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직장인 마라토너 고구마백만개 조현욱입니다.

첫사진 속 어떤 인물이 다소 충격적이죠?


인천대회 풀코스 248 후기를 곁들여

제 러닝 입문과정과 현재 느끼는 여러생각들을 정리하여 1편과 2편으로 나눠서 올려보려 합니다.

"참고로 내용이 매우 깁니다."

보는 이에 따라 매우 지루할 수도 있으니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에 담긴 어느 뚱뚱한 러너의 10k 67분에 담긴 에피소드는 2편에 담아보려 합니다.


시작합니다.



인천대회 당일이 밝았습니다.

저는 수원에서 첫차를 타고 인천1호선으로 환승하여 문학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수도권 대중교통 접근성은 100점입니다.

문학역 올라가는 계단에서 마치 제마출격전 상암입성을 연상케 하는 비장한 느낌과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미세먼지는 심했지만 기온과 습도 그리고 적당한 구름까지... 기록을 추구한다면 절대 핑계를 댈수 없는 날씨임을 온몸으로 직감했습니다.

원래는 제 멘토스승님 가족분들과 함께 동행하기로 했는데 최근 큰대회 앞두고 장컨디션이 예민해서 혼자 출발하여 준비 및 물품을 맡기고 주변서 3k가량 웜업을 진행했습니다.

상주 풀코스 이후 일주일만의 연풀이지만 공주 경주 춘천 상주 등 4연풀 섭3 도장깨기 심리적 초과보상을 받고 있는것인지 몸도 가볍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8시경 입니다.

서둘러 스타트 라인으로 이동하여 스승님과 현 기아 최고의 에이스러너 김윤호 선수를 찾기로 합니다.

E그룹부터 시작하여 A그룹까지 조깅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유독 한쪽에 모여계시는 B그룹 선수들을 목격했습니다. 온몸에서 비장함과 진지한 아우라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A그룹 주변서 스승님과 김윤호 선수를 만났습니다.

제 스승님은 김정모님으로 서브3만 227번째 완주하신 레전드 대고수님이십니다. 저번 제마에서 최근까지 괴롭히던 햄스트링 부상을 이겨내고 서브3로 완주 하셨습니다.

이렇게 같은 그룹인지라 굳이 서로 약속하지 않아도 스타트전 만날수 있다는 점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동지애를 느낍니다.

김선수와 오늘 날씨와 서로의 전략을 나눠봅니다.

인천코스 특성상 초중반 평탄하지만 직선주로가 길고 지루한 특징과 맞바람이 심하고 후반부 끝판대장 업힐을 생각해 초반에 바짝 당겨놓는 포지티브로 가기로 정합니다.

네... 물론 매우 무모한 전략이지만 어차피 누구나 이런 업힐은 후반부에 퍼집니다. 하지만 준비되어 있다면 덜 퍼집니다. 단순하게 가기로 합니다. 결과는 성공했습니다.

시간이 가까워지니 여러 사람들과 인사하며 들어오시는 250페이서 김영주님도 눈 앞에서 뵐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뵙는건 처음인데 정말 남성미 넘치시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든든함이 느껴졌습니다.

또 붙임성 좋고 발이 넓은 김윤호선수 덕에 남궁영선님, 귀칼 탄지로 코스프레를 하신 여러 대고수님들과 인사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주고 받을수 있었습니다.

저멀리 런갤서 유명하신 대고수러너 처리님도 계신걸 목격했지만 이동하여 인사를 나누기엔 스타트가 어느새 60초전..

머릿속 여러생각들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인파에 휩쓸리며 올해 마지막 인천마라톤이 시작됬습니다.

첫 1k를 353으로 끊었습니다. 목표했던 초중반 355 페이스를 끌고 가기엔 무리없다 느낍니다.

9k 이후 앞서가던 김선수가 포인트내 간이화장실로 직행합니다. 스타트 라인서 얘기하던 불상사가 발생한 듯 합니다. 풀코스 특성상 레이스 중 생기는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에 한순간 동물적 판단이 많은것을 좌우 합니다.

11k쯤 화장실을 다녀온 김선수가 저를 추월해 갑니다. 젊지만 2014년부터 입문한 베테랑 고인물인 김고수는 불상사 대처도 확실히 다릅니다. 그와중 선두권 레이스팩과 합류도 하며 동반주도 합니다. 맞바람에 대한 대응도 수준급입니다.

저 멀리 워터프론트가 보입니다. 미래도시 송도의 마천루들을 바라보니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주로에서 아빠와 구경 나온 아이들을 만납니다. 순간 자고있을 우리 아들이 생각나 같이 하이파이브도 해줍니다.

15k 이후 턴하여 다시 돌아가는 길 맞바람을 여실히 느낍니다. 주변에 팩으로 함께 갈 동료 선수분들이 딱히 없습니다. 같이 가려해도 저보다 페이스가 빠릅니다. 여기서 몇초 당기면 후반부 완전한 오버페이스 입니다. 그냥 오로지 혼자 맞바람 다 맞으며 갑니다.

다시 또 길고 지루한 직선주로입니다. 25k 이후 공단쪽에 진입하니 맞바람과 더불어 페이스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합니다. 35k까지는 최대한 밀어보려 했는데 최근 연풀의 데미지 탓인지 쉽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400이내로 유지하는것으로 전략을 수정하여 레이스를 이어갑니다.

2차 반환이후 맞은편서 방구석운동가디어님을 만납니다. 더현대 서하마 레이스팩 오픈 첫날 뵛는데 레이스중에도 뵈니 이것또한 묘합니다. 참고로 디어님은 실물이 훨씬 미남이십니다. 동선상 친지분 결혼식 시간과 이동을 고려해 멈추신 듯 합니다. 인사를 드리고 레이스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곧바로 맞은편서 김정모 스승님도 만나 응원을 주고 받았습니다. 거리와 시간을 유추해보니 중반쯤 햄스트링에 다시이상이 오신건가... 괜스레 걱정도 들었습니다.

35k 전 신연수역 인근 응원 나오신 기아마라톤 사무장님을 만납니다. 업힐 고지전을 앞두고 큰힘이 되었습니다. 세진이형 고마워요! ㅎㅎ 인천터미널 가기전 도로 통제로 차들이 엄청나게 밀려있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와중에도 창문까지 내려 목청껏 응원해주시는 한 시민분이 계셨습니다... 가슴속에서 알수없는 뜨거운 인류애를 느끼며 끝판대장 언덕을 맞이 합니다.

마치 아이유 3단고음을 연상케 하는 계단식 업힐에 순간 헛 웃음이 나왔지만 안동과 여수 그리고 일주일전 상주 경천대 업힐을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란 마음으로 밀고갑니다. 마인드 컨트롤이 잘된 탓인지 425이내로 업힐 방어에 성공합니다.

시청부근 반환하여 돌아가는 김윤호 선수를 만났습니다. 뜨거운 응원을 나누며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주변 시민분들께 많은 박수를 받으며 레이스를 이어갑니다. 반환후 다운힐이지만 이미 털린 다리는 생각만큼 속도가 붙지 않더군요.

마지막 문학 진입전 시계를 보니 여기서 더 밀리면 까딱하면 249도 힘들어 보이겠단 판단이 섰습니다.

소리 지르며 할수있다를 크게 외치며 마지막 업힐에 모든걸 걸어보며 지나 온 레이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올해초 장경인대로 고생했지만 결국 이겨낸 기억
공주의 폭우속에서도 서브3로 자신감을 찾은 기억
경주의 249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점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그 열망 하나로 모든걸 쏟아내며 경기장에 진입했습니다.

와... 거의 한바퀴 가까이 돌아야 피니시라는걸 진입하고 알았는데;; 그와중 진입하자마자 제 와이프와 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둘다 저를보고 소리를 지르고 응원해주는데 또 그사이 저를 발견한 목마교 황대장님께서 급하게 카메라를 켜시고 뛰어오시며 단독샷을 아주 길게 찍어주십니다.



목마교 특전사 황대장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단결!

그렇게 2시간 47에서 48로 바뀌는 숫자를 보며 2시간 48분 12초로 인천에서 제 올해 마지막 레이스를 PB로 완주하였습니다. 내년 245를 향한 청신호를 확인하며 올한해 유종의 미를 성공적으로 거둘수 있었습니다.


피니시에서 먼저 완주한 김윤호선수와 포옹하고 악수하며 뜨거운 동지애와 기쁨을 다시한번 나눌수 있었고 같이 사진도 찍으며 오늘의 레이스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돌아보면  글로 다 써내려가지 못할만큼 2시간 48분 동안 참 많은 서사들이 있었습니다.


대회때마다 끝까지 남아 봉사해 주시는 자봉님들

안전을 위해 도로에서 통제해 주시는 요원분들

긴 시간 이름 모를 선수들을 위해 사진과 영상등 서사를 만들어주시는 작가님들과 유튜버분들

불편을 감수하며 대회를 위해 협조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수많은 시민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덕분에 인천에서 좋은 레이스를 할수 있었습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2편 비만러너 후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