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를 나열한 이 지표는 표면적으로는 영화 산업의 찬란한 성과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할리우드가 구축한 공고한 문화적 패권과 독점적 지배 구조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순위권의 압도적인 다수가 할리우드 영화라는 사실은 할리우드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전 세계인의 서사와 상상력을 규격화하고 포섭하는 거대한 문화 공장임을 증명하며 이는 자국 중심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보편적인 것으로 둔갑시켜 타국으로 전파하는 강력한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미국은 이러한 영화적 패권을 정교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여 소위 아메리칸 드림이나 서구적 정의라는 이데올로기를 화려한 시각 효과와 자극적인 영웅 서사에 녹여내어 전 세계 대중의 무의식 속에 주입하는데 이는 물리적 군사력보다 무서운 소프트 파워로서 기능하며 타문화의 고유한 서사 구조와 정체성을 고립시키고 획일화된 미국식 소비문화의 하위 범주로 전락시킨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물량 공세로 전 세계 극장 체인과 상영관을 장악하는 독점적 행태는 풀뿌리 영화 산업의 자생력을 억제하며 할리우드가 설정한 흥행 공식에 맞지 않는 목소리들을 철저히 소외시킴으로써 전 세계인의 문화적 지평을 성운 아래 가두고 미국적 서사만이 유일한 승리자가 되는 왜곡된 문화 생태계를 고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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