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갤러들이
당사자보다 그의 간을 걱정하는
모 갤러의 리뷰 중에 잠깐 이야기가 나온 내용
짧게 정리해보려고 따로 글을 팠다
술을 사케부터 시작한 갤러는 없을꺼야
보통 희석식 소주나 맥주로 시작해서
바로 사케로 넘어오거나
와인이나 위스키에 발을 담궜다가
넘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
그래서 본인의 경험을 기준으로
사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소주에서 넘어오면 알콜감
와인에서 넘어오면 신맛
위스키에서 넘어오면 알콜 부즈
라는 부분을 신경쓰는 것 같더라
근데 사케는 와인 같은 과실주가 아니고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가 아니며
더욱이 희석식 소주 같은 합성 소주가 아니다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봐
사케에서 우리가 쓴맛이라고 느끼는 것은
니부미(苦味)와 시부미(渋味)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
전자는 우리말로 쓴맛, 후자는 떫은맛이겠지
쓴맛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여서
개인적으로는 쌉쌀함이라고 많이 쓴다
사람들이 다크 초콜렛을
쌉쌀하다고 하지 쓰다고 하지는 않잖아
쓴맛이라는 표현은 가루약처럼 강도가 쎄고
혀에 오래 남는 것에 적합하다고 본다
니부미라고 하는 쌉쌀한 맛은
실은 거의 모든 사케가 가지고 있다
그 정도에 차이가 있고 다른 맛들에 가려져서
강도가 다르게 느껴질 뿐이지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쌉쌀한 맛을 내는 요소로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을텐데
첫번째는 다들 좋아하는 탄산이다
플레인 탄산수 마셔보면
탄산이 터지는 강렬한 타격감도 있지만
그 사이에 쌉쌀한 맛도 느껴진다
탄산의 자극감을 혀는
쌉쌀함 또는 쓴맛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지
때문에 탄산이 강한 나마자케는
어느 정도의 쌉쌀함을 갖게 된다
보통 초반에 나타나겠지만
간혹 탄산이 오래 가는 경우
뒤에 남은 탄산이 쌉쌀함을 낼 수 있다
두번째는 알콜
알콜과 물의 차이는
휘발성과 밀도에 있다고 본다
휘발되면서 개운한 화함을 내는데
이게 과하게 되면 자극감으로 느껴지지
다이긴죠와 후츠슈의 차이랄까
근데 알콜이 꼭 자극감만 내는 것은 아니다
알콜은 밀도감에도 영향을 주는데
그것이 볼륨감을 드러내기도 해
희석식 소주나 보드카를 입에 머금고 있으면
물처럼 맑지만 물보다 진하고 두텁게
전해지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야
더해서 단맛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소주가 달다는 말도 나오는 것이겠지
세번째 가라구치(辛口)
보통 드라이함이라고도 하고
둘을 혼용해서 많이들 쓰는데
사실은 조금 다른 표현이다
드라이(dry)는 스위트(sweet)의
반대 개념으로 생긴 반면에
가라구치는 맛의 일종이거든
매운맛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고춧가루의 매운맛 뿐만 아니라
자극감을 통칭하는 단어라고 하더라
보통 가라구치 사케, 즉 드라이한 사케는
발효를 충분히 시켜서 단맛이 적다 보니
다른 맛들이 도드라지면서 느껴지는 자극감
그리고 특유의 쌉쌀한 떫음이 난다
니가미 + 시부미라고 볼 수 있을텐데
이것 또한 쓴맛으로 느낄 수 있겠지
네번째 숙성
숙성 과정 중에 생기는 성분 중에
쓴맛을 내는 물질이 있는데
그것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쓰다는 부정적인 감각 보다는
볶은쌀의 구수한 풍미와 함께
생밤 속껍질 쪽의 떫은 쌉쌀함에
가깝게 전해지면서 구수함을 주지
카카오의 그것과 가깝다고 보면 된다
어른의 맛이라 적응이 필요하기에
숙성주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중 하나야
다섯번째 열화
숙성이 불완전한 환경에서
빠르게 이뤄지면 열화라고 볼 수 있겠다
나마자케를 오픈하고 상온에 방치하거나
냉장고에 두더라도 몇일 또는 몇주 지나거나
기온이 높은 한여름에 직구하는 경우겠지
숙성이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쌉쌀함이 씁쓰레함에 가깝게 전해지는데
심한 경우 가루약의 것에 가까워지더라
주질이 약한 술은 오픈하고 상온에서
몇시간만 방치해도 생기는 경우가 있어
요즘 유행하는 소위 뉴에이지 타입들이
음용성을 강조하다 보니 특히나 열화에 취약하다
이걸 쓴맛 또는 알콜감 또는 알콜 부즈
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사케의 향과 맛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향과 맛을 분류하는 것과 같다
단순히 아마구치, 가라구치로 나누거나
알콜이 튄다 또는 알콜 부즈가 있다로
사케를 구분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겠지만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 감칠맛 등을 구분하고
그들의 세기와 질, 성질로 나누다 보면
사케를 마시는 즐거움이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렇게 술의 향과 맛을 분해하고
그들의 유래를 찾아나가다 보면
굳이 특정 사케만 고집할 이유도
그것을 위한 험난한 일정을 짤 이유도 없어지니
보다 오래 즐겁게 사케를 대할 수 있을거야
그럼 오늘도 즐거운 사케 생활 되어라
산미구조에 따라서도 쓴맛의 뉘앙스가 많이 바뀌니까.. 호박산이 많다던지.. 요새 이것저것 산도 있는것들 마셔보니 재밌는거같음
클래식타입은 아무래도 호박산도 감칠맛 덕에 꽤 주력이 되는 산미라 그런지 불호도 많이 보여서 좀 아쉬운 듯..
항상 양질의 글 감사+
그렇지 신맛도 산의 종류에 따라서 신맛의 질과 단맛, 감칠맛의 정도가 다르고 역시나 지나치면 자극감으로 전해지지 아라마사 신맛이 그것의 좋은 예시이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어떤 술이 주질이 약한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화학적으로 어떤 반응이 일어나길래 유독 상태가 쉽게 변질되는거지
구조감이라고 부르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치하는데 누룩에 의해 결정되더라 누룩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 누룩쌀을 어느 정도 쓰는지 등등 이 외에는 알콜 도수, 드라이함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함
조흔글 감사 ㅎ 난 고도수 먹다 넘어와서 그런지 시케세 알콜튄다는걸 거의 모르겠음 오히려 살짝 알콜기 있는게 좋더라 ㅎ - dc App
15도 내외의 사케가 알콜이 튄다? 알콜 부즈가 있다? 그럼 증류주는 어떻게 마시는 건가 싶더라
ㄹㅇㅋㅋ - dc App
동감한다 ㅋㅋ 그놈의 알콜 부즈 알콜감 얘기 좀 지겨움 그럴거면 술 마시지 말고 걍 주스를 마시지
정말 좋은글입니다. 사케도 결국 술이고, 설명해주신 요소들처럼 워낙 많은 사케들이 있으니, 하나하나 즐기면 오래도록 롱런하는 재미가 생길듯. 정성 추
요즘 맛 표현에 대해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는데 좋은 공부가 되었음 - dc App
나도 덕분에 궁금했던 술들 간접경험 잘 하고 있어
확실히 주종이 어니냐에 따라 표현이나 받아들이는 게 달라서 재밌는듯 - dc App
개추
탄산감있는것들은 머금는거 피해야겠넹 항상 좋은글 감사용
개추 - dc App
소주가 단건 그냥 한국 소주에 액상과당 스테비아가 많이 들어가서 단게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