


================================================================


③ 레이스 중 생각


1. 짐 맡기기 전에도 많았지만, 스타트 라인의 다리에서 보는 사람이 너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큰 대회는 큰 대회구나.. 싶었던 느낌을 출발 전 부터 받았네요.


2. 땅 하고 출발하는데, 출발 라인에 우비 등 체온 보존품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고 위험하지 않나? 했네요.

   조심해서 시작점을 나아갔는데, 미끄러져 다친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초반부 병목은 어쩔 수 없는 구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그곳 빼면 병목현상 구간은 없었어요.


4. 자원봉사자 분들 파이팅 넘치는 응원 너무 감사합니다.

   스펀지 직접 내밀어 주시면서, 물을 권하며, 목이 터져라 응원해 주신 자봉분들 고마웠습니다.


5. 거리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보급품 나누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손바닥 제일 많이 친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애기들 손바닥 응원 너무 귀엽고 고마웠어요~

   보급이 많아서 후반부는 뭐 안 가져와도 될 정도... 많이 얻어 먹었는데 특히 레몬 효과 제대로 봤네요. 정신이 번쩍~

   비법 물약(?)은 한번 정도 얻어먹어 볼 걸 그랬네요.


6. 각종 코스프레 하신 분도 종종 봤는데, 농구공 드리블 하시며 가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가장 충격적었습니다 (심지어 빠름..)


7. 19km에서 순간 오른발을 접지를 뻔했지만 다행히 자세를 바로잡음.. 나름 위기였습니다. 


8. 후반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신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중간중간 주문을 걸었습니다.

  ' 나는 이 레이스에서 지지 않는다 ', ' 살아가면서 이 정도의 힘듬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 ', 

  ' 더한 언덕도 넘어 보았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 등등. 후반부에 거리 응원과 함께 마음을 다잡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9. 30km 데드 포인트를 인지하고 잠실대교를 넘어 섰는데, 조금 지친 느낌이 다리에 있었지만 잘 나갈 수 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10. 3:30 페이서를 보는 순간. '어 330 나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느낌과 함께 따라가 보자 하는 생각으로 조금씩 간격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11. 40km 넘어서면서 330 페이서분 앞에서 나아가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점점 처지는 것을 뒤에서 밀어 주어서 기운 낼 수 있었습니다.

  ( 아마도 위치상 페이서 분이 밀어주신 거 같은데, 덕분에 마지막에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


12. 마지막 좌회전 후 저 멀리 골아치가 보이면서, 왠지 모르게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 느낌과 함께 다 왔다라는 생각.

    그리고 이 레이스가 드디어 끝나서 아쉽네 라는 생각이 뒤범벅되면서 두팔 벌려 피니시.


13. 짐 찾고 간식 받고 옷갈아 입는 추가 코스는 너무 길었습니다.


어쨌든... 서브 330 달성 !!












춥고 사진줄은 길어서 홍보로 나온 알룰로스랑 물티슈만 후딱 챙기고 빠른 귀가. 그리고 집에 가서 기절하고 글을 남깁니다. 


================================================================


④ Race Is Over, now and forever





골 아치를 통과하고 비틀거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기록이란 개인적인 욕심을 만족스럽게 채우고, 그 과정에서 쉬지 않고 '끝까지 걷지 않았다'.


많은 풀코스를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마음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대회였어요.


비단 자신의 기록이 전부가 아닌, 모든 면에서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러너분들 / 자원봉사자분들 /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