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녀 가구'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출산'이 여성의 숙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소치 인근 시리우스에서 열린 세계청년축제 폐회식에서 연설하면서 "여성의 숙명은 대를 잇는 것"이라며 "그것은 고유한 자연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이를 큰 존경심으로 지원한다"며 러시아가 모성과 육아를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출산율 감소가 경제를 포함한 모든 국가 분야에 심각한 문제라면서 "그래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년간 감소한 러시아 출산율에 우려를 표해온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 두 명의 자녀를 낳아야 하고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는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녀 셋 이상인 '대가족'을 가족의 표준으로 삼고 대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중요 기념일 중 하나인 여성의 날(3월 8일)을 하루 앞두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장려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여성은 국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불행히도 정부에는 여성이 그리 많지 않다"며 "여성은 좋은 의미에서 더 꼼꼼하고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 여성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표적 여성 관료로 소개한 타티아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이날 별도 연설에서 "가족을 만들기 시작하기에 이상적인 나이는 18세에서 24세 사이"라며 "24세까지가 아이를 갖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라고 덧붙였다.





낙태권 후퇴하는 미국, 낙태권 헌법화한 프랑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며, 누구도 대신 처분할 권리가 없다는 메시지를 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보냅니다."(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4일(현지시간 ) 프랑스가 여성의 임신 중지(낙태)의 자유를 세계 최초로 헌법에 명시했다. 낙태를 합법화한 지 약 50년 만이다. 낙태권의 헌법 명시 과정은 거침 없었다. 극우 국민전선당, 보수 공화당 등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상·하원 합동회의 투표 결과는 780대 72. 개헌에 필요한 정족수(512명)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낙태권 지지율이 80%가 넘었을 만큼 개헌에 프랑스 전역이 환호했다.

이날 개헌으로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권리'라는 표현은 없지만 사실상 낙태권을 헌법으로 인정한 것이다.

프랑스는 1975년부터 낙태를 허용하고 있어서 이번 개헌이 실제 프랑스 국민들에 미칠 변화는 없다. 하지만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헌법에 추가되면서, 임신 14주까지 여성이 원하는 경우 낙태를 지원하도록 한 현행법을 추후에 대폭 수정하는 길을 막았다는 의미가 있다.


낙태권을 헌법에서 보장해 향후 법안 수정을 어렵게 한 데에는 미국의 보수적 움직임이 자극이 됐다. 2022년 미국 대법원이 그간 낙태를 보장해온 50년 전 판결(로 대 웨이드)을 뒤집자 그 영향이 프랑스로 넘어올 것을 우려한 것이다. 헌법 전문가인 마틸드 필립 게이는 AP통신에 "사람들이 언젠가 극우 정부에 투표할 수 있고,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엑스(옛 트위터)에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환영했다. 


그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헌법 국새 날인식을 가질 계획이다. 로렌스 로시뇰 프랑스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프랑스 페미니스트들이 '저항하는 자들'에 맞서 국제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회 회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프랑스 전역에선 축하 행사가 열렸다. 가족계획운동의 리더인 사라 듀로셰는 이날 투표가 "페미니스트들의 승리이자 낙태 반대 운동가들의 패배"라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 카톨릭 교회를 대표하는 주교회의는 개정안에 반대했다. 바티칸의 생명 윤리기구인 교황청 생명학술원도 "보편적 인권의 시대에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있을 수 없다"며 프랑스 주교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