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하는 사케는, 멀리서 와주신 손님께 선물 받은 아라마사 컬러즈 비리지안 ARAMASA COLORS Viridian이다. 


명품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줄여 에루샤라는 말이 있고, 사케에는 쥬욘다이, 지콘, 아라마사를 줄여 쥬지아라 일컫는다(누구는 니혼슈 3대장이라는데 나는 몰?루?) 그 중 아라마사는 술보다는 누군가의 실험 작품, 한 병의 예술작품에 가까운 술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나에게 있어 아라마사는 이전에 마신 2025 N-type과 Private Lab 시리즈인 히노토리에서 큰 기대도 하지 않고 마셨는데 이돈씨..를 절로 남발하게 하는 맛에 너무 실망을 해서 내가 굳이 다시 마실 일이 있겠어? 라고 생각을 했는데, 손님이 아라마사가 실망스러웠다는 내 말을 기억하시고 한 번 마셔보라고 귀한 술을 내어주셨다. 취향의 영역이다 보니 뭐가 더 좋다 할 순 없겠지만. 이돈씨.. 가 나오던 이전의 두 병을 먼저 마시고 비리지안을 마셔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고 그냥 No.6 시리즈와 귀양주가 나와 안맞았던 것으로..(또륵) 너무 담을 쌓지 않으려 한다. 일본 니혼슈계의 이단아이자 누군가에겐 한 번 쯤 마셔보고 싶은 꿈의 술, 아라마사 같은 사케 혹은 대체가 안된다는 밈과 같이 누군가에겐 종교 그 자체인 아라마사 컬러즈 비리지안을 소개한다.












ARAMASA SHUZO 新政酒造㈱

6 Chome-2-35 Omachi, Akita, 010-0921 일본 〒010-0921 秋田県秋田市大町6丁目2番35号


아라마사新政는 일본 아키타현 아키타시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1852년에 설립. 초대 사장인 사토 우헤에佐藤卯兵衛의 이름을 따 '우헤에노 사케'로 시작했으나, 메이지 정부가 새로운 정치 개혁을 위해 새로운 시대의 정치를 행하는 자는 먼저 개인으로서의 덕을 두텁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정후덕新政厚徳에 크게 감명하여 현재의 아라마사新政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아라마사는 한때, 채무가 쌓여 파산 직전까지 갔으나,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사토 유스케가 2007년, 귀향하여 아버지의 뒤를 이어 8대 쿠라모토로 취임한 뒤, 그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내린 첫 조치는 스테인리스 탱크를 전부 없애고, 모든 양조를 목통木桶숙성으로 변경하는 것과 모든 주조미를 아키타현산 쌀을 사용하여 지역 농가 발전에도 기여를 하는 것, 그리고 주질교정제나 발효보조제 등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특히 그가 선택한 키모토 방식은 양조 효율은 낮고, 비용은 많이 들고, 위생관리가 어려워 양조계에선 거의 자살 행위로 여겨지는데, 모두의 우려와 달리 그 선택은 훗날 지금의 아라마사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다.


아라마사는 협회 6호 효모協会6号酵母의 발상지로 유명한데, 1935년, 한랭지역인 토호쿠 지방에서 모로미(발효 중인 술덧)에서 극저온에서 발효가 되는 협회 6호 효모가 발견, 아라마사가 6호 협회 효모를 사용해 출시한 기념주 'No.6' 시리즈( R-type, S-type, X-type 등)가 일본 니혼슈 시장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아라마사 아리마스까' 하며 No.6를 구하려 양조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외부인들로 부터 몸살을 앓았다는 웃지 못할 스토리와 함께 현재까지도 아키타현은 아라마사에 열광하는 러버들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사토 유스케의 취임 18년이 지난 지금도 아라마사는 사케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실험적 시도를 통해 사케의 본질과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아라마사를 떠올리면 *키모토生酛 목통木桶숙성을 빼놓을 수 없는데, 키모토는 자연 유산균과 효모를 이용한 고전적인 발효 방식을 뜻하며, 아라마사의 술은 삼킨 후에 코로 숨을 내뱉으면 은은한 나무향이 느껴지는데 이 특유의 향은 목통木桶숙성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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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통 숙성의 장점은 은은한 목통 향이 사케에 스며들어, 법랑 탱크에서 숙성한 사케보다 깊고 복합적인 맛, 부드럽고 둥근 질감이 된다고 한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는데 목통 숙성의 단점은 장점보다 무수히 많다. 위생 관리의 어려움이 가장 큰데, 나무는 스테인리스처럼 완전히 살균이 어려워, 청결 유지가 어렵고 오염 위험이 크고 나무의 성질상 숙성 환경(온도, 습도 등)에 민감해서 균일한 품질 유지가 어려운 점인데, 나무는 뜨거운 물로 소독을 하면 늘어나거나 마르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휘게 되어 유지 관리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건 이전에 쓴 리뷰에 산미 언급에 파딱센세가 댓글 남겨주신 것 발췌(문제시 수정하겠습니다)

* 현재는 법랑 탱크를 쓰고 소독이 용이해서 부조가 적지만 목통을 쓰던 과거에는 소독 기술도 부족해서 부조가 만연했는데, 한번 부조가 일어나면 그 해 빚은 술을 모두 버리는 것은 물론 몇년간 양조를 중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그 때문에 폐업하게 된 양조장도 많았다고 한다.

부조 = 신맛 = 망한 술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신맛을 내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것인데, 과거의 사케는 평균적으로 도수가 15도 이상이었기에

도수가 높아서 초산 발효가 일어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인데, 히오치균은 유산균의 일종이라 식초와 다른 신맛과 더불어 특유의 상한 유제품, 땀냄새가 난다고한다.

1900년대 초반까지 목통에서 술을 빚을 때는 히오치균의 오염이 빈번했다는데, 목통을 끓이면 뒤틀림이 생겨서 쓸 수 없으니 멸균 자체가 불가능했을것이고 당시에는 소독이라는 개념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나 이후 법랑 탱크가 보급되고, 열탕 소독이나 알콜 소독이 가능해지면서 히오치균의 방지가 가능해지고 부조가 급격하게 줄었으나, 최근 저도수 원주가 유행하면서 히오치균 오염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라마사新政 Colors Viridian


일본 주도 : 비공개 / 산도 : 비공개 / 아미노산도 : 비공개 / 목통 발효 / 도수 13도


정미율: 55%


효모 : 협회 6호 효모協会6号酵母


주호적미 : 미사토니시키美郷錦




전통을 실험하다, 푸른 빛으로 물들인 아라마사의 철학

ARAMASA COLORS Viridian


컬러즈Colors 시리즈는 아키타현산 사카마이酒米의 개성을 느낄 수 있도록 빚은 히이레1회 열처리 시리즈인데, 병 마다 주조미의 매력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정미 비율로 양조하여 그 특징을 극대화했다고 한다. 비리지안Viridian은 아키타산의 미사토니시키美郷錦 품종을 사용, 목통에서 숙성되어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각 쌀의 개성과 지역성을 살려 다양한 맛과 향을 제공하며, 사케 러버들 사이에서높은 평가를 받는 스탠다드 라인이라고 한다. 알코올 도수는 13도, 빈티지로 보관하기도 좋다는데, 종종 아라마사에 대해 인터넷 서칭을 하면 출하년도가 다른 같은 시리즈의 아라마사를 비교시음을 하는 글을 볼 수 있다. 


미사토니시키美郷錦는 일본 아키타현에서 개발된 주조용 쌀 품종으로, 야마다니시키山田錦와 미야마니시키美山錦를 교배한 품종이다. 야마다니시키의 깊은 풍미와 미야마니시키의 투명한 맛을 결합하여, 깨끗하면서도 강한 풍미를 지닌 사케를 양조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는데, 단백질 함량이 낮고 심백의 발현율이 높은데다, 쌀알의 크기가 커서 정미율을 높게 설정할 수 있어, 쌀 본연의 풍미를 더욱 잘 살릴 수 있다고한다.









다른 사케들에 비하면 아라마사는 꽤 친절한 설명을 해준다. 비교적 많은 정보가 백라벨에 써져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양조장의 정신.


아라마사의 모든 사케는 일본 사케의 전통을 존중하며 키모토 방식의 준마이슈로 목통에서 양조 되며, 일반적인 양조법에서 자주 사용되는 첨가물, 산류, 효소제, 무기염류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써져있다. 그리고 테마명이 DE-FACTO데 팍토(라틴어: De facto)는 사실상事實上의 현실 속에서 실제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라고 씌여 있는데, 추측컨데 이런 테마가 이어져 보이지않는 핑크 유니콘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술을 받은 당일 바로 개봉 했는데, 달콤한 열대과일 향이 느껴지고 미탄산이 매력적인데, 한모금 마셔보니 굉장히 경쾌한 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차갑게 마시면 혀에 착착 감기는 실크같은 느낌과 함께 산미, 단맛, 목통향이 삼박자를 이룬다. 온도를 좀 올리면 목통향이 스모키해지고 산미도 더 강하게 두각을 드러낸다.

난 산미에 과한 자극을 느끼는데, 이 정도 산미는 괜찮은가? 싶을 정도로 목통향이 매력적이었다. 스왈링을 강하게 해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구조감이 재미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술의 변화가 보고싶어 일부러 1/3을 남기고 -5도 냉장고에 3일 보관 후 다시 마셔보았다.









길고 긴 3일이 지났다. 마시다 남은걸 보관한 터라 병에도 빈 공간이 있어 어떻게 변화했을지 참 걱정이 되었는데..

꽤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 미탄산감은 좀 약해졌지만 여전히 기포가 올라오고, 주질이 좀 풀려서 뭉근한 느낌이 강해지고 향이 더 도드라지는 결과가 나왔다.

왜 컬러즈 시리즈를 빈티지로 보관해도 괜찮다는지 알 수 있는 한 잔이었다. 물론 보관한 시간이 짧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맛이 재미있었다.

어느 부분에서 술을 컬러로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다 알 수 없지만, 마시는 내내 은은한 목통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은 마치 삼림욕장에서 과일을 먹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P값을 하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아라마사의 다른 시리즈는 그돈씨가 절로 나왔었기 때문이다. 크게 기억에 남는 맛도 아니었다.


이건 호불호의 영역이라 마시고, 느끼고, 경험한 사람의 혀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뭐라 말하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비리지안은 정말 맛있고 즐겁게 마신 한 병이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겠다. 정가 구매나 술을 사러 들른 주판점에서 우연히 발견한다면 다른 제품들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아라마사를 굳이 찾으려 헤매기엔, 시간도, 돈도, 맛있는 사케들이 너무 많으니 이것 저것 마시고 있다 보면 술이 나를 부르는 날이 올거라고..(ㅋ)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