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 답글로 적다가 길어져서
그냥 새로 글을 적게 되었다

이전에 정리해둔 글이 있으니
먼저 참고하도록 해라


내가 경험하기로는
나마자케 또는 나마즈메가 열화되면
첫째 열화로 인한 냄새나 맛이 생기거나
둘째 가진 향이나 맛이 줄어들더라

첫번째 경우 열화취라고 표현했던데
정확히는 나마히네카(生老香)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레카(ムレ香)로
현지에서는 볶은 곡물, 견과류, 초콜릿, 치즈
등에 가까운 냄새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새초롬하고 꼬스름한 냄새로
황 또는 계란 노른자가 섞이면서
심하면 비오는 날 개털 냄새에 가깝다
밖에서 키우는 시골 잡종의 털냄새

나마히네카는 나마자케가 
빙온 이상의 온도에 있을 때 생긴다
저온(냉장고 온도)에서도 느리지만 생기고
온도가 높을수록 생기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하나 재미있는 것은 양조장에서 
저온 또는 상온에서 숙성시켜서 출시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나마히네카를 장착하고 나온다
클래식 스타일 양조장에서 종종 하는 방식으로
이게 푸근한 곡물감과 어우러지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낸다
나는 그런 스타일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나마히네카에 딱히 거부감은 없다
요로코비 가이진, 오쿠하리마 등등

문제는 모던, 뉴에이지 타입에서
열화취, 나마히네카가 나는 경우이지
둘 모두 과실감을 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볶은 쌀, 치즈, 꼬순내가 더해지면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술이 되어버린다
술이 상한 것 같다고 느끼는 경우가 
보통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싶네

나마히네카를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전에 주딱도 이야기한 적 있는데
언제 나마자케 마시면 
일부러 한잔 분량 남겨두고
뚜껑을 닫은 다음 
상온에 몇일 방치하고 마셔봐라
워낙 독특한 냄새라서 한번 경험하면
다음부터는 조금만 나더라도
아.. 이거 열화되었구나 싶을꺼다

애매한 게 두번째의 경우다
딱히 열화취는 없는 것 같은데
마셔보면 향의 세기가 약하고
향의 종류가 다양하게 전해지지 않으며
맛의 종류가 적고 플랫하게 느껴지는 경우
올여름에 갤에서 히트한 
리셀샵 야마산이 여기에 속하겠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열화취 = 나마히네카 = 이소발레르알데히드
라고 봐도 무방한데
특정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요즘은 아미노산을 줄인 술
다들 좋아하는 말끔하고 가벼운 술이
(요즘 나가노현 양조장들이 지향하는 주질)
유행하면서 이소발레르알데히드의 발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지
심지어 특정 아미노산이 덜 생기도록
그래서 나마히네카가 덜 생기도록 
양조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서 쓰인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열화취가 없는 술은 괜찮냐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
부정적인 냄새가 생기지 않았을 뿐이지
원래 가진 향기와 맛을 많이 잃었으니
주질이 떨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구조감까지 무너져서 밋밋하게 전해지는데
요즘 유행하는 뉴에이지 스타일들이
저도수원주에서 오는 가벼움이 특징이라서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착각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여름에 나마자케 직구는
열화취가 나는 경우는 무조건 열화
열화취가 안 나도 상당 부분 열화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열화(劣化)라는 단어의 정의는
성능 또는 기능이 저하하는 경우
다시 말해서 본래의 품질보다 
떨어지는 경우를 말하거든

어차피 나마자케는 
술을 짜내는 순간부터
열화를 피할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러니 나는 감수하고 마시겠다
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그럼 양조장이나 주판점에서는
뭐하러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빙온에서 술을 짜고 바로 병입을 하고
냉장으로 술을 유통 및 보관을 하겠냐
열화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전해지는 술이니
사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최대한 열화되지 않도록 구하고
보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굳이 고생해서 정보 찾아가며
샄장고 추천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