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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아라마사(新政)의 대체제란 존재하는가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아라마사의 특징을 필요가 있겠다 

첫번째는 키모토(生酛)
정확히는 테모토(手酛)라고 하는
아라마사류(流) 키모토를 꼽을 수 있다
키모토는 자연 상의 유산균을 키워서
그것이 유산을 만들도록 하는 제법으로
그로 인한 여러가지 특징을 갖는데
아라마사는 높은 산도를 취하고 있다
갤러들이 좋아하는 특유의 신맛은
키모토 제법에서 유래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클래식의 키모토와 
뉴에이지의 키모토는 많이 다르다
클래식 키모토는 단단한 주질,
높은 함량의 아미노산과 산도,
러스틱한 풍미와 두터운 곡물감의 
복합성을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 데워서 마셔야 좋은 술로
클래식 오브 클래식이라고 보면 된다
다이시치(大七), 스이류(垂龍),
타케츠루(竹鶴) 등이 유명하다

뉴에이지의 키모토는 
클래식의 것과는 다르게
높은 산도 위주만 뽑아낸다
키모토를 만드는 방식은 비슷한데
이후 모로미(醪)를 저온 장기 발효로
진행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들 하더라
대표적으로 니치니치(日日), 센킨((仙禽), 
우부스나(産土), 히란(飛鸞) 등이 있지
모던 야마하이(山廃)의 요시다구라(吉田蔵)도 
큰 범주에서는 여기에 넣을 수도 있겠네

다만 이들은 아라마사 만큼
신맛의 강도가 높지는 않더라
와인을 지향하는 아라마사와 달리
사케의 범주를 넘지 않으려 하기에
시트러스 뉘앙스를 내는 정도이지
아라마사처럼 대놓고 레몬 같은 신맛을
(레모나를 입에 털어넣은 느낌)
내지 않기에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신맛을 내는 방법은
꼭 키모토가 아니여도 가능해
구연산을 많이 생성하는
백누룩이나 흑누룩을 쓰거나
사과산을 많이 생성하는 
78호 효모를 쓰는 방법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
백누룩으로 유명한 것이
아베(あべ) 스타 시리즈
흑누룩으로 유명한 것으로
시라키쿠(白木久)를 꼽을 수 있고
백누룩 + 77호 효모 + 야마하이의 
히라이즈미(飛良泉)의 히텐(飛囀)이
요즘 좋은 평가를 받는 듯하더라

아베 베가, 레굴루스는
아라마사 특유의 시트릭한 산미와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산미 원툴인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산미 때문에 아라마사를 찾는다면
적절한 대체제로 꼽을 수 있겠다

히라이즈미 히텐 역시 
신맛의 세기는 아라마사와 비슷하다
드라이함이 붙는 새콤한 신맛이더라
히텐은 신맛에 못지 않게
단맛이 분명하다는 것이 차이점으로
양극단의 신맛과 단맛으로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다
저쪽 끝에서 신맛이 달려오고
반대쪽 끝에서 단맛이 달려오다가
둘이 마주칠 때 새콤달콤함으로 나면서
잠깐 밸런스가 맞았다가 다시 멀어진다

아라마사의 특징 중 두번째는
키오케지코미(木桶仕込み)
즉 목통 양조를 꼽을 수 있다
목통 양조와 목통 숙성은 다르다
법랑 탱크가 발명되기 전에는
목통에서 술을 빚고 숙성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발명 이후에 목통 양조는 거의 사라지고
다루자케(樽酒)처럼 일부러 목통의 향을
입히기 위한 목통 숙성만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지역산 재료를 고집하는
아라마사에서 아키타스기(秋田杉)를
이용한 목통 양조를 복원한 것이지
최근에는 이를 위한 목통공방도 
따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목통 양조은 법랑 탱크에 비해
온도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숙성 정도는 아니지만 나무의 풍미가
옅게 베어들어 온화한 인상이 나고
탄탄한 맛의 술이 빚어진다고 한다

키오케지코미는 
사실 대체제가 별로 없다
우부스나 시리즈 중에서 
농양 숫자가 높은 것이
키모토 + 키오케지코미 조합이지
앞에서 말했지만 신맛 자체는 
아라마사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대신 복합미가 더해져서 좋지

세번째 특징은 
그들의 뿌리와 같은 6호 효모이다
6호 효모는 1930년대에 등록된 것이라
지금은 긴죠 효모라고 부르기 어렵다
아라마사가 발향이 약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으로 봐야지
대신 발효력이 뛰어나고
깔끔하고 상쾌한 주질이 완성된다더라

아라마사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때 6호 효모로 빚은 술들이 유행했다
NEXT-5에 속한 유키노비진(ゆきの美人),
야마모토(山本), 하루카스미(春霞)에서
6호 효모로 빚은 술을 냈었고 
일부는 지금도 나오고 있다
근데 실제로 마셔보면 
아라마사 느낌이 별로 없다
10년 이전의 과거의 아라마사와 
지금의 아라마사는 너무 많이 달라져서
6호 효모만으로는 교집합이 적다

그나마 비슷한 것으로는
답글에서 갤러가 언급했던
소가 페르 에 피스 누메로 식스
시노미네(篠峰) 이세니시키(伊勢錦)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야
소가는 키모토 + 6호 효모가 접점인데
와이너리임에도 클래식 키모토에 가까워서
와인스러운 아라마사와 달리 
사케스럽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다
시노미네 이세니시키는 
6호 효모의 특징을 요즘 스타일로 잘 살려서
산뜻한 신맛과 가벼운 주질이 특징이다
역시나 기본은 사케다움을 추구하기에
지금의 아라마사보다는
10년전의 아라마사와 많이 닮았다

아라마사의 네번째 특징은
저도수원주(原酒)이면서도
카스부아이(粕歩合)가 높다는 점이다
저도수원주는 다들 알 것이고
카스부아이는 조금 생소할텐데
투입된 백미에 대한 카스(粕), 
즉 술지게미의 비율을 뜻하는 말이다
카스부아이가 높다는 것은 술지게미가
많이 남도록 술을 짜낸다는 것이지
그만큼 얻어지는 술은 적어지므로
비용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깨끗하고 밀도 높은 주질을 얻을 수 있다네
25~30% 정도가 일반적이고
고급술로 갈수록 비율이 높아진다
이소지만(磯自慢)의 기함급은
60% 넘는 것도 있더라
아라마사는 카스부아이가
대부분 45~60%라고 한다
다이긴죠급으로 술을 짠다는 뜻으로
때문에 아라마사 정가가 높은 것이다

아라마사가 기함급이 아닌 술도
카스부아이가 높은 이유는
오이미즈(追水)를 최소화한
저도수원주이기 때문이다
저도수원주의 대부분은
오이미즈라고 발효 중에 물을 더해
도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완성된다
술을 짠 다음에 물을 더하면
가수(加水)로 간주해서 
원주(原酒)라고 붙일 수 없고
발효 중에 더하면 양조 공정 중의 
하나로 간주하니 붙일 수 있단다

아라마사를 포함한 
일부 저도수원주의 경우
오이미즈를 최소화해서 빚는다
본인들이 원하는 도수에 도달하면
그대로 술을 짜낸다는 이야기지
이를 위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를 시키는 것이고 
발효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짜내기에 술지게미가 많이 남는다

오이미즈도 결국 가수의 일종이라서
원주라고 해도 술맛이 옅어진다
저도수라서 가볍지만 
원주라고 하기에는 맛이 묽다
오이미즈를 줄여서 빚으면
가벼우면서도 밀도감이 높다
아라마사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이지
여기에 해당하는 술들이
다나카로쿠쥬고(田中六五) 6513
기쿄(義侠) 토모가라(侶) 등이다
저도수원주인데 비싸다면
이런 방식으로 빚었다고 보면 된다

끝으로 개인적으로는 
이와시미즈(岩清水)를 추천한다
키오케지코미(목통 양조)를 제외하고
첫번째와 세번째의 특징을 갖는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는데
신맛의 경우 키모토 제법을 쓰지 않는 대신
77호 효모를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누룩쌀과 모토의 비율을 높여서 
산미를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오이미즈를 쓰는 저도수원주이지만
누룩쌀의 비율을 높여서 빚기에
아라마사처럼 밀도감이 높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 많았어
결론이 이렇게 끝나서 아쉽지만
아라마사의 완벽한 대체제는 없다
대신 한두가지의 교집합을 갖는
사케들은 많고 구하기 어렵지 않으니
언급된 술들을 하나씩 구해서 마셔보자
아라마사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