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때문인지
오늘은 다들 음주를 쉬는지
화가 많은 갤러들이 많네

집안일 때문에 종일 바쁘다가
저녁에 갤을 방문해보니
어질어질한 말들이 오갔었네
나도 참여했었다면 
내상을 입지 않았을까 싶어서
바빴던 하루가 다행이었나 싶구만

니라만(奈良萬) 쥰마이 무로카(無濾過) 빙칸히이레(瓶燗火入れ)

후쿠시마(福島)현 술이라서 한번 걸러지고
히이레(火入れ)라서 한번 걸러지고
클래식 타입이라 한번 걸러지면
일부러 사서 마실 갤러는 거의 없을 듯

개인적으로는 후쿠시마현의 술 중에서 
전국의 쥰마이슈(純米酒)들 중에서
손에 꼽게 애정하는 술 중 하나

나마(生) 버전도 좋지만
클래식 양조장은 히이레 또한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특유의 온화하고 차분한 느낌은
마시는 이의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위 물건은 빙칸히이레 라고 적힌 것 보니
아마도 열처리를 1번만 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1회 열처리는 신선함과
과실감을 살리려고 한 경우가 많는데 
이것은 신선함이 절반 온화함이 절반이다

나라만이 쓰는 효모 특유의 바나나 향에
밀도 높은 쌀맛에서 비롯된 바닐라 풍미와
아이스크림 같은 쌀맛이 잘 조화된다
그럼에도 클래식 사케답게 알콜감을
딱히 숨기지 않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그것이 은은한 자극감과 술향을 내고
전체의 구성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주조미 특유의 
풍성하되 가벼운 감칠맛이
클래식한 신맛에 의해서
두텁지만 너무 두텁지 않게 
풍성처럼 두둥실 떠서 전해지다가
알콜과 드라이함으로 딱 떨어진다

온도에 따른 변화도 재미있다
공통적인 요소는 유지하되
맛들의 세기가 달라지니
전체적인 인상이 다르게 느껴진다
차가울 때는 쌀로 만든 샤베트
상온에서는 쌀로 만든 바나나 우유 
데우면 갓 만들어낸 유과 같더라

나는 카치코마(勝駒) 쥰마이
못지 않게 맛있는 술이라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나라만과 카치코마 모두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로 빚네


인기가 높은 술이
맛있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내 입에 맛있을 수도 있고
맛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남들 의견에 너무 휩쓸리지 말고
내 의견과 다르다고 너무 열내지 말자

그럴 시간과 돈과 체력을 아껴서
자기만의 사케를 찾아나가는 여행을
한번 더 떠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