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사가 아닌 타국사를 당사국 역사가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서양사 연구자로서,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그동안 비교적 자유로웠던 필자가 이러한 압박을 느낀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원인이었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가치 판단은 분명 옳고 그름의 문제겠지만 그 침공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은 찬반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사실 또한 “찬반”으로 바라보는 일부 시민들에게, 역사 연구를 선과 악 간의 목적론적 진영논리로 접근하는 일부 대중에게, 소위 “올바른 역사관과 역사의식”을 주장하는 일부 지식인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밀접히 관련된 우크라이나 역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관계사의 몇 가지 역사적 “팩트”들은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러한 반지성주의가 역사 연구 수행에 끼치는 폐해는 한국사이든 동양사나 서양사이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명백하다. 사유와 연구의 자유를 정치적 올바름의 이름으로 제약하며 역사적 사실의 진위를 연구가 아니라 “운동”으로 결정하려는 사회 일각의 움직임은 역사가들에게 상당한 사회적·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하며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고, 손이 있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방송 출연꺼려하는 것도 이해가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