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딱이 예전에 추천하길래
올해 봄에 직구로 구해두었던 것을 어제 오픈

고쿠류(黒龍) 후쿠 보틀(福ボトル) 다이긴죠

고쿠류 특유의 물맛을 닮은
맑고 담담한 감칠맛이 뭉근하게 나는데
시즈쿠(しずく)에 비해서 두텁고
소박한 쌀맛이 더해진 느낌이다
다이긴죠답게 긴죠향이 은은하게 나지만
요리의 것을 건드릴 정도는 아니더라
주딱이 구수한 풍미가 있다길래
숙성향인가? 싶었는데 
말 그대로 구수한 쌀향에 나더라
고쿠류에서는 드문 풍미일텐데
구운 쌀과자 또는 야끼오니기리 느낌이더라
쌉쌀함이 꾸준히 나면서 자극감을 주는데
쌀맛과 어우러지니 좋은 의미로 재미있다

아키타(秋田)현의 명물 키리탄포(きりたんぽ)

쌀밥을 얇게 펴서 어묵처럼 길게 말아낸 다음
불에 은근하게 구워서 만드는 향토 요리
단독으로 먹기 보다는 
보통 나베에 넣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더라

후쿠 라벨을 마시니
키리탄포가 생각나더라
물맛을 심지로 쌀맛이 뭉근하게 둘러져서
길게 이어지고 구운 쌀밥의 풍미가 나며
자잘한 쌉쌀함이 꾸준히 전해지니 말이지

고쿠류다움과 답지 않음이 공존하기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 갈릴 듯 하다
5500엔임을 감안하면 애매할 수 있지만
고쿠류 기준으로는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 함정
다시 한번 느끼지만 고쿠류는 가격만큼의 
맛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것만 있으면 굳이 싶어서 안 마실텐데
라벨마다 방향성이 조금씩 다르니
결국은 모두 마시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주질 설계를 잘 한다는 의미겠지

요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타입이지만 
식중주로서는 역시나 훌륭하다
봄에 구한 것임에도 긴죠향이 살짝 빠진 것을 보니
이번 여름에는 꾹 참는 것을 추천한다
어제 후쿠 보틀 마시고 나서
감사 보틀을 지르려던 마음 접었다
가을에 다시 풀리면 구해봐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