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고현에 위치한 세피코산이라는 작은 양조장에서 나온 술들을 위주로 마셔봤는데 완성도가 상당하더라.
인상 깊었던 부분들 위주로 간략하게 리뷰 적어봄.
첫 잔은 준마이 나마겐슈인데 얘는 내가 차가울 때 너무 빨리 마셔버려서 아까웠다...한창 술이 고플 때 첫 잔으로 받아서 허겁지겁 마심.
높은 도수(19도 였나)에서 오는 꽉 찬 맛이 있지만(먹자마자 이거 도수 높구나 바로 느껴짐) 부즈가 튀지는 않음.
차갑게 마시면 굉장히 날카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도수감이 느껴지는거랑 부즈가 튀는 거랑은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함.
굉장히 맑은 주질감에 바닐라, 메론 등의 과일 풍미는 은은하게 나면서 쌀 맛이 지배적.
얘들이 사용하는 물이 경수는 아닌데, 미네랄 느낌도 어느 정도 있어서 신기했음.
피니쉬가 칼같이, 아주 깨끗하게 떨어지는 게 여기 특징인 것 같았음.
그래서 넓은 잔에 따라서 먹어도 오프노트는 안 올라오고, 풍미만 더 강해져서 더 좋았다.
다음 잔은 벤케이? 라는 효고현 지역 쌀을 사용한 긴죠슈.
라벨에 박혀있는 건 양조장 창업자 할아버지 사진.
향과 피니쉬 모두에서 백도 복숭아 향이 상쾌하게 올라오고, 야마다니시키와 캐릭터가 어느정도 비슷한 면도 있다.
복숭아향 뒤로 날카로운 알콜감과 야마다니시키에서 잘 나는 박과류의 단 맛이 적당히 느껴지고, 뒤에는 상쾌한 산미로 마무리.
산미가 과일 산미랑 카카오 닙스같은 거에서 나는 산미랑 섞여서 혼재된 느낌?
피니쉬는 역시 깨끗하게 끊어지는 느낌으로, 이거 먹고 여기 꽤 치는 곳이라는 확신이 듦.
안주로 표고버섯 회를 기름장에 찍어먹음.
송이가 아닌 표고를 이렇게 먹는건 처음인데, 이것도 마쉿더라.
세피코산 시즈쿠 토빙도리, 딱 75병만 만든 제품이라 양조장에서만 구매가 가능.
75병만 뽑은게 비싸게 팔려고 그런건 아니고 얘네가 워낙 소규모라 케파가 달리는 것 같음.
이거 진짜 눈 돌아가게 맛있더라.
참외 캐릭터의 과일 향과 맛, 진한 쌀 본연의 맛, 요거트 느낌의 산미, 참외 껍질의 쌉쌀한 맛이 완벽한 밸런스로 엄청 두텁게 입 안을 휘감는데,
주질감은 전혀 거슬리는 부분이 없이 매끄럽고, 피니쉬는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떨어짐.
아니, 오리가리미인데, 맛과 향도 이렇게나 풍부한데, 피니쉬가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떨어지니 뭔가 싶더라.
저번에 마신 후유노 오토즈레는 피니쉬에서 머스켓 느낌으로 경쾌하게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라면, 얘는 진짜 정석적으로 딱 끊어짐...
이게 이 날 먹은 것 중 베스트.
타츠리키 yk 35. 그냥 맛있음.
yk 35에서 나오는 야마다니시키의 과일 캐릭터, 효모에서 나오는 산미가 잘 어우러지고 주질감이 지콘처럼 물처럼 술술 넘어가는 투명한 느낌이라 좋았다.
내가 자쿠보다 지콘 높게 치는 부분이 그 투명한 주질감 때문이라, 이것도 꽤 기억에 남는 한 잔이었음.
마무리는 치요무스비의 토쿠준 나카도리.
얘는 나마이지만 식중주로 어울릴 느낌?
밀감?에 가까운 단 맛과 산미가 있고 소다 느낌도 있고, 삼키고 나서는 코로 바닐라빈의 향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음.
향기와 맛의 밸런스가 좋다.
월말이라 돈 없어서 이쯤 먹고 나옴.
알콜 부즈 이야기는 십분 공감함 아마 위스키 쪽에서 쓰이는 용어일텐데 (그것도 잘못 쓰이고 있는) 예를 들어 닷사이 23에서 알콜 부즈가 있다? 다이긴죠는 알콜 부즈 때문에 싫어한다? 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함 나는 닷사이를 너무 밋밋해서 좋아하지 않지만 정미보합 23에서 알콜향이 튄다면 그건 보관 문제로 인해 술맛이 풀어져서 그런 것이지 술 탓이 아님 다이긴죠의 경우 주정을 넣었으니 당연히 알콜감이 나겠지만 그게 아주 소량이라서 개운한 화함 또는 스파이시함에 가까움 그걸 알콜 부즈라고 하면 세상에 마실 술이 없다는 이야기임
ㅇㅇ 아 내가 날카롭다고 추상적으로 표현한게 그 화한 스파이시함이네. 표현력이 늘었다. ㄱㅅ
그것이 물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맑은 개운함) 기후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북쪽 추운 지역의 서늘함) 네가 이야기한 고도수 나마겐슈 또는 주정을 넣은 술에서 알콜이 휘발하면서 나는 자극감에서 오는 경우도 있음 반대로 기함급 사케들은 순정한 향미를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물 같은 시원한 맑음으로 전해지는 경우도 있음 이걸 다 알콜 부즈로 싸잡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지
크…배워갑니다 그렇게 들으니까 확실히 전해지네
막짤 히토키와는 나마 수입 안되고있을걸 검정색 쥰마이다이긴죠 나마는 존나맛있었음
저거 수입됨..
그니까 저 물건이 수입되는건 합정 ㅋㅂㅅ에서 먹어봐서 알고있는데 나마자케 버전도 수입되는지는 몰랐음
ㅇㅇ 뒤에 보니까 수입라벨 붙어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