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에 빡런이라고 썼지만 섭3, 싱글 이런 거 아님 ㅋㅋㅋ 하찮은 런린이의 종종걸음


2주 뒤에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경기마라톤 풀코스 나감 ㄷㄷ. 그래서 이번 영주 소백산 하프는 걍 가족 여행 겸해서 제미나이말 듣고 "625 페이스로 다리 안 털리게 조깅이나 해야지~" 하고 갔음.

근데 출발선 서니까 사람들 우루루루 튀어 나가는데 625가 되나? 억지로 브레이크 밟아도 600 찍힘.

근데 평소보다 천천히 뛰니까 경치도 보이고 사람들도 보이고 업힐도 막 넘어가짐 ㅋㅋㅋ

"와 이게 펀런인가?" 하면서 6키로, 7키로, 8키로 순삭됨.


마지막 업힐 넘고 반환점 다 와가는데 반대편에 2시간버스가 우르르 지나감.

속으로 '난 오늘 LSD 펀런이니까~' 하고 쿨하게 턴함.

근데 반환점 돌고 나니까 계속 내리막이네? 다리에 모터 달린 줄 ㅋㅋㅋ 신나서 막 밟았더니 평페 547 찍히면서 16~17키로까지 감.


근데 어라? 저 앞에 2시간 버스 꽁무니가 보임 ?

가서 딱 붙어보니까 내 시계에 평페 544 찍힘.

'어? 이 버스 타면 2시간 안에 못 들어갈 거 같은데?'

이 생각 들자마자 갑자기 서브2가 뇌를 지배함 ㅋㅋㅋ 무조건 2시간 안에 들어와야겠다는 집착이 생겨버림.


이미 내리막에서 신나게 털어서 다리 살짝 풀렸는데, 페메 제치고 풀악셀(내 기준) 밟기 시작함.

그리고 바로 지옥 오픈 ㅋㅋㅋ 펀런은 개뿔 평소 대회 때 느끼던 그 고통이 찾아옴. 6발에 1번 쉬던 호흡 다 엉키고 난리 남.

시내 평지 코스 진입했는데 오르막인 줄 알았음. 길가에 벚꽃 만개했는데 눈에 뵈는 거 1도 없음 (그렇지만 동영상은 잠깐 찍음).

운동장 초입 들어갈 때 시계 보니까 1시간 57분 컷!


캬~~~ 서브2 달성!!!

전반부 13키로까지 조깅하다 후반부 쥐어짜서 서브2 하니까 PB 세운 것마냥 기분이 ㅋㅋㅋ

다 끝나고 메달이랑 영주 특산물 고구마 받아서 와이프랑 사진 찍음.

근데 이 고구마가 ㄹㅇ 빌런임 ㅠ 와이프 거까지 10kg 양손에 들고 가는데 하프 뛰고 하체 털린 상태로 벌칙 수행하는 줄 알았다... (고구마는 꼭 택배로 보내주세요. 제발..)



*숙소 가서 씻고 영주 맛집 육회비빔밥 먹고 유명하다는 서천 뚝방길 벚꽃 구경 감.

근데 강 건너편에 사람들이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는 거임.

시계 보니까 오후 1시 50분 ㄷㄷ 아직도 풀코스 주자들이 들어오고 있던 거.

아... 2주 뒤 경기마 내 모습이 저거겠구나... 나도 저렇게 울면서 기어들어오고 있겠지? ㅠㅠ

벌써부터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