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바이럴을 하고 나니
책임감이랄까 복잡한 기분이 들어서
지난주에 도착한 물건을 일찍 마시게 되었다

이소지만(磯自慢) 스프링 브리즈(スプリングブリーズ ) 쥰마이다이긴죠42

효고(兵庫)현에서도 특A지구로 불리는
도죠쵸(東条町)의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42%까지 깎아내서 빚어내고
카스부아이(粕歩合) 60%로 완성했단다
일반적으로 25~30인데 60%라는 것은 
빚은 술의 거의 절반 이상을 버렸다는 의미겠네

향의 경우 풋풋한 풀내음, 
화한 크레송, 상큼한 스다치가 상쾌하게 나고 
서양배의 향기와 그것의 단향이 아스라히 퍼진다
향의 강도는 충분하지만 과실계가 아니라서
직관적으로 화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쥬욘다이, 나베시마에 익숙한 이들은 
여기에서 일단 한번 걸러질 듯 해

맛을 보면 물맛을 따라 
그것을 닮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투명한 감칠맛이 높은 밀도를 유지하면서 
얇게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풍미와 맛이 하나씩 은은하게 풀려난다
초반부터 달리는 농후한 타입이 아니라서
역시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싶은데
기함급 정도로 가면 이런 전개가 일반적이더라고

먼저 고소한 쌀가루와 곡물향이 살짝 날아가면
청명한 바탕과 크레송의 풋풋함이 오르고
스다치의 풍미와 신맛이 등장한다
서양배에 이은 멜론의 풍미와 은은한 단맛이 드러나고
감칠맛이 서서히 오르면서 두께감을 내지만
쌉쌀함과 신맛이 맛을 조여줘서 얇은 두께를 유지하네
덕분에 밀도감이 더욱 높아진 상태에서 
곡물감이 등장해 혀를 지긋이 눌러주다가
이내 드라이함과 나타나 기존의 쌉쌀함과 함께 
뒤를 칼 같이 끊어내는 것으로 마무리

특A지구 야마다니시키 + 고정미 
특유의 투명하고 밀도 높은 감칠맛을 베이스로
향미가 하나씩 자연스럽게 풀려나는 것이
겨울에서 봄의 기운이 깨어나는 것 같다
향과 풍미의 톤이 은은하고 곡물감 또한 나며
특유의 드라이한 마무리 때문에
살짝 클래식한 느낌도 있지만
스다치의 풍미와 신맛, 서양배의 풍미와 단맛은
나름 뉴에이지에 가까운 해석이네

술 자체의 완성도나 
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나
모두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좋았다
식중주로서도 훌륭하니까 부담 갖지 말고 즐겨라
추천한 술이 별로일까 걱정했는데
괜히 알려줬나 싶을 만큼 좋네
두병 사둔 것이 다행이다

결 : 차가운 겨울에서 피어나는 봄의 풋풋함