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게이들이야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거나

금요일 밤늦게까지 한잔 때리고 늘어지게 잘수있는 날이겠지만

육아인들에게는 그런날이 아니지...

새벽 6시 50분부터 울어제끼는 회장님 덕에 눈비비며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마신 술이 채 내려가기전 육아로 하루를

버티며 오늘은 무엇을 마셔야되나 틈틈히 갤을 염탐하며

메뉴를 고민했다. 그래 오늘은 다른 게이가 추천한 족발이다.

회장님 마님을 모시고 잠시 백화점을 다녀오며 족발과

오징어순대를 사오고 육아로 지친 심신을 잠시 달래본다.

아카부 준마이 육아에 임하는 나의 마음 가짐과

비장하게 무장한 사무라이의 모습이 나와 오버랩된다.

냉장고에서 잠시 꺼내뒀던 술병을 오픈하니 뭔지모를 과실향이

슥 치고 올라온다. 응? 이게 무슨향이지? 언젠가 읽은 비망록에서

풋사과의 향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약간 사과보다는 조금더

풀내음이 섞인듯한 이 향을 풋사과 향이라고 하나보다 라고

생각해본다. 한잔 따라서 아주 은은하게 노란빛이 섞인 투명한

색감을 잠시 바라보고 한잔 넘겨본다. 아주 차가운 수준의

온도였음에도 뒷맛이 부드럽고 깔끔하게 떨어지고 은근한 단맛과

신맛이 기분좋게 느껴진다. 모던? 클래식? 그런거 모르겠고

시음기를 남기겠다는 생각도 잠시 잊은채 술을 즐겼다.

온도가 더 오르니

산미가 조금더 두드러지고 산미때문인지 은근한 탄산? 같은

느낌까지 ... 아주 맛있게 한병 마무리했다.

마님이 처음으로 이 사케는 이름이 뭐야? 라고 묻는다.

응 이거는 아카부 준마이라느... 채 말이 끊어지기전

마님이 대답했다. 일본어는 아무리 들어도 입에 참 안붙어

나는 으.. 응 그렇긴 하지? 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마신 사케중 처음으로

이름을 묻는걸 보니 마음에 들었나보다.

게이들아 너희는 이런걸 혼자만 마시고 있었니? 치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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