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딱의 평가가 좋았어서
작년말에 풀렸던 것을 하나 구했다가
음력 신년 기념으로 오픈해서 마셔보았다
고쿠류(黒龍) 에토 라벨(干支ラベル) 타츠도시(辰年) 쥰마이다이긴죠 나마겐슈(生原酒)
야마다니시키 + 정미보합 40%
국내산이라고만 적힌 것을 보니까
효고현산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네
나마겐슈 스펙이라서 도수가 17도
양조장 추천대로 5~10도 사이로
전체적인 향의 톤은 옅은 편으로
먼저 클래식 긴죠향에 가까운 박속, 참외의 향기
이어서 바닐라, 쌀향이 나서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 같다
틈틈히 소다, 서양배의 것은 살짝 비치는 정도
먼저 느껴지는 것은 물맛
맑고 시원한 성질의 것으로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어느 쌀과도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야
특히 고햐쿠만고쿠하고 궁합이 잘 맞겠네
여기에 은은한 신맛이 산뜻함을 더하니까
물맛 자체가 하나의 맛으로 전해지는 것이 재밌네
중심을 이루는 것은 역시나 감칠맛
야마다니시키 + 고정미의 맑고 투명한 것인데
이를 충분히 응집시켜서 맑지만 진한 느낌
하치쥬하치고에서 느껴지던 그것과 비슷하다
여기에 바닐라 풍미와 크리미함에 가까운
부드러운 쌀맛이 더해지니 지극히 부드럽다
이 부분은 시즈쿠에서 느껴졌던 것과 비슷해
마지막으로 나마겐슈 특유의 알콜감이 중첩되니
밀도감은 더더욱 높아져서 감칠맛 엑기스가 되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알콜의 자극감이 전혀 없다
오래 끓인 스튜처럼 알콜을 포함한 자극과 맛들이
전체에 잘 녹아들어서 뭉근한 덩어리로 이어지고
마시는 내내 부드러워서 다시마 육수를 머금은 듯 해
그러다 가벼워지고 바나나 풍미와 쥬시함이 나다
그대로 목을 넘어가면 쌀가루와 쌉쌀함이 남고
감칠맛이 입 안에 계속 맴돌아서 여운을 준다
노포 돼지국밥집의 육수를 먹는 느낌이야
맑지만 진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맛
알콜감 같은 와일드함이 감춰진 것도 비슷하다
상온으로 올라가면 감칠맛이 살집이 붙는데
그만큼 알콜의 볼륨감과 자극감이 커지는 느낌
충실감이 더해지고 적당히 타격감도 있어서 좋은데
때문에 특유의 부드러움이 가려지는 것이 아쉽다
주질 설계를 나마겐슈이지만 부드러운 술
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닐까 싶어
그래서 양조장에서도 차갑게 마시라고 한 것 같애
집중하지 않고 편하게 마신 경우라면
부드럽게 술술 마셔지는 술이라고 생각하겠고
각을 잡고 마시면 여러가지가 보이는 술이네
맑고 진한 감칠맛과 지극히 부드러운 주질을 위해
여러가지 궁리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싶네
고쿠류의 특징이 가격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만큼씩 더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에토 라벨은 딱 그만큼만 보여주는 것이 아쉽네
고쿠류의 유니크함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고쿠류 매니아들에게는 충분히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가성비가 아쉽다
재구매 여부를 묻는다면
가격이 아쉽지만 그래도 사게 될 듯 하다
다른 사케들에는 없는 유니크함이 분명히 있으니
그리울 때를 위해 구입하게 될 것 같다
올해는 구매가 끝난 것 같으니
궁금한 갤러들은 올해말을 노려보도록 하자
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한해 즐거운 사케 생활되길 바래
살까말까 할땐 역시나 샀어야하는구만... - dc App
한번은 마셔봐야 하는 맛이긴 해
겁나 편하고 즐겁게 마셨는데.... 역시 마시고 나면 가격 생각이 ㅜㅜ
아무 생각 없이 마시면 술술 넘어가다가 금방 취하겠더라 그게 매력이기는 하지만 같은 가격대에 매력적인 술들이 많아서..
플래그십 특유의 쌀맛때문에 가격은 비싼데 구하기 힘든 다른거 생각하면 살만하단 느낌이 강하긴 하던.. 역시 다들 느끼는건 비슷한가.. 나마라서 대량구매를 포기한게 슬프다..
같은 가격이면 시즈쿠나 88에 손이 갈 것 같기는 하더라 부드러움에 너무 몰빵한 느낌이라
그게 손에 들어오질 않으니 차선으로 대량구매하고싶은 느낌이었던..
그래서 고쿠류 쥰다긴은 가끔 보이는데 이시다야, 니자에몽은 씨가 마른 것이겠지
맞아.. 특히 코쿠류 준다이가 11000엔이라 얘도 5000엔대라 싼건 절대 아닌 가격인데 싸게 느껴지더라 ㅠㅠ
가격을 모르고 시음기만 보면 몹시 땡기는 술이네요ㅋㅋ - dc App
일본 가격 생각하면 오.. 싶은데 국내 들어오면 음... 쉽지 않죠
주짝이나 파딱 후기를 보면 안마셔도 마셔본것 같아서 가격이 있거나 구매하기 어려운건 안사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상세히 표현해 주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겠지만 진짜 이렇게 적어주는게 나중에 먹을때 많이 참고가 되는 것 같아 주판점 정보 공유 하는 것 만큼 감사하게 느낌
후기 쓰는 것도 꽤나 재미있음 술로 마시는 것과 감상하는 것의 차이랄까 후기를 쓰면 나중에 술의 기억도 오래 남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