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츠핫센(陸奥八仙) 긴죠 아라바시리(あらばしり) 무로카나마겐슈(無濾過生原酒)

이것도 마찬가지로 정식 수입품이고
1년 가까이 김냉에서 빙온 숙성한 물건이야
앞의 아오 라벨은 베이스가 되는 술을 모르겠는데
이것은 핑크 라벨의 나마자케 버전이라고 하네
아라바시리는 술을 짤 때 처음 나오는 부분인데
향이 높고 주질이 가벼워서 따로 제품으로도 내더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센킨 하츠부네(初槽) 마셔봐
아라바시리, 나카도리, 세메 세트로 나오는데
같은 시기에 빚은 술을 나눠서 담아 출시한 것이라
셋의 특징을 배우기에 아주 훌륭한 교보재이지

역시나 5~10도 사이로 시작 
향을 맡으면 알콜과 세멘다인을 타고 
배, 파인애플의 향기가 화사하게 오르고 
포도와 복숭아 속살의 단내가 이어지더라
세멘다인이 뭔지 모르고 쓰는 사람이 은근 많던데
옛날에 자주 가지고 놀던 풍선 본드 냄새야
아세톤하고 비슷한데 더 자극적이고 쎄하지
이것을 잘 쓰는 술 중의 하나가 나베시마라고 봐
주정 알콜을 더한 긴죠라서 알콜의 것이 나는데
향수에서의 역할처럼 특유의 휘발성으로 인해
술이 가진 향기를 발산시켜주는 역할을 해
이걸 알콜 부즈네 뭐니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는 거지
알콜이 튀는 경우는 주정을 많이 넣은 후츠슈가 아니라면
술의 컨디션에 문제가 있어서 구조가 깨진 것이지
양조징과 술의 잘못은 아니라고 봐

맛을 보면 특유의 서늘한 주질에 
어우러지는 알콜이 청량감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드라이함으로 맛들을 깔끔히 다듬어내더라 
역시나 주정 알콜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야
물론 긴죠나 다이긴죠처럼 소량 넣었을 때 이야기지만
세멘다인의 쎄함을 타고 배와 파인애플의 풍미가 오르고 
알콜의 드라이함이 쌉쌀함과 함께 분명한 자극감을 내며 
무미한 감칠맛이 슬라임 같은 미끈한 덩어리로 머금어지네 
쥬이시함, 농후한 단맛이 이어져서 화사한 색채를 더하지만
산뜻한 신맛과 알콜 덕분에 가벼움으류 전해지다가
물처럼 말끔히 떨어지고 화함으로 끝나

알콜에 의해 다채로운 과실의 풍미와 쥬이시함이 나는데
그들에 드라이하게 깔끔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야
키가요슈(木香様臭)를 뺀 쥬욘다이
정확히는 오픈하고 하루이틀 지난 느낌과 비슷해
나베시마에서 탄산감을 줄인 대신 서늘함을 더하면
이런 느낌에 가깝지 아닐까 싶기도 하네

사실 나도 P 사케 좋아해
쥬욘다이 마실래 무츠핫센 마실래 하면
나도 당연히 쥬욘다이에 손이 가지
10배 이상 가격을 내라고 하면
글쎄 나는 그냥 정가에 파는 술 마실꺼야
보관 상태가 불명확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쫓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흥미가 끝나더라
어떤 술을 구하느냐가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P 사케든 인기 사케든 비싼 사케든
내가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그만큼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행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는 법이니까
구하기 쉬운 술부터 하나씩 접해보는 것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