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 다채롭고 스마트한 일품.
0.
클래식과 모던을 구분하는 기준이 뭐냐고 글이 한참 올라왔을때 내 기억으로 주딱이었나 누군가가 아츠깡 가능한가 아닌가로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었음. 난 뭐 장르 구분이 딱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술을 통해서 니혼슈의 적정 음용온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음.
1.
노구치는 (기준이 어떻든) 클래식 분류에 속하고, (구매한 ㅇㅅㅋㄷ에 의하면) 이번 후유자케는 차갑게, 상온, 아츠깡 모두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이와 이렇게 된 거 온도를 다르게 하여 맛보기로 함. 그러고보면 나는 여태껏 니혼슈는 차갑게 빡칠링한 술만 먹어왔었네. 그게 어울리는 류의 타입들만 먹어왔었던것 같고.
2.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상태에서는 결론적으로는 맛없음. 향은 거의 없고(약간의 누룩향), 누룩 테이스트에 신맛 있고, 무엇보다도 알콜감이 너무 강해서 거의 희석식 소주에 가까운 느낌. 첨가한 양조알콜 때문인가? 뒷맛은 시큼털털하고 떫은 누룩맛 신맛 마무리. 당없는 챠미슬 느낌인게 뭐 경우에 따라선 깔끔한 친구라고 느껴질수도 있으려나. 하지만 나한테는 노맛인걸로. 딱 한잔만 마심.
3.
반나절 정도 식혀서 상온으로 마셨을 때부터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더라. 청포도계의 과실향이 누룩향에 뭍어나오고, 첫 한모금에서는 단단한 아몬드류 견과와 찐밤 느낌의 단단한 쌀맛에 꽤 달달하고, 알콜이 살짝 혀를 치면서, 목으로 넘겼을 때 목구멍을 약간 뜨겁게 건드리며 마무리하는게 과연 20도는 되는 술이구나 싶었음. 이 단맛이 재밌는게 과실향과 일체화되어 느끼게 되면 포도 느낌의 단맛으로 느껴지고, 좀더 집중해서 이 단맛에만 집중하면 살짝 끈적한 주질 때문인지 흑설탕이나 캬라멜같은 찐득한 감칠맛의 단맛으로 느껴지는 것이 재밌었음.
4.
하이라이트는 데웠을 때로, 아츠깡으로 니혼슈를 마시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전에 싸구려 이자카야에서 대충 백화수복 데운것 같은 물건 마셔본적은 있음) 어떤 느낌일까 싶었는데, 향은 일단 과실향은 사라지고 밤과 누룩향이 짙게 뭍어나오고, 들이켰을때는 놀라올 중도로 연하고 포근한, 거의 비단결같은 주질에 솜사탕처럼 펼쳐지는 쌀맛이 그물처럼 혀를 포위하는 것이 진짜 혓바닥 녹겠다 싶더라. 알콜이 혀를 저릿하게 터치하면서 넘길때는 찐밤 내지는 찐감자 느낌의 전분질과 약간의 산미를 넘기며 마무리하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실키하지만 밀도있는 감칠맛이 입 안을 싹 포위하는 그 느낌에 도수도 잊어버리고 계속 들이키게 되더라고.
5.
결론적으로는 차가울때 왠지 참이슬, 상온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영리한 술맛이 돋보였다면 데웠을 때는 그야말로 눈내리는 겨울 모닥불을 피운 산장 안에 들어온 것마냥 포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새로운 차원의 뭔가를 맛본 느낌. 이걸 눈오는 엊그제 땄어야 하는데 내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어. 올해 말에 이 술을 사게 된다면 반드시 눈오는 날 데워서 마시리라.
요거 마싰더라 난 차가울때도 좋았어 ㅎㅎ - dc App
난 차가울땐 너무 소주같아서 별로였는데 또 다르게 말하면 소주먹는 감각으로 소주안주에 마시면 괜찮겠다 싶기도 함
요거요거 뭔가 매력있어 보이는데 아직 못묵어봤단 말이지...
차갑게만 먹어봤는데 노구치 다시 도전 해봐야겠다 ㅋㅋ
나도 차가울 때도 좋았음 - dc App
난 레이슈에서 상온까지 즐겼는데 충분히 맛있었지만 아츠캉하면 진짜 죽이겠다 생각했음 ㅋㅋ
노구치 게다가 겨울술이라면 당연히 데워야지
와 글 잘쓴다.. 나도 이렇게 리뷰하고 싶지만... 노구치 오면 나도 저렇게 나눠서 먹어봐야겟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